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백과
아스튜트급 공격원잠
영국 해군 잠수함대의 중추
  • 최현호
  • 입력 : 2017.10.30 10:56
    아스튜트급 공격원잠 앰부쉬(HMS Ambush)의 항행 장면 <출처: 영국 해군>
    아스튜트급 공격원잠 앰부쉬(HMS Ambush)의 항행 장면 <출처: 영국 해군>


    개발의 역사

    섬나라인 영국은 오랫동안 잠수함을 핵심 전력으로 운용했다. 냉전이 시작되면서 소련의 위협이 본격화되자, 영국은 대서양과 북해에서 장거리 작전이 가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에 나서게 되었고, 미국, 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 운용국이 되었다.

    영국 해군(Royal Navy)은 1960년 S101 HMS 드레드노트(Dreadnought) 취역을 시작으로 밸리언트(Valiant)급, 처칠(Churchill)급, 스위프트슈어(Swiftsure)급, 트라팔가(Trafalgar)급 함대 잠수함(Fleet Submarine)과 레졸루션(Resolution)급과 뱅가드(Vanguard)급 탄도미사일 잠수함(Ballistic Missile Submarine)을 취역시켰다. 일반적인 잠수함 구분법에 의하면, 함대 잠수함은 ‘공격원잠(SSN)’에 속하며, 탄도미사일 잠수함은 ‘전략원잠(SSBN)’에 속한다.

    영국 해군은 1980년대, 당시 소련 잠수함보다 뛰어난 성능을 지닌 차세대 잠수함으로 1970년대 취역한 스위프트슈어급과 트라팔가급 공격원잠을 대체하기 위한 ‘SSN2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을 만들려던 SSN20 프로젝트는 새로운 설계, 강력한 원자로, 정교한 소나(SONAR: 음파탐지기) 그리고 신형 전투 시스템 등으로 인해 엄청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난관에 빠졌다. 그러던 중 1990년 베를린 장벽 붕괴를 시작으로 동서 냉전 구도가 해체되자 SSN20 프로젝트는 중단되고 말았다.

    아스튜트급으로 대체될 트라팔가급 공격원잠 <출처: 영국 해군>
    아스튜트급으로 대체될 트라팔가급 공격원잠 <출처: 영국 해군>

    하지만 운용 수명이 다해가는 스위프트슈어급 공격원잠의 대체가 계속 요구되자, 트라팔가급 공격원잠의 설계를 기반으로 비용 통제에 중점을 둔 ‘배치 2 트라팔가급(B2TC, Batch 2 Trafalgar Class)’ 계획이 1991년 6월 영국 국방성으로부터 연구 프로그램 승인을 받았다. 영국 국방성은 2년간의 연구 끝에 건조를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1993년 10월 입찰 계획을 발표하고, 1994년 7월에 최종 입찰 참가를 공고했다.

    입찰에는 GEC-마르코니(Marconi)/BMT와 VSEL/롤스로이스(Rolls-Royce) 컨소시엄이 경쟁했고, 1995년 12월에 GEC-마르코니/BMT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다. GEC-마르코니는 당시 혁신적이었던 3D CAD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설계와 모듈식 건조 방식을 제안했다. 이후 오랜 협상 끝에 첫 3척을 24억 파운드에 건조하기로 합의했다.

    기존의 B2TC는 트라팔가급 설계를 활용하기로 했지만, GEC-마르코니는 새로운 설계를 채용하기로 하면서 ‘아스튜트(Astute) 프로그램’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1997년 3월 14일 계약이 체결되었다. 새로운 설계는 롤스로이스가 개발한 PWR2 가압형 원자로를 장착하기 위해 선체가 더욱 커졌고, 음향 신호 억제 능력이 더욱 향상되었다.

    4번함 HMS 오데이셔스(Audacious) 진수식. 대형 측면 배열 소나를 볼 수 있다. <출처: BAE 시스템즈>
    4번함 HMS 오데이셔스(Audacious) 진수식. 대형 측면 배열 소나를 볼 수 있다. <출처: BAE 시스템즈>

    1999년 11월, 영국 방산업체인 브리티쉬 에어로스페이스(British Aerospace)가 GEC-마르코니를 합병하여 ‘BAE 시스템즈(Systems)’로 통합되었고, 아스튜트급 공격원잠 개발 책임도 이어받게 되었다. 하지만, 인력 부족, 3D CAD 소프트웨어 사용 경험 미비로 인한 지연 등이 발생하면서 원래 예정했던 비용 절감 노력은 어려움에 빠졌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2001년 1월 31일 1번함의 건조 시작을 알리는 용골 거치식이 열렸다.

