기무사 '계엄 문건' 사건을 수사 중인 국방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지난달 기무사로부터 확보한 USB(이동식 저장장치)에서 '계엄 시행 준비'에 관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특수단은 이날 '기무사 의혹 특별수사단 수사 경과' 보도자료를 통해 "('계엄 문건'이 저장돼 있던) USB 안에 파일 수백 개가 저장됐다가 삭제된 흔적을 발견하고 이 중 상당수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복구된 파일에 계엄 시행 준비에 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면서 "압수물 분석 자료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또 "계엄 문건 보고서의 원래 제목은 언론에 공개된 제목인 '전시(戰時)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 아닌 '현시국 관련 대비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이어 특수단은 "기무사는 계엄 문건 작성 TF(태스크포스)를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해 '미래 방첩업무 발전방안' TF란 이름으로 인사 명령과 예산, 작업 장소를 별도로 확보했다"면서 "망(網)이 분리된 PC를 이용해 문건을 작성했고 TF 운영 이후 사용된 전자기기를 포맷했다"고 말했다.

특수단은 그러나 이번 사건 수사의 핵심인 ▲기무사와 예하 부대 간에 병력 동원 계획이 논의됐는지 여부 ▲기무사 등에 계엄 실행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수사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