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대포병 레이더
경량이지만 뛰어난 성능의 대포병 레이더
  • 최현호
  • 입력 : 2017.12.11 10:46
    노르웨이와 스웨덴 합작으로 탄생한 Bv-206 탑재형 아서 레이더. <출처 : 사브>
    노르웨이와 스웨덴 합작으로 탄생한 Bv-206 탑재형 아서 레이더. <출처 : 사브>


    개발의 역사

    전자기파가 물체에서 반사되는 것을 수신하여 거리∙방향∙고도 등을 알아내는 레이더는 현대전의 필수적 무기체계이다. 다양한 레이더가 존재하지만, 적이 발사한 포탄과 로켓탄에서 반사된 레이더 전파를 계산하여 발사 위치를 알아내고, 이를 아군 포대에 전달하여 제압 사격을 가능하게 해주는 대포병 레이더(Counter-Battery Radar 또는 Weapon Location System)는 지상군에서 필수적인 탐지자산이다. 대규모 정규전 외에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전에서도 반군의 박격포 공격 탐지에 쓰이고 있다.

    대포병 레이더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영국이 박격포탄을 추적하는 레이더를 개발하면서 등장했다. 1944년부터 전장에서 시험 운용되었지만 실전에서 운용되진 못했다. 이후로도 일부 국가에서 유사한 대포병 레이더를 개발되었지만, 기술의 한계로 탐지 능력은 제한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레이더파 조사 방향을 기계적으로 바꾸지 않고, 방사 소자의 전파 위상을 통제하여 전자적으로 바꾸는 위상배열(Phase Array) 레이더 기술이 사용되면서 대포병 레이더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스웨덴은 오랜 레이더 개발 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재도 다양한 레이더를 생산하고 있다. 사브의 대공탐색 레이더 운용도 <출처: 사브>
    스웨덴은 오랜 레이더 개발 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재도 다양한 레이더를 생산하고 있다. 사브의 대공탐색 레이더 운용도 <출처: 사브>

    스웨덴과 노르웨이 정부는 1994년대, 북유럽 환경에서 경보병 여단을 지원할 대포병 레이더를 개발하여 공동구매하기로 했다. 스웨덴 전자통신기업 에릭슨 마이크로웨이브 시스템(Erricson Microwave Systems, 이하 에릭슨)이 레이더 개발을, 스웨덴 차량 제작업체 헤굴란드(Hägglunds, 현재 BAE 시스템즈 AB 자회사)가 탑재 차량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스웨덴의 뛰어난 레이더 개발 능력이 있었다. 스웨덴은 1939년에 레이더 실험을 했고,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해군에서 사용할 레이더를 개발했다. 전쟁이 끝난 후 실험용 레이더를 수출하기도 했지만, 외국의 기술을 도입하여 발전시키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스웨덴의 레이더 개발을 이끈 기업이 에릭슨이다.

    PS-46/A 레이더의 시험장면 <출처: 사브>
    PS-46/A 레이더의 시험장면 <출처: 사브>

    JA37 비겐(Viggen) 전투기에 장착된 PS-46/A 레이더 등 다양한 레이더를 개발한 에릭슨은 1968년부터 위상배열 레이더로도 불리는 전자식 주사 배열(Electronically Scanned Array, ESA) 안테나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에릭슨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수동(Passive) 위상배열 방식의 대포병 레이더를 개발했고, 헤굴란드의 Bv-206 전지형 차량의 후방 트레일러에 레이더와 통제장비 등을 통합했다. Artillery Hunting Radar의 약자를 따 아서(ARTHUR)로 불린 이 시스템은 1998년부터 스웨덴과 노르웨이 육군에 납품되기 시작했고, 1999년부터 운용을 시작했다. 아서 대포병 레이더는 에릭슨이 사브 그룹에 매각된 2006년부터는 사브 마이크로웨이브 시스템(Saab Microwave Systems, 이하 사브)이 생산, 판매하고 있다.


