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I 헤론
풍부한 실전 경험으로 탄생한 창공의 파수꾼
  • 윤상용
  • 입력 : 2017.09.11 10:48
    비행 중인 IAI 헤론 <출처: IAI 홈페이지>
    비행 중인 IAI 헤론 <출처: IAI 홈페이지>


    개발의 역사

    4차 중동전쟁, 통칭 ‘욤 키푸르(Yom Kippur)’ 전쟁 중 아랍연맹군이 전개한 SA-6, SA-2 방공체계에 의해 항공작전에 크게 제약을 받은 이스라엘 공군(IAF, Israeli Air Force)은 미끼용 디코이(decoy) 항공기 개발의 필요성을 느꼈고, 이에 국영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Israel Aerospace Industries)은 종전 직후부터 무인기 개발에 착수했다. 이렇게 최초로 개발한 무인기는 UAV-A로 명명된 디코이(decoy) 무인기로, 실제 전투기의 특성을 그대로 모사해 비행함으로써 적 방공망을 교란하도록 설계되었다. 비록 이 사업 자체는 여러 이유로 중간에 취소되었지만, 대신 이스라엘의 무인기 산업이 태동하여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고, 이는 최초의 전술정찰용 무인기인 ‘스카우트(Scout)’의 개발로 이어졌다.

    스카우트는 1977년 실전배치를 시작한 후 1982년 1차 레바논 전쟁에서 무인항공기의 진가를 입증했다. 유인 전투기 투입 전에 적지에 진입해 SAM 미사일 포대 위치를 식별했을 뿐 아니라, 적 방공망이 ‘스카우트’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유인기들이 들어가 단 한 대의 피해도 없이 적 SAM 포대를 제거했기 때문이다. 미국조차도 스카우트의 성공을 목격한 뒤 이스라엘제 무인기 도입을 결정했고, 미 해군 요구도에 맞게 스카우트를 개량한 ‘파이오니어(Pioneer)’는 1985년부터 실전에 투입되어 1991년 걸프전 때에도 활약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방위군(IDF, Israel Defense Forces)은 ‘스카우트’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성능의 향상뿐 아니라 더 긴 비행시간과 더 많은 임무 장비의 탑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더 높은 고도에서 정찰임무를 실시할 수 있는 차기 기체의 설계에 들어가 1991년 ‘IAI 서처(Searcher)’ 시험비행에 들어갔다. 서처의 성공은 더 강력한 엔진인 알비스(Alvis) 682 엔진이 등장하면서 훨씬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서처 II’의 개발로 이어졌다.


    서처 II는 기체 중심을 뒤로 놓고 후퇴익을 채택했으며, 엔진이 강력해짐에 따라 임무장비 탑재 공간도 커졌다. 서처 II는 1996년부터 시험비행을 시작해 전술 무인기로 활용되었으나, 실시간 전술 정찰 무인기가 부재하다는 판단과 잠재적인 추가 임무 수행 능력까지 확보되어야 한다는 이스라엘 국방부(IMOD)의 판단 하에 ‘헤론(Heron)’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헤론은 기존 전술정찰기에 더해 전자정보(ELINT) 수집, 통신 중계, 전자전 수행 등의 임무를 소화할 수 있으며, 군 요구도에 따라 1993년부터 설계에 들어가 1994년 10월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특징

    중고도 장거리 비행(MALE, Medium-Altitude Long-Endurance) 임무를 위해 개발된 헤론은 최대 35,000피트(약 10.5km) 고도에서 52시간 연속으로 비행이 가능하며, 사전에 입력한 비행 경로를 따라 비행하면서 자동으로 이착륙을 실시할 수 있지만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지상의 조종사가 수동으로도 조종할 수 있다. 헤론은 적지 종심 침투정찰이나 해상 초계 임무 및 광범위한 작전지역에 대한 실시간 정보수집 임무를 수행한다. 항공기의 비행 유도는 GPS 수신기를 통해 실시하며, 지상통제 스테이션(GCS, Ground Control Station)과 항공기 간의 통신은 LOS(Line of Sight) 데이터링크를 쓰거나 위성통신(SATCOM)을 이용해 교신한다. 헤론은 무장을 장착하지 않으나 전천후로 작전지역 상공에서 비행하며 수집한 항공 정찰정보를 송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임무 및 사용 군 요구에 따라 레이더는 합성개구식 레이더(SAR, Synthetic Aperture Radar) 혹은 해상초계레이더(MPR, Maritime Patrol Radar)를 사용한다.

