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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

T129 ATAK 공격헬기는 이탈리아와 영국의 합작 헬기 회사인 레오나르도(Leonardo) 그룹의 AW129 망구스타(Mangusta) CBT 공격헬기를 기반으로 터키의 주도 하에 새로운 엔진과 전자장비, 무장을 추가한 소형 공격헬기다.

T129 공격헬기의 기본 모델인 AW129 망구스타 공격헬기는 1972년 이탈리아 육군의 요구로 개발이 시작된 뒤 1983년 9월 첫 비행을 실시하여 현재 이탈리아 육군에서 66대를 운용 중이다.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현재 레오나르도 그룹)는 AW129 망구스타 공격헬기의 수출을 꽤 오랜 시간 추진했지만 십수 년 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07년 3월 30일,터키 정부는 아구스타웨스트랜드 사의 AW129 망구스타 공격헬기를 51대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도입 사업의 이름은 ATAK(Attack and Reconnaissance Helicopter: 공격 및 정찰 헬리콥터 사업)으로, 이때 AW129 망구스타 공격헬기와 경쟁했던 상대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데넬(Denel) 사의 AH-2 루이벌크(Rooivalk), 미국 벨(Bell) 사의 AH-1Z 바이퍼(Viper), 그리고 러시아 카모프(Kamov)의 Ka-50이었다. 레오나르도 사는 ATAK 사업에 입찰했을 때, 가격과 기술이전뿐만 아니라, AW129 망구스타 공격헬기를 대대적으로 개조한 터키형 망구스타 공격헬기를 영국과 이탈리아를 제외한 전 세계에 판매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것은 터키가 AW129 망구스타 공격헬기를 채택한 주된 요인이었다.

경쟁에서 승리한 후, 레오나르도 사는 2009년 9월 28일 T129 공격헬기의 첫 번째 시제기인 P1의 첫 비행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2010년 3월에 최고 고도 호버링(hovering: 정지 비행) 시험을 하던 중, P1의 꼬리회전날개가 고장이 나 시험비행은 중단되었다.

T129 공격헬기는 이 P1 시제기 이외에 6대의 시제기가 더 제작되었는데, 두 번째로 비행한 P3 시제기는 2011년 3월이 되어서야 첫 비행에 성공했다. 그 후 TAI(Turkish Aerospace Industries)는 T129의 양산형 생산을 시작하여, 9대를 터키 육군에 인도했다. 이 첫 번째 양산형 T129 공격헬기에는 방탄 성능과 전자장비 몇 개가 빠져 있었으나 나중에 장착되었다. TAI와 레오나르도는 2014년 1월에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T129 공격헬기 개발 완료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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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T129 ATAK는 지상의 전차 및 차량을 공격하기 위한 대전차임무(Anti-tank mission)와, 적진의 동향을 파악하고 정보를 알기 위한 무장정찰임무(Armed reconnaissance mission)를 위해 설계된 소형 공격헬기다.

터키의 TAI는 AW129 헬기를 개조하는 과정에서 기체 구조, 엔진 동력 전달 장치, 자세 안정을 위한 꼬리회전날개의 설계를 변경하고, 엔진과 내부 전자장비, 조종석, 그리고 무기는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교체했다.

무장을 장착한 전투용 헬기는 크게 수송 헬기에 무장을 추가한 ‘무장헬기(Armed helicopter)’와, 수송 능력보다는 무장 운용과 전투에 특화된 디자인을 가진 ‘공격헬기(Attack helicopter)’로 나눌 수 있는데, T129는 그중에서도 비교적 크기가 작은 소형 공격헬기로 분류할 수 있다.

그래서 T129는 다른 무장헬기와 달리 병력과 화물 탑승 공간(cabin)이 없고 조종사와 사수의 좌석만 앞뒤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헬기의 동체 폭이 매우 좁아 사람의 눈이나 적외선 추적 미사일에 의한 탐지 가능성이 낮다. 헬기 동체의 45%는 가벼운 복합소재로 이루어져 있고, 기본적 방탄 성능과 함께 초속 11.2m의 속력으로 추락할 경우에도 부서지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T129 헬기가 공중에 뜰 수 있는 양력을 만드는 메인 로터는 복합재로 된 5개의 날개로 이루어져 있고, 이 날개는 12.7mm 이상의 기관포 포탄에 맞아도 추락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메인 로터와 구동장치를 연결하는 부분에는 최신 기술인 탄성 중합체 베어링을 사용했다.

