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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배경

일본 자위대(自衛隊)는 주일미군이 한국전쟁에 동원된 1950년에 일본이 국내 치안유지를 목적으로 창설한 경찰예비대가 시초가 되어 1952년에 보안대를 거쳐 1954년 8월 1일에 현재의 자위대로 확대 개편되었다. 초창기에는 주로 미국이 유상 또는 무상으로 공여한 무기를 사용했지만, 차츰 자국산 무기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1950년대 잉여 장비를 우방국에 공여하는 군사지원 프로그램(MAP, Military Assistance Program)을 통해 많은 장비를 유럽과 아시아 우방국에 지원했다. 육상자위대도 미국에서 37mm 기관포와 12.7mm 기관총이 장착된 M15A1 자주대공포(CGMC, Combination Gun Motor Carriage), 12.7mm 기관총 4문이 장착된 M16 자주대공포(MGMC, Multiple Gun Motor Carriage), 그리고 40mm 기관포 2문이 장착된 M19A1 자주대공포를 지원받았다. 1960년대에는 미국에서 40mm 기관포 2문이 장착된 M42 더스터(Duster) 자주대공포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들 자주대공포는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가 없는 구식 장비였다.

육상자위대는 1960년대 들어 고성능 대공포 도입을 요구했고, 스위스 욀리콘 콘트라베스(Oerlikon Contraves)가 개발한 GDF-001 35mm 2연장 견인대공포를 면허생산하기로 했다. GDF-001 견인대공포는 90구경 35mm KDA 기관포에 레이더가 통합된 슈퍼 플레더마우스(Super Fledermaus) 사격통제 시스템이 연결되어 자동으로 목표 추적이 되는 당시로서는 첨단 대공포였다. 1969년부터 면허생산된 GDF-001 견인대공포는 L-90이라는 제식명이 붙었고, 포 부분은 일본제강소(日本製鋼所), 사격통제장비는 미쓰비시 전기(三菱電機)가 제작했다.

1960년대 후반 육상자위대는 기갑 전력의 근접대공방어를 위해 M42 더스터 자주대공포를 대체할 자주대공포 개발을 검토했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도입한 75mm 포를 사용하는 M51 스카이워커(Skywalker)를 차량에 얹기로 하고 1972년 시제품(prototype)을 제작했지만, 전반적인 시스템의 신뢰도 부족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1976년 일본 방위청 기술연구본부(TRDI)가 L-90 견인대공포 전체 시스템을 하나의 차체에 통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고, 1978년부터는 AW-X(Automatic Weapon-eXperimental)라는 이름의 연구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61식 전차 차체에 L-90 견인대공포의 90구경 35mm KDA 기관포 2문과 수색 및 추적 레이더가 통합된 포탑을 탑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61식 전차 차체가 포탑 중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지자, 1982년부터 72식 전차 차체를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시제 차량은 1982년과 1983년에 각각 1대씩 발주되었고, 1983년 말에 시제 1호 차가 완성되어 1984년과 1985년 동안 시험이 실시되었다. 1986년에는 육상자위대 운용 시험을 거쳤고, 최종적으로 1987년 10월 87식 자주고사기관포(87式 自走高射機関砲)로 제식화되었다. 87식 자주고사기관포는 87 AW(Automatic Weapon)로도 불리며, 자위대에서는 스카이 슈터(Sky Shooter)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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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차장과 포수가 탑승하는 포탑은 양 측면에 스위스 욀리콘 콘트라베스의 KDA 35mm 기관포 1문씩이 장착되어 있고, 포탑 뒤쪽 상단에는 막대 모양의 수색 레이더, 그리고 접시 모양의 추적 레이더가 달려 있다.

일본제강소가 제작한 35mm 기관포는 문당 분당 550발을 사격할 수 있으며, 기관포는 대공사격용 600발과 경장갑차량 파괴가 가능한 철갑탄 40발을 탑재한다. 포신은 공랭식으로 냉각을 위해 포신 외부에 6개의 홈이 파여 있다. 포는 상하 -5~+85도로 움직이며, 포탑은 360도 선회할 수 있다. 포신 끝에는 반동 억제를 위한 포구 제퇴기와 함께 포구 속도 측정 장치가 달려 있다. 기관포의 급탄기구는 탄약 종류별로 채워진 탄창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재장전은 탄약 수송 트럭이 차량 측면으로 와서 탄약을 공급하면 수동으로 채워넣는 방식이다.

