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빅터급 잠수함
소련의 대양해군 시대를 개척한 2세대 공격원잠
  • 이재필
  • 입력 : 2018.01.05 11:34
    프로젝트 671RTMK 빅터-III급 잠수함 B-138 오브닌스크 <출처: Public Domain>
    프로젝트 671RTMK 빅터-III급 잠수함 B-138 오브닌스크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소련 해군의 첫 번째 공격원잠(SSN)이었던 노벰버(November)급의 후속으로 등장한 공격원잠이 바로 빅터(Victor)급 공격원잠이다. 소련은 먼저 등장한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대항하고자 기술적으로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노벰버급 공격원잠의 건조를 서둘렀다.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수중에 계속 머물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저항이 작은 물방울형 선체를 주로 채택한다. 그러나 서둘러 개발한 1세대 잠수함인 노벰버급 공격원잠은 재래식 디젤 잠수함의 선체를 일부만 개량한 채 비좁은 선내 공간에 원자력 추진기관을 억지로 탑재하여 실전배치 이후 사고가 계속 발생했다. 노벰버급 공격원잠은 비상시에 사용하는 2차 냉각장치가 없어 비상시 원자로 내부의 압력 조절이 불가능한데 실제로 1968년 5월에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벰버급 공격원잠(사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것이 빅터급 공격원잠이다. <출처: Public Domain>
    노벰버급 공격원잠(사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것이 빅터급 공격원잠이다. <출처: Public Domain>

    1950년대 말에 서둘러 취역한 소련의 노벰버급 공격원잠은 미국의 공격원잠에 비해 소련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기술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선전의 측면이 강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신뢰성이 부족한 데다가 성능 역시 미국의 공격원잠보다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1962년 10월에 발생한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소련 해군은 장거리 출동이 어려운 노벰버급 공격원잠을 대신하여 구형 디젤 잠수함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미 해군의 해상봉쇄작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소련 해군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이때의 실패를 교훈 삼아 노벰버급 공격원잠의 후속함인 프로젝트 671 요르시(Yorsh) 계획을 시작했고, 그 결과 탄생한 잠수함이 바로 빅터급 공격원잠이다. 소련 해군은 빅터급을 PLA(Podvodaya Lodka Atomnaya: 원자력 추진 잠수함)라고 부르는데, 같은 시기에 등장한 찰리(Charlie)급 순항미사일 원잠(SSGN) 양키(Yankee)급 전략원잠(SSBN)과 더불어 2세대 원잠으로 분류된다.

    노벰버급 공격원잠에서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점은 구형 디젤 잠수함의 선체를 그대로 사용한 점이었다. 수상에서 주로 항해하고 적을 발견하여 공격할 때만 물속으로 숨는 디젤 잠수함은 수상 항해가 기본인 기존의 수상 전투함과 선체가 비슷했다. 따라서 수중으로 잠수하는 경우 저항이 증가하여 빠른 속도로 항해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2세대 공격원잠의 시대를 개막한 빅터 I급 공격원잠은 앞서 취역한 노벰버급 공격원잠보다 훨씬 기술적으로 진보한 잠수함으로 80일간 원양항해가 가능하다. <출처: 미 해군>
    2세대 공격원잠의 시대를 개막한 빅터 I급 공격원잠은 앞서 취역한 노벰버급 공격원잠보다 훨씬 기술적으로 진보한 잠수함으로 80일간 원양항해가 가능하다. <출처: 미 해군>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자 프로젝트 671 빅터 I급 공격원잠은 수중에서 고속으로 항해할 수 있도록 물방울형 선체를 채택했다. 그리고 유선형으로 설계된 선체의 맨 뒷부분에 하나의 스크루(screw)를 구동하는 1축 추진 방식을 사용했다. 특히 디젤 잠수함보다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선체 표면에 고무 재질의 방음 타일을 부착하는 등 새로운 기술을 많이 시도했다.