    특징

    아서 대포병 레이더는 군사용 주파수 가운데 G밴드(4~6GHz)와 H밴드(6~8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수동 위상배열 레이더다. 전자전 환경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설계되었고, 분당 100개의 표적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레이더 안테나는 48개의 레이더 슬롯을 가지고 있어, 일부가 포탄 파편 등에 의해 피해를 입어도 나머지 슬롯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1면으로 된 레이더는 회전이 가능하지만 방향 지정을 위한 것이며, 수평 탐지 각도는 120도다. 레이더는 적 화력 발사탐지, 대포병 사격 통제, 경보 모드로 운용된다.

    아서 모드 A의 통제장비 <출처 : 사브>
    아서 모드 A의 통제장비 <출처 : 사브>

    아서 대포병 레이더는 최초 개발된 이후 꾸준하게 개량되었다. 최초 모델인 모드(Mod) A는 주로 박격포탄 탐지를 목적으로 했으며, 120mm 박격포탄을 30~35km에서 탐지할 수 있었다. 2002년 영국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모드 B는 레이더 출력이 커지면서 곡사포탄은 20~25km, 박격포탄은 35~40km에서 탐지가 가능해졌다. 표적 식별 능력, 탄도 계산 능력도 향상되었다.

    타트라 4X4 트럭에 탑재된 체코 육군형 아서 레이더. <출처 : 체코 육군>
    타트라 4X4 트럭에 탑재된 체코 육군형 아서 레이더. <출처 : 체코 육군>

    2008년부터 생산된 모드 C는 이전 제품과 비교하여 레이더 안테나가 60cm가량 길어졌고, 탐지거리와 각도 분해능이 향상되어 최대 60km 거리에서 곡사포탄, 로켓탄 등을 탐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산 뒷면에서 낮은 각도로 발사하거나, 산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박격포탄 등의 탐지를 위해 업그레이드가 실시되었다. 모드 C는 다시 인크레먼트(Increment) I과 II로 나눌 수 있는데, II는 적이 발사한 로켓, 대포, 박격포를 방어하는 C-RAM(Counter Rocket, Artillery, and Mortar)용 센서로 사용할 수 있다.

    체코 육군의 아서 모드 B 통제실. <출처 : 체코 육군>
    체코 육군의 아서 모드 B 통제실. <출처 : 체코 육군>

    레이더는 많은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냉각도 매우 중요한데, 아서 대포병 레이더는 초기에는 공기 냉각(air-cooling)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더운 지방에서 충분한 냉각 효과를 거둘 수 없었고, 통기구를 통해 내부에 먼지가 쌓이는 문제도 발생했다. 모드 B부터는 냉각성능 향상을 위해 폐쇄형 액체 냉각(closed-loop liquid cooling) 방식으로 변경했다.

    사브의 모드 C 기술시연 장비 통제실 <출처 : 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
    사브의 모드 C 기술시연 장비 통제실 <출처 : 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

    아서 대포병 레이더는 다른 대포병 레이더보다 크기가 작다는 게 장점이다. 레이더, 발전기, 통제소가 10피트(ft) 컨테이너 하나로 통합되었고, 중량도 4,500kg 정도로 차량에 탑재하거나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통합된 시스템이므로 주변 장비를 연결할 필요가 없어, 차량 정지 후 5분 이내에 작동할 수 있다.

    운용 플랫폼은 BV-206, BVS-10 등의 전지형 차량 외에도 타트라(Tatra) 815, 유니모그(Unimog), K711A1 등 탑재량 5톤 이상인 군용 트럭에 탑재할 수 있다. 궤도식 장갑차를 플랫폼으로 택한 경우도 있는데, Bv-206 전지형 차량에 탑재된 아서 대포병 레이더를 운용하던 노르웨이는 2015년 중간수명연장(Mid-Life Upgrade, MLU) 계약을 체결하면서 M113F4 장갑차를 플랫폼으로 선정했다. 아서 대포병 레이더와 비교하여, 미국제 AN/TPQ-36 대포병 레이더는 레이더 트레일러를 끄는 통제소 탑재차량, 장비 트레일러 견인 차량, 보조 발전기 견인 차량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운용 요원도 최소 6명이 필요하다.