이 로터를 움직이는 힘은 2개의 LHTEC CTS800-4A 터보샤프트 엔진에서 나오는데, 이 엔진은 원래 미국에서 개발한 스텔스 무장정찰헬기인 RAH-66 코만치(Comanche) 헬기를 위해 제작된 최신형 엔진으로, 우리 해군이 운영하는 AW159 와일드캣(Wildcat) 헬기에도 장착되어 있다. CTS800 엔진은 1기당 출력이 1,360마력이며, 전자식엔진제어장치(FADEC)이 탑재되어 있어 비행제어 컴퓨터가 자동으로 최적의 출력을 발휘하도록 조정하며, 또한 자동소화장치가 탑재되어 있어 안정성을 높였다.

2개의 엔진에서 나온 힘을 로터에 전달하는 트랜스미션(transmission)은 독립된 유체 냉각 시스템으로 되어 있는데, 독립 유체 냉각 시스템은 윤활유가 고갈 난 상태에서도 30분 이상 메인 로터와 후미의 보조 로터에 동력을 공급하여 비행을 유지시킬 수 있으며, 비상 시 2개의 엔진 중 1개만 작동해도 무사히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비행 테스트에서 증명되었다.

T129 공격헬기의 비행을 담당하는 신경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제어 시스템과 조종석은 최신 헬기답게 첨단 장비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종사와 사수가 탑승하는 2개의 좌석에는 기체를 조종하고 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4개의 다기능 시현기(MFD, Multi-Function Display)가 장착되어 있으며, 사수는 이 다기능 시현기, 조종간과 함께 헬멧 장착 조준기(HMS, Helmet Mounted Sight)를 사용할 수 있다. 헬멧 장착 조준기(HMS)는 조종사와 사수가 착용하는 헬멧의 특수 디스플레이에 정보를 표시하고 사수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자동으로 기관포를 조준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위협에 대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조종사는 4축 자동비행조종장치(AFCS, Automatic Flight Control System)의 도움을 받아 작전을 수행하는데, 이 자동비행조종장치(AFCS)는 항법, 비행제어, 경로, 무장 제어, 자동 비행, 엔진 상태 점검 기능 등 헬기의 비행에 필요한 종합적인 역할을 하는 통합항공전자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T129는 AW129보다 엔진 출력이 크게 향상된 덕분에, 베이스 모델인 AW129 망구스타 공격헬기에 비해 탑재할 수 있는 무기의 중량이 약 30% 이상 늘어났다. 터키는 T129에 탑재하기 위해 두 종류의 유도무기를 개발해 장착했는데, 그중 하나는 UMTAS 혹은 MIZRAK-U라고 불리는 대전차미사일이다.

터키에서 가장 큰 미사일 제작 업체인 로켓산(Roketsan)에서 개발한 UMTAS 미사일은 야간에도 적을 포착하고 유도할 수 있는 적외선 영상 카메라를 장착한 탐색기로 유도되는데, T129 헬기 사수는 발사 전에 표적을 지정하고 자동으로 유도되는 LOBL(Lock-On Before Launch: 발사 전 표적 포착) 방식과 발사 후 무선 데이터 링크를 통해 미사일이 명중할 때까지 조종하는 LOAL(Lock-On After Launch: 발사 후 포착)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적 전차를 공격할 수 있다. UMTAS 미사일의 탄두는 화학적 에너지로 장갑을 관통하는 일명 HEAT 탄두인데, 하나가 아닌 2개의 HEAT 탄두가 장착되어 HEAT 탄두에 효과적인 폭발반응장갑(ERA, Explosive Reactive Armour)에 대응할 수 있으며, 최대 8km 밖의 적 전차도 공격이 가능하다.

시리트(Cirit)라고 불리는 레이저 유도 로켓 역시 T129 공격헬기의 중요한 무장이다. 시리트는 T129 공격헬기의 목표 조준 장비가 레이저를 쏜 곳을 향해 자동으로 유도되는 반능동 레이저 로켓인데, UMTAS 미사일처럼 쏘고 도망치는(Fire and Forget) 능력은 없지만, 탄두의 위력이 크지 않고 명중하기 직전까지 정확하게 로켓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작은 크기의 표적이나 근처에 아군이 있어 오폭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T129에는 70mm 무유도 로켓 포드 4개, 294kg의 보조연료탱크 2개, AIM-92 스팅어(Stinger)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최대 4발을 선택적으로 장착할 수 있는데, 이 모든 무장은 한 쌍의 스터브 윙(stub wing: 무장을 장착하고 보조 양력을 제공하는 작은 날개)에 있는 4개의 하드 포인트(hard point: 무장장착대)에 장착된다.

