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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배경

대량의 로켓탄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다연장 로켓(MLR, Multiple Rocket Launcher)은 많은 군대에서 중요한 포병 전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소련 육군만큼 다연장 로켓을 집중적으로 운용한 군은 거의 없다. 소련 육군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카추샤(Katyusha)로 불리던 BM-13, BM-8, 그리고 BM-31 다연장 로켓을 운용했다. 냉전(cold war) 시기에도 1960년대 초반 BM-21 122mm 다연장 로켓, 1970년대 초반 BM-27 220mm 다연장 로켓을 개발하고 배치했다. 소련 육군의 다연장 로켓 대량 운용 전술은 많은 바르샤바 조약국들은 물론이고 북한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소련 육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1960년대 중반부터 전선 너머의 개활지와 방호시설에 있는 보병, 경장갑 및 중장갑차량, 야전 및 대공포대, 활주로, 지휘통제 시설 등 전략적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격 능력을 요구했다. 소련 육군은 1960년대부터 배치한 사거리 70km의 9K52 루나(Luna)-M[나토 형식명 프로그(FROG)-7] 무유도 로켓도 보유하고 있었지만, 원형공산오차(CEP, Circular Error Probability)가 500~700m로 정밀도가 떨어지고, 8X8 트럭에 1발만 운용하기 때문에 다연장 로켓의 장점인 화력 대량 투사 능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새로운 다연장 로켓은 1969년부터 1976년까지 연구가 진행되었고, 1976년 말 소련 공산당의 허가를 받아 소련 국영 무기연구소 NPO 스플라프(Splav)가 개발을 시작했다. 사거리 70km인 구경 300mm의 새로운 다연장 로켓은 1982년 12월 국가 시험을 통과했고, 1987년 12월부터 소련 육군에 정식 배치되기 시작했다. 새로운 다연장 로켓은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이 나토 회원국들과 함께 개발한 구경 227mm, 사거리 32km인 M270 MLRS(Multiple Launch Rocket System)보다 두 배 정도 긴 사거리와 압도적인 화력을 지녔다.

신형 다연장 로켓은 발사대와 운반차량 등을 합해 소련 미사일 포병총국 GRAU에서 9K58이라는 제식 코드를 부여받았고, БМ(영어 BМ)-30 스메르치(Smerch: 회오리바람이라는 뜻)로도 불린다.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은 국영 차량회사인 민스크 자동차 공장(MAZ, Minskyi Avtomobilnyi Zavod)의 MAZ-543M 8X8 트럭에 300mm 로켓 12발을 탑재했다. 당시 세계 최대 구경의 다연장 로켓이었던 BM-30 스메르치는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육군 외에 우크라이나,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등으로 흩어졌고, 또 여러 국가에 수출되기도 했다.) 나토는 BM-30(9K58) 스메르치를 M1983으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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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은 세계 최대 구경을 가진 전략포병무기로, 여러 목표를 위해 다양한 로켓탄을 운용할 수 있다. 로켓탄은 고체 추진체를 사용하는 1단 로켓이며, 기본형과 추진체가 개량되어 사거리가 늘어난 개량형 로켓으로 나뉜다.

길이 760cm, 발사중량 810kg대, 최소사거리 25km, 최대사거리 70km인 기본형 로켓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9M55F 고폭파편탄(high explosive fragmentation)
- 9M55K 대인 및 경장갑차량용 자탄 탑재 로켓(자탄 72개)
- 9M55K1 적외선 유도 Motiv-3F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자탄 5발)
- 9M55K3 POM-2 대인 지뢰 탑재 로켓(대인 지뢰 64발)
- 9M55K4 PTM-3 자기감응 대전차 지뢰 탑재 로켓(대전차 지뢰 25발)
- 9M55K5 대인/대전차 이중목적 자탄 탑재 로켓(자탄 최대 646발)
- 9M55K6 적외선 유도 9N268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 (자탄 5발)
- 9M55K7 적외선 유도 9N282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자탄 20발)
- 9M55S 열압력탄(Thermobaric)