탄약은 대공용 철갑 소이 고폭예광탄(SAPHEI-T, Semi Armour-Piercing High-Explosive Incendiary-Tracer), 고폭소이예광탄(HEI-T, High-Explosive Incendiary-Tracer), 고폭소이탄(HE-I, High-Explosive Incendiary), 대지용 철갑분리예광탄(APDS-T), 그리고 훈련탄을 운용한다. 포탄은 접촉식 신관을 사용하여 폭발하며 시한 기능이 내장되어 있고, 최대사거리는 4,000m다. 발사 후 탄피는 기관포 하부에서 배출된다.

레이더와 사격통제장치는 미쓰비시 전기가 개발을 담당했다. 8~12기가헤르츠(GHz) 주파수 대역의 X밴드를 사용하는 수색 레이더는 긴 막대 형태로 피아식별기(IFF, Identification Friend or Foe)를 내장하고 있으며, 2초에 1회전 한다. 최소탐지거리는 0.45km이며 최대탐지거리는 20km다. X밴드 대역을 사용하는 추적 레이더는 직경 0.9m이며, 상하 -4.5~+84도, 좌우 각 100도씩 선회가 가능하다. 추적 레이더의 왼쪽에는 레이저거리측정기, 적외선열상장치, TV 카메라로 구성된 전자광학 탐지부가 장착되어 있다. 레이더는 이동이나 사용하지 않을 때 포탑 후방으로 기울여 전체 높이를 낮출 수 있다.

디지털 사격통제 컴퓨터는 포탑 전면부에 설치되어 있으며, 유지관리를 위해 볼트로 고정된 분리형 커버로 덮여 있다. 이동 시 자체 움직임을 보정할 수 있어 이동 간 사격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79식 대공 레이더(JPTS-P9)에서 탐지한 장거리 목표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정보 수신기가 포탑 상부에 달려 있다.

개발 초기에는 독일의 게파르트(Gepard) 자주대공포와 동일하게 추적 레이더를 포탑 전면에 장착하려 했지만, 당시 레이더 배치가 특허에 걸려 있어 현재의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포탑에는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보조동력장치(APU, Auxiliary Power Unit)가 탑재되어 있다.

일본제강소가 제작한 포탑은 중량 감소를 위해 알루미늄 합금 용접으로 제작되었다. 포탑 상부에는 차장용 잠망경, 포수용 잠망경, 적 레이저 유도무기 공격을 탐지할 레이저 감지기가 달려 있고, 양 측면에는 76mm 연막탄이 4발씩 장착되어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이 제작한 74식 전차를 기반으로 한 차체는 압연 강판 용접으로 제작되었고, 74식 전차와 동일하게 유압식 자세 제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조종수는 전차 앞부분 좌측에 탑승하며, 엔진과 변속기도 74식 전차와 동일한 720마력의 10ZF22WT 2행정 V형 10기통 디젤엔진과 전진 6단, 후진 1단의 MT-75 변속기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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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87식 자주고사기관포는 일본 육상자위대에 52대만 배치되었다. 원래 계획은 총 300대를 생산하여 전 사단에 배치할 예정이었지만, 52대만 생산되었다. 현재는 지바(千葉)시 와카바(若葉)구의 육상자위대 고사학교 고사교도대와 홋카이도(北海道)에 있는 육상자위대 북부 방면대 소속 제2사단 제2고사특과대대(第2高射特科大隊) 제3중대, 그리고 제7사단 제7고사특과연대(第7高射特科連隊)에 배치되었다.

연도별 도입 수량은 1987년 4대, 1988년 8대, 1989년 8대, 1990년 8대, 1991년 6대, 1992년 3대, 1993년 2대, 1994년 2대, 1995년 2대, 1996년 2대, 1997년 2대, 1998년 1대, 1999년 1대, 2000년 1대, 2001년 1대, 2002년 1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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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형식: 자주대공포(SPAAG)
- 제작사: 미쓰비시 중공업(차체), 일본제강소(포탑), 미쓰비시 전기(사격통제장비)
- 승무원: 3명
- 전장: 7.99m(포신 포함)
- 전폭: 3.18m
- 전고: 4.4m(포신 최고 각도 시) 3.25m (레이더 포함 시)
- 중량: 38톤(완전무장 시)
- 엔진: 10ZF22WT 2행정 V형 10기통 터보 차저 디젤엔진 720마력
- 최고속도: 53km/h
- 항속거리: 300km
- 탐지장비: X밴드 수색 레이더, X밴드 탐지 레이더, 전자광학 탐지부(레이저거리측정기, 적외선열상장치, TV 카메라)
- 주포: 90구경 KDA 35mm 기관포 2문, 640발
- 발사속도: 1문당 500발/분
- 최대사정거리: 4km
- 가격: 15억 엔(미화 약 1,32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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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매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