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로 순직한 장병 5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23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해병대장으로 엄수됐다.

순직 장병은 고 김정일(45) 대령, 고 노동환(36) 중령, 고 김진화(26) 상사, 고 김세영(21) 중사, 고 박재우(20) 병장이다. 이들이 탑승했던 마린온 헬기는 지난 17일 오후 4시 41분 이륙 후 4~5초 만에 추락했다. 승무원 중 유일한 생존자인 김모(42) 상사는 중태에 빠져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사고 당시 정조종사였던 고 김정일 대령은 약 20년 동안 항공장교로 근무했다. 비행 경력이 3300시간이다. 부조종사였던 고 노동환 중령은 아버지도 해병대 출신인 해병 가족이다. 정비사 고 김진화 상사는 부대원들 사이에서 '헬기 박사'로 불렸다.

승무원 고 김세영 중사는 연평부대 포병대대 포반장 임무를 수행하다 항공 부사관에 자원했다. 승무원 고 박재우 병장은 해병대 최초 항공 승무병으로, 28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장의위원장을 맡은 전진구 해병대사령관은 조사에서 "5인의 해병을 뼛속에 새기고 뇌리에 각인하겠다"며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고 5인의 해병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순직 장병 유해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친지, 송영무 국방장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해병대 장병,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자유한국당 박명재·정종섭 의원, 바른미래당 유승민·하태경 의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은 이날 영결식이 열린 1사단 도솔관을 찾았지만, 유족들은 "조문 기간이 지나 뒤늦게 영결식장을 방문한 것은 조문이 아니라 모욕"이라며 로비에서 김 비서관을 돌려보냈다.

청와대는 사고 이후 영결식 전까지 조화만 보내고 조문 인사는 보내지 않았다. 유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낚싯배 사고가 났을 때는 긴급 성명을 내더니 군 장병이 순직했는데 참 일찍도 조문객을 보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영결식에 우리가 함께하지 못했지만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라며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