    빅터 I급의 선도함인 K-38함은 1967년에 레닌그라드[Leningrad: 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Sankt Peterburg)] 해군조선소에서 완공되었다. 소련 해군은 미 해군보다 열세인 공격원잠의 전력을 증강하고자 1974년까지 레닌그라드 해군조선소에서 공격원잠 16척을 연속으로 건조했다.

    빅터 I급 공격원잠은 수중 최고속도가 30노트에 달해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급 공격원잠이 등장한 이후에도 속도 성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빅터 I급 공격원잠에는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가압수형 원자력 추진기관을 탑재하는데 동형 원자로는 찰리급과 양키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도 탑재한다.

    개량형 빅터 II급 공격원잠(프로젝트 671RT)은 1972년부터 7척이 배치되었다. <출처 : 미 국방부>
    개량형 빅터 II급 공격원잠(프로젝트 671RT)은 1972년부터 7척이 배치되었다. <출처 : 미 국방부>

    1972년에 등장한 빅터 II급은 빅터 I급의 개량형으로 당초 나토(NATO)에 의해 유니폼(Uniform)급이라고 불렸으며, 고르키(Gorky) 조선소에서 선도함이 건조되었다. 당시 고르키 조선소는 매년 찰리 II급 순항미사일 원잠 1척과 격년으로 빅터 II급 공격원잠을 건조했는데, 빅터 II급 공격원잠은 이곳에서 모두 4척이 건조되었다. 나머지 3척의 빅터 II급 공격원잠은 1975년에 해군조선소에서 건조되었다. 빅터 II급 공격원잠은 소음 발생을 줄이기 위해 수음이 발생하는 기계장치에 완충장치와 차단벽을 설치하여 정숙성이 향상되었다. 소련 해군은 빅터 II급을 프로젝트 671RT라고 불렀다.

    1976년에 해군조선소에서 선도함이 진수된 빅터 III급 공격원잠은 빅터급 공격원잠의 최종형이다. 1978년부터는 델타(Delta) I급 원잠의 생산이 끝난 태평양 지역의 콤소몰스크(Komsomolsk) 조선소가 합세해 두 곳의 조선소에서 매년 빅터 III급 공격원잠 2척씩을 건조하여 1978~1992년까지 총 26척의 빅터 III급 공격원잠을 건조했다. 소련 해군에서 프로젝트 671RTM/RTMK라고 부르는 빅터 III급은 구형 소련 잠수함보다 소음 발생이 훨씬 더 적고 센서의 성능이 향상되어 미 해군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워커(Walker)급이라고 부르는데, 이러한 명칭은 1970~1980년대 활동한 워커 스파이 조직에서 기술을 빼내어 개발했다는 소문에서 유래했다. 레닌그라드 해군조선소에서 건조한 빅터 III급 공격원잠 중에서 마지막 5척은 위성항법 시스템을 탑재하여 프로젝트 671RTMK라고 불린다.

    노벰버급 공격원잠보다 기술적으로 대폭 향상된 빅터급 공격원잠은 대량으로 건조되면서 단계적으로 빅터 I(맨 위)·빅터 II(중간)·빅터 III급(맨 아래)으로 개량되었다. <출처: Mike 1979 at wikimedia.org>
    노벰버급 공격원잠보다 기술적으로 대폭 향상된 빅터급 공격원잠은 대량으로 건조되면서 단계적으로 빅터 I(맨 위)·빅터 II(중간)·빅터 III급(맨 아래)으로 개량되었다. <출처: Mike 1979 at wikimedia.org>


    특징

    소련 해군의 2세대 공격원잠인 빅터급 공격원잠은 수중배수량이 7,000톤으로, 노벰버급 공격원잠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며 충분한 함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함내 가압수형 원자로 2기와 증기터빈 1기에서 3만 1,000마력을 생산하여 1기의 스크루를 회전시키는 1축 추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빅터 III급 공격원잠은 잠항타 앞부분 선체를 3m 연장했으며 수직 잠항타 윗부분에 견인식 소나를 수납한다. 소련 해군 아쿨라(Akula)급 공격원잠, 시에라(Sierra)급 공격원잠의 특징인 견인식 소나 수납 포드(pod)는 빅터 III급 공격원잠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빅터 III급 공격원잠은 추진 장치도 이전과 달리 4엽 이중 반전 스크루를 채택하고 선체를 둘러싸고 있는 방음 타일도 신형으로 교체한 결과, 미 해군의 스터전(Sturgeon)급 공격원잠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숙성이 향상되었다.