    운용현황

    Bv-206 바이킹 전지형차량에 탑재된 아서 레이더. <출처 : 사브>
    Bv-206 바이킹 전지형차량에 탑재된 아서 레이더. <출처 : 사브>

    아서 대포병 레이더는 프로젝트 발주국인 스웨덴과 노르웨이 외에, 그리스, 덴마크,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체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대한민국이 구매했고, 캐나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사용하기 위해 임대한 적이 있다.

    영국군이 이라크에서 운용한 맘바 대포병레이더. <출처 : (cc) Graeme Main at wikimedia.org>
    영국군이 이라크에서 운용한 맘바 대포병레이더. <출처 : (cc) Graeme Main at wikimedia.org>

    영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해 항공 수송이 가능한 이동식 대포병 탐지 자산(Mobile Artillery Monitoring Battlefield Asset, MAMBA)을 위한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시스템으로 아서 대포병 레이더를 선정하고, 2002년 에릭슨에 성능개량형인 모드 B를 주문했다. 하지만 생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노르웨이군으로부터 모드 A 레이더를 임대하여 운용했다가 반환한 적이 있다. 성능에 만족한 후 Bv-206 전지형 차량에 탑재된 모델을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신형 대포병레이더를 도입하는 WLR-X(Weapon Locating Radar - Next) 사업을 진행했고, 아서 모드 C 레이더를 선정했다. 아서-K로 명명된 1차 사업 물량은 2007년 12월부터 사브에서 직도입하였다. 아서-1K로 명명된 2차 사업은 2010년 12월부터 사브의 기술 지원을 받아 LIG 넥스원에서 생산하였고, 발전기와 쉘터를 국산화했다. 아서-K와 아서-1K 모두 K711A1 5톤 트럭에 탑재된다.


    변형 및 파생형

    모드 A : 최초 개발 모델
    모드 B : 2000년대 초반 영국의 MAMBA 요구조건 충족을 위해 개량된 모델.
    모드 C : 2008년부터 생산된 레이더 면적이 커진 개량형

    노르웨이가 도입할 M113F4 장갑차 탑재형 아서 Mod C 프로토타입. <출처 : tu.no>
    노르웨이가 도입할 M113F4 장갑차 탑재형 아서 Mod C 프로토타입. <출처 : tu.no>

    아서-K : 2007년 한국의 WRL-X 사업을 통해 도입된 모드 C기반 모델, K711A1 5톤 트럭에 탑재

    K711A1 5톤 트럭에 탑재된 아서-K 대포병레이더 <출처: public domain>
    K711A1 5톤 트럭에 탑재된 아서-K 대포병레이더 <출처: public domain>

    아서-1K : 2010년부터 아서-K를 사브의 기술지원을 받아 LIG 넥스원에서 기술협력 생산한 모델, 발전기와 쉘터를 국산화했고 K711A1 5톤 트럭에 탑재하였다.


    제원 (모드 C 기준)

    - 구분 : 대포병 레이더(Counter-Battery Radar)
    - 개발사 : 사브 디펜스 일렉트로닉스
    - 레이더 종류 : 수동 위상배열 도플러 레이더
    - 레이더 주파수 대역 : G밴드(4~6GHz)와 H밴드(6~8GHz_
    - 탐지거리 : 곡사포탄 30Km, 박격포탄 55km, 로켓탄 60 km
    - 표적추적능력 : 100개/분 이상
    - 레이더 체계 중량 : 4,500kg
    - 운용요원 : 4명
    - 대당 가격 : 1천7백만 달러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매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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