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당초 B-52 전략폭격기가 참가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계획했다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한국 측의 우려와 불참 표명으로 미군 단독으로 훈련을 진행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군 단독 훈련은 지난주부터 진행 중인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와는 별개로, B-52가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B-52는 지난 17일 한반도 남단 인근 상공을 비행했으나 한국 공역(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는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당초 미 B-52는 한국 공역(空域)에 최소한의 진입만 할 예정이었지만 한국 정부가 B-52가 포함된 한·미 훈련에는 참가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미 측에 전했다고 한다.

이어 북한이 맥스선더 훈련 등을 트집 잡아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한 지난 16일, 송영무 국방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의 긴급 회동 이후 B-52의 임무는 한국의 공역은 피하고 일본 공역만 포함하기로 조정됐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16일 "송 장관이 브룩스 사령관을 만나 내일(17일) 미군 전략폭격기 B-52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출입 기자단에게 문자를 보내 "송 장관과 문 특보가 오찬을 가졌지만 송 장관은 '맥스선더 훈련은 전투조종사 기량 항상을 위한 훈련이기 때문에 B-52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정면으로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는 취지였다. 하지만 WSJ 보도가 사실이라면 문 특보 주장이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게 된다. B-52의 맥스선더 참여 문제가 논란이 되자 미 국방부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B-52는 맥스선더에 참여할 계획이 전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군 실무진 차원에서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축소해 로키(low-key)로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이러다 강한 군대는커녕 로키 군대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