    커닝 타워(cunning tower)에 각종 안테나를 세우고 항해 중인 빅터 III급 공격원잠을 뒤쪽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 속의 승조원의 키를 감안할 때 상당히 큰 규모의 잠수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Public Domain>
    커닝 타워(cunning tower)에 각종 안테나를 세우고 항해 중인 빅터 III급 공격원잠을 뒤쪽에서 바라본 모습. 사진 속의 승조원의 키를 감안할 때 상당히 큰 규모의 잠수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Public Domain>

    빅터 III급은 4엽 이중 반전 스크루를 채용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빅터 III급은 4엽 이중 반전 스크루를 채용하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빅터 I급 공격원잠의 기본 무장은 21인치(533mm) 중어뢰이며 6문의 어뢰발사관에서 발사한다. 그리고 소련 해군의 전매특허인 RKP-2 뷰가(Vyuga)[나토(NATO) 암호명 SS-N-15 스타피시(Starfish)] 대잠로켓을 최대 18발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기뢰는 36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소련 해군의 호텔(Hotel)급 전략원잠, 에코(Echo)급 순항미사일 원잠, 노벰버급 공격원잠 이후 취역한 빅터급 공격원잠은 개별 함정 방어용으로 406mm 어뢰를 탑재하는데, 발사할 때 전용 406mm 어뢰발사관을 사용하지 않고 21인치(533mm) 어뢰발사관에 라이너(liner)를 끼워 발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빅터 II급은 미 해군의 대잠작전 수행 능력의 발전에 대응하고자 대잠로켓과 더불어 사거리와 탄두의 위력이 증가한 신형 25.6인치(650mm) 중어뢰를 탑재하며, 선체의 세일(sail) 앞부분을 6.1m 연장하고 신형 중어뢰를 탑재한다. 빅터 I급과 달리 21인치 어뢰발사관 4문, 25.6인치 어뢰발사관 2문이 설치되어 있으며, 중어뢰 이외에도 대잠미사일 24발이나 기뢰 36발을 탑재한다.

    빅터 III급은 무장 능력이 한층 더 향상되어 기존의 21인치 및 25.6인치 중어뢰에 더하여 VA-111 시크발(Shkval) 대잠로켓 어뢰를 탑재하도록 개량되었다. 그리고 RK-55[나토 암호명 SS-N-21 샘슨(Sampson)] 또는 SS-N-16 스탤리온(Stallion) 순항미사일을 2발 탑재할 수 있으며, 발사할 때에는 21인치 어뢰발사관을 사용한다. 한편 25.6인치 어뢰발사관으로 2발의 SS-N-22 선번(Sunburn)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빅터 III급은 어뢰발사관 6문을 갖추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빅터 III급은 어뢰발사관 6문을 갖추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정면에서 바라본 빅터 III급 공격원잠의 모습. 낮은 커닝 타워와 수직 조향타가 어울려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출처: US DoD Imagery at wikimedia.org>
    정면에서 바라본 빅터 III급 공격원잠의 모습. 낮은 커닝 타워와 수직 조향타가 어울려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출처: US DoD Imagery at wikimedia.org>


    운용 현황

    빅터급 공격원잠 3척(러시아 해군)

    물살을 가르며 항해하는 러시아 북해함대 소속 빅터 III급 공격원잠의 모습. 맨 뒷부분의 수직 조향타에 부착한 대형 포드가 인상적이다. <출처: Public Domain>
    물살을 가르며 항해하는 러시아 북해함대 소속 빅터 III급 공격원잠의 모습. 맨 뒷부분의 수직 조향타에 부착한 대형 포드가 인상적이다. <출처: Public Domain>