길이와 중량은 유지하면서도 추진체 개량으로 최대사거리가 90km로 늘어난 개량형 로켓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9M528 고폭파편탄
- 9M525 대인 및 경장갑차량용 자탄 탑재형 로켓(자탄 72개)
- 9M526 적외선 유도 Motiv-3F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자탄 5발)
- 9M527 PTM-3 자기감응 대전차 지뢰 탑재 로켓(대전차 지뢰 25발)
- 9M531 대인/대전차 이중목적 자탄 탑재 로켓(자탄 최대 646발)
- 9M533 적외선 유도 9N268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자탄 5발)
- 9M532 적외선 유도 9N282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자탄 20발)
- 9M529 열압력탄(thermobaric)
- 9M530 고폭(HE) 지중관통탄

이외에도 수출 고객을 위해 탄두 중량을 줄이고 추진체의 양을 늘려 사거리를 120km로 늘린 9M452 로켓도 제안되고 있으며, 탄두 대신 ENAK T-90 무인기가 탑재된 9M534 로켓도 운용이 가능하다. 캐니스터(canister)에 날개를 접은 채로 보관된 T-90 무인기는 발사 후 목표 지점 상공에서 분리된다. 무인기는 펄스 제트 엔진(pulse jet engine)으로 고도 500m에서 최대 20분간 비행이 가능하며, 기수에 있는 카메라로 70km 떨어진 발사차량이나 지휘소로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로켓탄은 발사관 안에 있는 2개의 홈에 의해 회전이 일어나 탄도 비행을 하면서 안정을 유지하며, 로켓탄 뒤쪽에 장착된 접이식 안정판은 로켓탄이 발사관을 벗어난 후 펼쳐진다. 로켓탄 기수에는 비행 궤도 유지를 위한 관성항법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발사차량인 MAZ-543M은 1960년대 개발되어 탄도미사일 운반차량, 해안방어 미사일 발사차량, 지휘소차량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 MAZ-543 8X8 트럭의 파생형이다. MAZ-543은 차량 전면부가 엔진실을 중심으로 좌측 운전석과 우측 객실로 나뉘지만, MAZ-543M은 우측 객실이 없어졌고, 엔진실이 확장되었다. 운전석 뒤로는 로켓 운용을 위한 통제실이 자리 잡고 있다. 엔진은 D12A-525A 525마력 디젤엔진을 채용했다. 1989년에는 자동방열 시스템이 장착되고 지휘통신장비와 화력통제 시스템이 개량된 9A52-2 스메르치-M 차량이 도입되었다. 차량은 MAZ-79111로 바뀌었지만, 외형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

차량 뒤쪽에 위치한 발사관은 좌우로 각각 30도씩 움직일 수 있으며, 상하로는 0~55도까지 움직일 수 있다. 발사관 방열은 차량 왼쪽 뒤에 있는 PG-1M 조준경과 전기구동장치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통제실에서도 가능하다. 차체 양쪽 세 번째와 네 번째 바퀴 사이에 발사할 때 차량의 진동을 막아줄 유압식 지지대가 장착되어 있다.

로켓탄 발사는 정지 후 3분 이내에 가능하며, 발사 후 3분 이내에 철수가 가능하다. 발사는 차량 운전석 뒤 통제실에서 이루어지지만, 차량과 떨어진 곳에서 케이블로 연결하여 발사할 수도 있다. 12발 일제 사격에는 38초 정도가 소요된다. 1개 포대는 발사차량 6대와 재장전차량 6대로 구성되며, 재보급은 대포병 사격을 피하기 위해 발사 지점을 벗어나서 실시한다. MAZ-543A 차량을 개조한 9T234 재보급차량은 유압 크레인을 사용해서 장전용 레일에 로켓을 1발씩 올리는 방식으로 장전하며, 12발 모두 재장전하는 데 36분 정도가 걸린다.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과 같은 장거리 화력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사격 방향 외에도 기상 및 지형 등에 대한 정보와 함께 여러 지원 차량이 필요하다.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 시스템은 9A52 발사차량, 9T234 재보급차량, MP32M1 지휘차량을 포함한 9S729M1 슬래포크(Slepok)-1 화력통제 복합체 또는 1K123 비바리(Vivary) 지휘통제 시스템, PM-2-70 MTO-V 정비차량, 9F819 특수장비 세트, 9F827 훈련장비, 9F827 훈련보조장비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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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은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들어선 러시아와 함께 연방에 속해 있다가 독립한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으로 흩어졌다. 이 밖에도 알제리에 18대, 인도에 62대, 쿠웨이트에 27대, 아랍에미리트(UAE)에 6대, 베네수엘라에 12대가 수출되었다. 해외 최대 도입국인 인도는 2005년 9A52-2 스메르치-M 38대와 관련 장비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07년에는 24대를 추가로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2008년부터 납품이 시작되었고, 운용비 절감을 위해 인도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타트라(Tatra) T-816 10X10 트럭에 탑재되었다. 재보급차량도 동일한 차량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T-816 트럭은 544마력의 독일제 BF8M1015C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옛 소련에 속해 있던 일부 국가는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와 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독자적으로 시스템 개량에 나섰다. 2016년 8월에는 다양한 탄두를 장착할 수 있으며, 사거리가 최대 300km인 빌하(Vilha)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빌하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루크(Luch) 설계국에서 제작했으며, GPS 기반 관성유도 및 보정체계를 갖췄다.

