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기무개혁위)는 현재 국방부로부터 사실상 독립돼 있는 기무사를 국방부 본부 조직인 '국방부 보안·방첩본부'(가칭)로 개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기무사 인원도 현재 4000여 명에서 30%(1200명)가량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기무개혁위는 다음 달 2일까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기무개혁위의 보고안을 검토한 뒤 청와대에 관련 개혁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기무사의 성격 및 소속과 관련, 일부 기무개혁위 위원은 장기적으로 기무사를 방위사업청이나 병무청 같은 '외청'으로 두고, 민간인 청장에 현역 장성 부청장 체제로 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군정보청'과 같은 이름으로 국방부 외청을 두는 안은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에 의해 입법이 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단시일 내 실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 규모 축소와 관련, 장성은 현재 9명에서 3명 이상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혁위는 기무사 업무 중 장교들의 사생활 정보까지 수집하는 지나친 군내 동향 보고는 없애고, 보안·방첩 등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이날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윤광웅 당시 국방부 장관의 통화 내용까지 감청하고, 지금까지 민간인 수백만명의 개인 정보를 보관하고 사찰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장관이 사용하는 군용 유선전화를 감청한 것인데 대통령과 장관의 지휘를 받아야 할 기무사가 지휘권자까지 감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군의 한 소식통은 "기무사는 기본 업무로 군내 보안·방첩을 위해 장관을 포함한 군 수뇌부 등의 유선전화를 감청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대통령과 장관의 통화가 감청됐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