    ● B-138 오브닌스크(Obninsk): 1988년 12월 7일 착공, 1989년 8월 5일 진수, 1990년 5월 30일 취역, 레닌그라드 해군조선소 건조, 북해함대 소속

    ● B-414 다닐 모스코프스키(Daniil Moskovskiy): 1988년 12월 1일 착공, 1990년 8월 31일 진수, 1990년 12월 30일 취역, 레닌그라드 해군조선소 건조, 북해함대 소속

    부상하는 B-414 <출처: forum.sub-driver.com>
    부상하는 B-414 <출처: forum.sub-driver.com>

    ● B-448 탐보프(Tambov): 1991년 1월 31일 착공, 1991년 10월 17일 진수, 1992년 9월 24일 취역, 레닌그라드 해군조선소 건조, 북해함대 소속

    미 해군 P-3C 해상초계기(왼쪽)가 미국 본토 동쪽 750km 지점에서 끈질기게 추적하자 마침내 부상하여 존재를 드러낸 소련 해군의 빅터 III급 공격원잠(오른쪽) <출처: 미 국방부>
    미 해군 P-3C 해상초계기(왼쪽)가 미국 본토 동쪽 750km 지점에서 끈질기게 추적하자 마침내 부상하여 존재를 드러낸 소련 해군의 빅터 III급 공격원잠(오른쪽) <출처: 미 국방부>

    빅터급 공격원잠은 1967년부터 1992년까지 모두 50척이 취역하여 소련 해군의 주력 공격원잠으로 활약했다. 한편 빅터급 공격원잠은 작전 도중 크고 작은 사고도 많이 발생했는데, 1983년 6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앞바다에서 K-324함이 중국의 한(漢)급 공격원잠과 충돌했다. 또한 K-324함은 같은 해 10월에 미국 본토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앞바다에서 미 해군 호위구축함 DE-1083 맥클로이(McCloy)에 접근하여 견인식 소나의 성능을 시험하다가 스크루에 감겨 항해가 불가능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 해군 피터슨(Peterson) 구축함(DD-969)(맨 뒤)과 소련 해군 모마(Moma)급 해양관측함(중간) 옆에 부상한 빅터 III급 공격원잠(맨 앞) <출처: US Navy at wikimedia.org>
    미 해군 피터슨(Peterson) 구축함(DD-969)(맨 뒤)과 소련 해군 모마(Moma)급 해양관측함(중간) 옆에 부상한 빅터 III급 공격원잠(맨 앞) <출처: US Navy at wikimedia.org>

    빅터급 공격원잠은 소련 해체 이후 재정난으로 인해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순차적으로 퇴역했으며, 현재 빅터 III급(671RTMK) 3척만 러시아 해군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원

    - 함명: 빅터 IIII급
    - 함종: 원자력추진 공격잠수함(SSN)
    - 배수량: 4,928톤(수상), 6,401톤(수중)
    - 전장: 107m
    - 전폭: 10.6m
    - 흘수: 7.4 m
    - 최고속도: 10노트(수상), 30노트(수중)
    - 잠항심도: 400m(최대)
    - 승조원: 98명(사관 17명, 수병 81명)
    - 주기관: VM-4 가압수형 원자로(150MW) × 2, OK-300 증기 터빈(31,000마력) × 1, 1축 추진
    - 무장:
      └ SS-N-21 순항미사일 × 2, 3M 54(SS-N-27) 순항미사일 × 2, 
      └ RPK-2(SS-N-15) 대잠로켓 × 2, SS-N-16 대잠로켓 × 2
      └ 21인치(533mm) 중어뢰 × 18(최대), 25.6인치(650mm) 어뢰 × 6, 
      └ 21인치(533mm) 어뢰발사관 × 4, 25.6인치(650mm) 어뢰발사관 × 2 
      └ 기뢰 × 36
    - ESM(전자전 장비): Brick Spit, Brick Pulp
    - 레이더: MRK-50 Albatross(Snoop Tray-2) 해상탐색 레이더
    - 소나: Shark Gill(능동/수동), Shark Rib(수동), Mouse Roar(능동), Scat 3(견인식, 수동)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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