중국은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과 유사한 PHL-03 다연장 로켓을 운용하고 있다. 중국도 오랫동안 대구경 다연장 로켓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쓰촨 항공우주산업(SCAIC, Sichuan Aerospace Industry Corporation)은 1990년 302mm 구경의 로켓탄을 탑재한 웨이시(Weishi) WS-1 다연장 로켓을 개발했으나, 중국 육군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쓰촨 항공우주산업(SCAIC)과 경쟁하던 북방공업주식회사(NORINCO, North Industries Corporation)도 1996년 PHL-96라는 300mm 다연장 로켓을 개발했지만, 중국 육군은 소량만 도입했다.

북방공업주식회사가 개발하고 2004년부터 중국 육군이 도입한 PHL-03은 발사차량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면에서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과 유사하다. 소련과 러시아 모두 공식적으로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 시스템을 중국에 판매한 적이 없기 때문에, 소련 소속 국가에서 몰래 도입하여 분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방공업주식회사는 PHL-03을 기반으로 AR-2 등 다양한 파생형을 개발하여 여러 나라에 수출했다.

BM-30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 시스템은 실전 경험도 보유하고 있는데, 1999년 제2차 체첸 전쟁에서 처음 전투에 투입되었다. 2016년부터는 우크라이나 내전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모두 사용했고, 시리아 내전에서는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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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및 파생형

BM-30(9K58)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 시스템은 발사차량을 기준으로 다양한 개량형이 존재한다.

● 9A52: MAZ-543M 8X8 트럭 기반 발사차량을 사용하는 기본형. 스메르치(Smerch)로 불린다.

● 9A52-2: MAZ-79111 8X8 트럭 기반 발사차량을 사용하는 개량형. 자동방열 시스템이 채택되었으며, 스메르치-M으로 불린다.

● 9A52-2T: 타트라(Tatra) T816 10X10 트럭을 기반으로 한 인도 수출형

● 9A52-4: 카마즈(KAMAZ)-63501 8X8 트럭에 로켓 6발만 장착한 토네이도(Tornado)로 불리는 경량형. 2007년 개발을 마치고 2016년부터 러시아 육군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 PHL-03: 중국이 BM-30(9K58) 스메르치 다연장 로켓을 분석하여 개발한 300mm 다연장 로켓. WS2400 8X8 트럭에 로켓 12발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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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9A52 스메르치 기준)

- 종류: 다연장 로켓 시스템(MLRS)
- 제작사: NPO 스플라프(Splav)
- 차량: MAZ-543M 8x8 트럭, D12A-525 디젤엔진 525마력
- 차량 길이: 12.1m
- 차량 폭: 3.05m
- 차량 높이: 3.05m
- 차량 최고속도: 60km/h
- 차량 항속거리: 850km
- 체계 총중량: 43,700kg (로켓탄 포함)
- 운용 요원: 운전수 1명 포함 4명
- 로켓 종류:
  └ 9M55F 고폭파편탄, 9M55K 자탄 탑재형 로켓, 
  └ 9M55K1 적외선 유도 Motiv-3F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 
  └ 9M55K3 POM-2 대인 지뢰 탑재 로켓, 9M55K4 PTM-3 자기감응 대전차 지뢰 탑재 로켓
  └ 9M55K5 대인/대전차 이중목적 자탄 탑재 로켓, 
  └ 9M55K6 적외선 유도 9N268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 
  └ 9M55K7 적외선 유도 9N282 대전차 자탄 탑재 로켓, 9M55S 열압력탄
- 로켓 구경: 300mm
- 로켓 길이: 7.6m
- 로켓 중량: 800kg
- 로켓 적재량: 12발
- 사거리: 25~70km
- 가격: 1,25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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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매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