    하지만 BAE 시스템즈와 영국 국방성은 프로그램의 기술적 문제와 비용으로 인한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다시 협상을 시작하여 2003년 12월 수정된 계약 조건에 서명했다. 영국 국방성은 처음 시도하는 3D CAD와 모듈식 건조 기법의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설계 경험이 많은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General Dynamics Electric Boat)로부터 기술 자문을 받았다.

    오랜 지연 끝에 2007년 6월 8일 첫 함선인 HMS 아스튜트(Astute)가 진수했고, 이어서 2번함과 3번함의 건조가 시작되었다. 2009년 감사를 통해 아스튜트급 공격원잠 첫 3척을 건조하는 계획이 57개월의 지연과 초기 예상했던 39억 파운드보다 13억 5,000만 파운드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서 53퍼센트의 비용 증가가 확인되었다.

    아스튜트급 공격원잠과 비슷한 외형을 지닌 뱅가드급 전략원잠(SSBN) <출처: 영국 해군>
    아스튜트급 공격원잠과 비슷한 외형을 지닌 뱅가드급 전략원잠(SSBN) <출처: 영국 해군>


    특징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의 선체는 전반적으로 영국 해군 잠수함에서 볼 수 있는 고래형 선체이며, 함수 상단에 외부로 돌출된 잠항타를 갖추고 있다. 외형으로만 본다면 1990년대 건조된 영국 해군의 탄도미사일 잠수함인 뱅가드(Vanguard)급 전략원잠과 닮았다.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은 만들어질 때부터 3D CAD 등 각종 신기술이 동원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승조원 수를 줄이기 위해 높은 수준의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는데, 제작사에 따르면 아스튜트급 한 척에 사용된 케이블과 파이프의 총 길이가 약 110km에 달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높은 수준의 자동화 덕분에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의 승조원 수는 비슷한 크기인 미 해군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급 공격원잠(SSN)의 75퍼센트 수준인 98명밖에 되지 않는다.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에는 첨단 기술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먼저 전자광학 비관통식 잠망경을 들 수 있다.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은 전통적으로 잠수함들이 사용하던 선체 관통형 잠망경 대신 사령탑에 설치된 카메라가 영상을 광섬유를 통해 사령실의 스크린 등으로 전달하는 CM010 비관통식 전자광학(Electronic Optical) 마스트를 채용했다. 전자광학 비관통식 잠망경은 360도 관측을 빠른 속도로 할 수 있고, 촬영과 동시에 녹화하여 잠망경의 수면 노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의 전투 관리 시스템 <출처: BAE 시스템즈>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의 전투 관리 시스템 <출처: BAE 시스템즈>

    전투 관리 시스템은 영국 해군 잠수함에 사용된 ‘잠수함 지휘 시스템(SCM, Submarine Command Systems)’을 아스튜트급에 맞도록 개량한 ‘아스튜트 전투 관리 시스템(ACMS, Astute Combat Management System)’을 사용하고 있다. ACMS는 소나와 다른 센서가 입수한 정보를 첨단 알고리즘과 데이터 처리를 거쳐 지휘 콘솔에 실시간으로 나타낸다.

    수중에서 잠수함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소나도 최첨단으로, 탈레스 수중 시스템(Thales Underwater Systems)이 납품한 함수 소나, 측면 소나, 함미의 선배열 예인 소나로 구성된 ‘2076 통합 능/수동 수색 공격 소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2076 소나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용 소나 시스템으로 불리고 있다.

    주요 무장 중 하나인 스피어피쉬 중어뢰 <출처: BAE 시스템즈>
    주요 무장 중 하나인 스피어피쉬 중어뢰 <출처: BAE 시스템즈>

    함수에는 무장 운용을 위한 533mm 어뢰발사관 6개가 있으며, 어뢰와 미사일 등을 합쳐 38발을 탑재한다. 탑재 어뢰는 BAE 시스템즈가 개발한 스피어피쉬(Speardfish) 중어뢰로, 유선 또는 무선 유도가 가능하다. 영국 해군과 BAE 시스템즈는 현재 스피어피쉬 중어뢰의 유도부, 탄두, 전술체계 등을 성능 개량하고 있어 공격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스피어피쉬 중어뢰는 길이 6m, 중량 1,850kg이며, 가스터빈으로 움직이고, 사거리 65km, 최고속도 60노트(Knot)다.

    탑재 미사일로는 UGM-84하푼(Harpoon) 잠대함미사일과 함께 지상을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1,600km의 토마호크 지상공격 순항미사일(TLAM, Tomahawk Land Attack Missile)도 운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TLAM 운용 능력 때문에 순항미사일 원잠(SSGN)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적의 공격에 대한 대응 시스템으로는 어뢰기만기와 적 통신이나 레이더를 탐지하는 전자전 지원 장비(ESM, Electronic Support Measure)를 갖추고 있다.

