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각) 어떤 미사일 방어망도 뚫을 수 있는 핵추진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 정부 관리들은 CNN 등에 푸틴 대통령의 신형 전략무기 공개는 '가식적'이라고 반응했다. 상당수 미·유럽 전문가들도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은 연구개발 단계의 무기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이 밝힌 신무기는 핵추진 순항미사일, 핵추진 수중 드론,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네 가지다. 이 중 원자력 엔진을 탑재한 핵추진 순항미사일은 사정거리가 이론상으론 무한대, 현실적으로는 1만㎞ 이상이다. 지금까지 순항미사일 사거리는 아무리 길어도 5000㎞를 넘지 못했는데, 그 한계를 극복해 ICBM처럼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러시아는 북극권이나 태평양, 대서양 방향에 집중돼 있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피해 남미 쪽으로 우회해 미 본토를 기습 타격할 수 있다면서 이 미사일이 대서양을 거쳐 남미 남쪽으로 우회해 미 본토를 때리는 영상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의 존재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실제 개발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도 많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ABC 방송과 폭스 뉴스 등에 미국이 러시아의 핵추진 순항미사일 개발 계획을 추적해 왔다고 했다. 이 미사일이 북극에서 한 차례 이상 시험발사 후 추락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핵추진 수중 드론은 상대적으로 실체가 있다. 지난 1월 미 국방부는 핵태세검토보고서(NPR) 초안에서 핵탄두 탑재 수중 드론의 존재를 인정했다. '스타투스(Status)-6'라 불리는 이 무기는 100메가톤(1메가톤은 TNT 폭약 100만t의 위력)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최대 1만㎞ 떨어진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러시아는 또 최대속도 마하8(음속의 8배)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지르콘' 대함 미사일(사거리 300㎞)을 올해부터 실전 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