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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이 불지핀 '軍통수권 공백' 논란
사전 예고·조치도 없이 판문점 회담장으로… 野 "2시간 무방비"
文대통령 "유사시 軍수뇌부 대기 등 공백 막을 대책 만들라" 지시
대통령 유고·궐위는 아니지만 위급상황 터졌을때 혼란 우려한듯

입력 : 2018.05.29 03:01
대통령 유고 시 군 통수권 등에 대한 규정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5·26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유사한 회담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유사시 대통령 직무대행이나 군 통수권 등의 공백을 막기 위한 사전 준비, 또 군 수뇌부와 NSC 상임위원들의 비상 대기 등 필요한 조치들을 잘 강구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대통령 유고시 권한대행 1순위'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해외 순방 중이었다. 그다음 순위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고 그 순서는 법률에 규정돼 있다. 26일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 유고로 볼 만한 상황은 없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정상회담이 열린 시간 동안 군 통수권이 이양되지 못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됐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날 문 대통령이 '유사시 군 통수권'을 언급하자 그 문제가 부각됐다. 이번에 문 대통령은 총리가 해외 순방 중인 가운데 갑작스럽게 북한 땅에서 '비밀' 정상회담을 하게 됐다. '군 통수권 공백 차단'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뭔가 문제의식을 느낀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논란이 되자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북한에 가는 것을 두고 궐위(闕位)나 사고 상황으로 볼 수 없다"며 "법률상으로 이낙연 국무총리가 부재한 상황에서 순서상 김 부총리 차례지만 실제 군 통수권은 위임되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갈 때마다 군 통수권을 총리에게 넘기고 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그럴 경우 총리가 해외 출장을 피하는 게 관례다.

임실장, 여기 앉아도 돼?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임 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반장식 일자리수석, 이상철 국가안보실1차장, 남관표 국가안보실2차장.
임실장, 여기 앉아도 돼?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임 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반장식 일자리수석, 이상철 국가안보실1차장, 남관표 국가안보실2차장. /뉴시스

국회 국방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헌법상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라 해도 엄연히 우리 헌법이 미치지 못하고 지금도 서로 총칼을 겨누고 대치하는 적국"이라며 "그곳(판문점 북측 통일각)에 들어가면서 '군 통수권 이양'이라는 기본적인 조치도 하지 않아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부재 중인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했다.

이런 논란이 빚어진 배경에는 대통령이 국내를 비울 때 군 통수권 이양에 대한 세부 규정이 현행 법규에 없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현행 헌법과 정부조직법은 대통령 '궐위·유고 시'에 대해서만 '권한 대행'과 그 '순서'를 규정하고 있다. 헌법 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고, 정부조직법에는 국무총리→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 등의 순서가 규정돼 있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차 방북했을 때에도 주요 지휘관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정위치했지만 군 통수권을 넘겨받은 권한대행은 세우지 않았다.

이번 26일 남북 정상회담 때도 송영무 국방장관, 정경두 합참의장 등이 출근해 정위치했었다. 다만,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문 대통령의 방북(訪北) 정상회담은 예고되지 않은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 정찬권 한국위기관리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대통령 유고·궐위 시는 명확하게 법률에 규정돼 있지만, 실무형 남북 정상회담 같은 경우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세부 지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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