    동력원은 롤스로이스가 개발한 가압형 원자로 PWR(Pressurised Water Reactor)2로 코어(Core) H라는 고농축 연료 시스템을 사용하여 잠수함 운용 수명인 25년 동안 연료 재장전이 필요 없도록 설계되었다. PWR2는 1990년대부터 건조된 뱅가드(Vangurad)급 전략원잠에 설치되어 안정성이 입증되었다. 원자로와 연결되는 증기터빈은 2개가 장착되었고, 원자로에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하여 디젤 발전기 2대도 설치되었다. 추진은 롤스로이스가 제작한 가변 피치 프로펠러(controllable pitch propeller)와 이를 감싸는 덕트(duct)로 구성된 펌프 제트(pump jet)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펌프 제트 덕트 바로 앞쪽에 잠항타가 십자(十)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운용 현황

    영국 해군은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을 총 7척 도입할 예정이다. 1차로 계약한 첫 3척은 모두 취역했고, 2024년까지 7척 모두 취역할 예정이다.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이 취역하면서 2009년부터 퇴역을 시작한 트라팔가급 공격원잠의 임무를 이어받고 있다.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의 함명은 영국 해군의 전통을 따라 이전에 운용된 함정의 이름을 이어받고 있다. 첫 3척은 1945년부터 운용되어 1974년 퇴역한 암피온(Amphion)급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 중 일부의 함명을 이어받았다. 나머지 4척도 이전의 영국 해군 함정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최근, 아스튜트급 공격원잠의 사령탑 후방에 특수작전용 다이버 출입장치가 장착된 것이 목격되면서 연안침투작전 지원에도 이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수작전용 다이버 출입장치가 장착된 HMS 아스튜트 <출처: 영국 해군>
    특수작전용 다이버 출입장치가 장착된 HMS 아스튜트 <출처: 영국 해군>


    동종함

    ● S119 아스튜트(HMS Astute): 2001년 1월 31일 착공, 2007년 6월 8일 진수, 2010년 8월 27일 취역

    ● S120 앰부쉬(HMS Ambush):
    2003년 10월 22일 착공, 2011년 1월 6일 진수, 2013년 3월 1일 취역

    ● S121 아트풀(HMS Artful):
    2005년 3월 11일 착공, 2014년 5월 17일 진수,
    2016년 3월 18일 취역

    ● S122 오데이셔스(HMS Audacious):
    2009년 3월 24일 착공, 2017년 4월 28일 진수, 2018년 취역 예정

    ● S123 앤슨(HMS Anson):
    2011년 10월 13일 착공, 2020년 취역 예정

    ● S124 아가멤논(HMS Agamemnon):
    2013년 7월 18일 착공, 2022년 취역 예정

    ● S125 아약스(HMS Ajax):
    2024년 취역 예정

    영국 해군 Type 45 구축함과 함께 항해 중인 아스튜트급 공격원잠 <출처: BAE 시스템즈>
    영국 해군 Type 45 구축함과 함께 항해 중인 아스튜트급 공격원잠 <출처: BAE 시스템즈>


    제원

    - 제조사: BAE 시스템즈 마리타임-서브마린스(BAE Systems Maritime-Submarines)
    - 종류: 공격원잠(SSN)
    - 승조원: 98명(장교 12명+수병 86명) / 최대 109명
    - 전장: 97m
    - 전폭: 11.3m
    - 흘수선: 10m
    - 배수량: 7,000톤(부상 시) / 7,400톤(잠항 시)
    - 추진체계: 롤스로이스 PWR2 27,500마력 × 1, MTU 디젤 발전기 × 2 , 샤프트 × 1
    - 최고속도: 30노트(54km/h)
    - 항속거리: 25년마다 연료 교체
    - 작전한계일: 90일
    - 잠항심도: 300m(시험심도)
    - 센서 및 처리체계: BAE 시스템즈 ACMS, 탈레스 소나 2076, 탈레스 CM010 전자광학 마스트
    - 무장:
      └ 533mm 어뢰발사관 × 6개, 
      └ 총 38발 어뢰(스피어피쉬 중어뢰, UGM-84하푼(Harpoon) 잠대함미사일, 
      └ 토마호크 지상공격 순항미사일(TLAM)
    - 대당 가격: 대당 13억7,000만 파운드(2015년 기준)


    저자 소개

    최현호 | 군사 칼럼니스트
    오랫동안 군사 매니아로 활동해오면서 다양한 무기 및 방위산업 관련 정보를 입수해왔고, 2013년부터 군사커뮤니티 밀리돔(milidom)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다.현재 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국방홍보원 <국방저널> 등에 컬럼을 연재하고 있고, 기타 매체들에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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