    IAI 헤론 <출처: IAI 홈페이지>
    IAI 헤론 <출처: IAI 홈페이지>


    운용 현황

    헤론은 이스라엘 방위군을 필두로 미국, 인도, 싱가포르, 브라질, 에콰도르, 독일, 터키를 비롯한 13여 개국이 운용 중이며, 대한민국 국군 또한 서부전선~서북도서 방면에서 운용 중이다. 특히 이스라엘 방위군은 2005년 9월 약 5,000만 달러 분의 헤론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군이 RQ-5 ‘헌터(Hunter)’ 정찰기를 충원하기 위해 실시한 증원용 중고도 장거리 비행 무인 체계(DIRM: Système intérimaire de drone MALE)도입 사업에도 IAI-EADS(현 에어버스)가 ‘헤론’에 기반한 무인기를 공동으로 입찰했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해당 기체를 ‘SIDM 하르팡(Harfang)’으로 명명했다. 프랑스 군은 SATCOM 통신체계, 전자광학(EO) 장비, SAR 레이더를 장착시켰으며 2003년 6월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IAI 헤론 <출처: IAI 홈페이지>

    이스라엘 군은 2008년 가자(Gaza) 겨울전쟁, 통칭 ‘캐스트 리드 작전(Operation Cast Lead)’ 중 무인기대대를 여단 전투단에 편성시켜 정찰 임무를 수행하게 했으며, 이때 헤론과 엘빗 시스템(Elbit Systems) 사의 헤르메스(Hermes) 450, AH-64 아파치 헬기가 함께 항공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군은 아프가니스탄에 전개하면서 헤론 2대를 임대 형식으로 운용했으며, 독일 공군도 아프가니스탄 파병 중 헤론을 임대해 마자르-이-샤리프(Masar-i-Sharif) 지역에서 2010년부터 운용했으며, 2017년 1월에 1년간 임대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군은 현재 아프리카 말리(Mali) 지역에서도 헤론을 운용 중이다.

    독일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임대 운용한 헤론 <출처: IAI 홈페이지>
    독일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임대 운용한 헤론 <출처: IAI 홈페이지>


    변형 및 파생 기종

    ● SIDM 하르팡(Harfang)/이글(Eagle): 프랑스군 증원용 중고도 장거리 비행 무인체계 도입사업(DIRM)에 입찰한 헤론 형상. 2008년 6월부터 실전배치에 들어갔으며 총 4대가 도입되었다. 프랑스군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 2011년 리비아, 2013년 말리 분쟁 등 해외 파병 시 하르팡을 운용했으며, 2014년부로 대부분 MQ-9 리퍼(Reaper)와 교대시키고 현재에는 프랑스 국내 정찰용으로 운용하고 있다.

    SIDM 하르팡 <출처: 에어버스(Airbus) 홈페이지>
    SIDM 하르팡 <출처: 에어버스(Airbus) 홈페이지>

    ● IAI 에이탄(Eitan) / 헤론(Heron) TP(Turbo-Prop):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한 헤론 형상. 비행영역선도(Flight Envelope)를 확장하고, 비행고도와 임무장비 탑재능력을 향상시켰다. 450kg의 임무장비를 탑재한 상태에서 중고도(45,000피트, 13.7km)로 최대 24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하며, SAR 레이더와 통신 중계, 장거리 임무용 위성 통신 장비 및 악천후 임무를 위해 디아이싱(deicing)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스라엘군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으나 이스라엘 방위군 운용 형상 일부는 무장이 장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과 인도에도 수출되었다.

    헤론 TP
    헤론 TP

    ● 헤론 TJ(Turbo-Jet): 연구개발 중인 헤론의 파생형으로, 윌리엄스(Williams) FJ-44급 터보제트엔진 2기를 장착한다. 날개 길이는 32m이며, 최대이륙중량은 4.3톤. 또한 6만 피트 상공에서 24시간 비행을 목표로 한다.

    ● 슈퍼 헤론(Super Heron): 헤론 설계에 기반한 가장 최신형 중고도 장거리 무인항공체계(MALE UAS)로, 200마력급 엔진을 탑재하고 임무장비 탑재중량이 450kg까지 증가했다. SATCOM과 BLOS 통신 등 항전장비가 향상되었으며, 신형 M-19HD 전자광학(EO) 센서가 채택되었고, 랜딩기어도 돌출식이 아닌 수납식이 채택되었다. 순항비행 속도는 시속 약 150km, 최고 시속 278km이며 고도 3만 피트(약 9km)에서 최대 45시간 비행이 가능하다. 날개길이는 17m로 연장되고 최대이륙중량은 3,200파운드(약 1,452kg)로 증가했으며, 항속거리도 통상 조종 시 250km(전파 도달 한계), 위성통신 이용 시 1,000km로 늘어났다.

    슈퍼 헤론
    슈퍼 헤론


    제원

    - 제조사: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
    - 초도비행일: 1994년 10월
    - 조종사: 2명(지상)
    - 날개길이: 16.06m
    - 최대이륙중량: 1,150kg
    - 임무장비탑재중량: 250kg
    - 출력: Rotax 914, 86kW(115마력) x 1
    - 순항비행 속도: 약 110~150km/h
    - 최고속도: 207km/h
    - 항속거리: 350km
    - 실용상승한도: 10,000m
    - 상승률: 분당 150m
    - 최대비행시간: 52시간
    - 대당 가격: 1,000만 달러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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