스터브 윙에 장착되지 않는 유일한 무장은 M197 20mm 기관포다. M197 기관포는 우리 육군의 주력 공격헬기인 AH-1S에도 장착된 것으로, 동체 전방 표적지시장비 밑에 장착되어 있다. 무기의 위력 면에서는 미사일이나 로켓이 더 우월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적에 즉각 대응하는 데는 기관포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공격헬기라면 기관포가 꼭 필요하다.

기관포는 동체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일종의 회전포탑인 터렛(turret) 형태로 장착되기 때문에 정면뿐만 아니라 측면도 사격이 가능하다. 그런데 T129 공격헬기의 기관포는 터렛은 물론 탄약까지 동체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데, 특히 탄약은 내부 공간이 부족하여 왼쪽 동체 옆에 기다랗게 붙여 있어 공격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T129 공격헬기는 기체 앞부분에 달린 ASELFLIR-300T 조준장비를 사용해서 적을 조준하고 자신의 무기를 유도하는데, 이 조준장비는 터키의 방산업체인 아셀산(ASELSAN)이 개발했다. 야간작전에 사용되는 적외선(IR) 카메라, 주간에 높은 해상도로 원거리의 적을 표시하는 가시광선 CCD 카메라, 그리고 표적과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는 레이저조준장비가 장착된 이 조준장비는 원거리에 있는 적을 포착하고 거리와 모양을 판별하여 무기가 명중할 때까지 조준할 수 있다. 주간 광학 카메라의 경우 광학 20배 줌 기능이 있고, 조준 카메라의 경우 최대 50배 줌 기능이 있어 최대 8km의 사거리를 가진 UMTAS 미사일을 운용하는 데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적외선 카메라의 경우 적외선 신호를 받아들이는 3세대 초점면 배열(FPA, Focal Plane Array) 적외선 검출기를 사용하는데, 이 3세대 초점면 배열 적외선 검출기는 AH-1Z나 유로콥터 타이거(Eurocopter Tiger) 공격헬기에 장착된 적외선 검출기와 성능이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T129 공격헬기에는 적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한 여러 전자방어장비들이 장착되어 있는데, 레이저를 사용하는 유도 미사일 및 대공포의 조준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저경보수신기(LWR, Laser Warning Receiver), 적의 레이더 탐색을 알아차리는 레이더경보수신기(Radar Warning Receiver), 적 대공미사일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감지하는 미사일경보수신기(MWR, Missile Warning Receiver)) 마지막으로 적 미사일의 공격과 조준을 피하기 위한 적외선 재머(jammer)와 채프(chaff)/플레어(flare) 발사기가 장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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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현황 및 파생형

T129 공격헬기는 현재까지 세 가지 버전이 개발되었다. 가장 초기형인 T129A 헬기는 2014년 4월 22일부터 2015년 7월 31일까지 생산되어 터키 육군에 인도된 초기 생산분 9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M197 기관포와 70mm 무유도 로켓만 장착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T129B형으로 개량되었다.

T129B1은 TUC-1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초기형 T129A 9대 이후 생산된 30대의 T129를 뜻한다. ASELFLIR-300T 조준장비가 장착되었고, 각종 전자장비와 헬멧 장착 조준기(HMS) 시스템, 그리고 미국제 AGM-114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 운용 능력을 갖추었다.

T129B2는 TUC-2로 불리는데, TUC-1에 이어 총 20대가 생산되었으며,국산 헬멧 장착 조준기(HMS), 그리고 UMTAS 대전차미사일과 시리트 유도 로켓을 장착했다. T129A와 T129B1은 모두 T129B2 사양으로 개량했거나 개량이 진행 중이다.

터키는 현재 유일한 T129 공격헬기 구매국으로 총 59대를 주문하여 인도받고 있는 중인데, 2018년까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는 T129 공격헬기를 개발하기로 결정했을 때, AW129 망구스타 공격헬기의 개발사인 레오나르도 사로부터 수출 권한까지 넘겨받아 열심히 수출을 추진 중인데, 그중에는 아제르바이잔, 카타르, 그리고 한국, 파키스탄, 폴란드가 포함되어 있다. 비록 한국의 AH-X 사업에서는 미국 보잉 사의 AH-64E 아파치 가디언(Apache Guardian)에게 패해 수출이 좌절되었지만, 터키의 TAI는 폴란드와 파키스탄에 수출하기 위한 세일즈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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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 전장: 14.55m
- 전고: 3.96m
- 동체 길이: 12.37m
- 메인 로터 직경: 11.90m
- 최대이륙중량: 5톤
- 최대상승률: 분당 788m
- 최대상승고도: 6095m
- 최대 호버링 고도: 3,995m
- 최고속도: 282km
- 항속거리: 56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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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김민석 / 군사 칼럼니스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이자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 한국 통신원이며, 《국방저널》, 《맥심 코리아》 등에 군사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