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미급 수송함
해자대 최초로 대형수송함의 시대를 연 문제작
  • 이재필
  • 입력 : 2017.07.10 16:28
    일본 해상자위대 오스미급 2번함 시모키타함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일본 해상자위대 오스미급 2번함 시모키타함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개발의 역사

    오스미(おおすみ)급 수송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이 독자적으로 설계·건조한 첫 번째 대형 상륙함이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미국 해군의 함정 분류 기준으로는 도크형 상륙함(LSD, Landing Ship, Dock)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본 해상자위대에서는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한 상륙함 대신 수송함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함정을 표기하는 기호는 LST(Landing Ship, Tank: 전차상륙함)으로 표기하고 있다. 실제로 오스미급 수송함은 미 해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건조한 토마스턴(Thomaston)급 도크형 상륙함과 비슷한 규모이며 상당한 대형 함정에 속한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330명 규모의 중대급 상륙부대와 전차, 트럭 등 중장비를 함께 수송할 수 있고 자력으로 원양항해가 가능하다. 미 해군을 비롯한 각국 해군은 입체적인 상륙작전을 전개하고자 상륙주정과 더불어 헬기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신형 상륙함의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등장한 함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전차상륙함이라는 명칭과 달리 항공모함처럼 넓은 비행갑판을 설치한 것도 여러 대의 헬기가 동시에 뜨고 내릴 수 있는 요구조건을 설계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1955년에 미국은 일본과 상호방위원조협정을 체결하고 해상자위대의 창설에 필요한 군사물자를 일본에 공여했다. 미 해군은 전수방어를 원칙으로 하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특성을 감안하여 일본 해상자위대가 대잠작전, 소해작전 능력을 확보하도록 적극 지원했으나, 공격적인 작전인 상륙작전 능력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 미 해군은 일본 해상자위대가 제한적인 상륙작전 능력을 가지도록 중·대형 상륙정 37척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LST-1급 전차상륙함(기준배수량 1,625톤, 만재 배수량 4,050톤) 3척을 공여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전차상륙함(LST) 3척을 인수하여 요코스카(横須賀) 기지에서 제1수송대를 편성했다. 이 부대의 임무는 유사시 적 주력부대 점령지역이나 근처에 육상자위대 병력을 수송하는 것으로 공세적인 개념을 가진 본격적인 상륙작전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노후한 LST-1급 전차상륙함을 대체하고자 1975년에 미우라(Miura, みうら)급 전차상륙함(기준배수량 2,000톤, 만재배수량 3,000톤)을 확보하여 제1수송대에 배속했다. 미우라급은 미국에서 공여받은 LST-1급의 설계를 본떠서 건조한 함정으로 큰 특징은 없으며 해변에 전차를 직접 내려놓는 바우 램프(Bow Ramp)를 설치한 관계로 속도 성능이 낮은 단점이 계속 남아 있었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운용하던 미우라급 LST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일본 해상자위대가 운용하던 미우라급 LST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일본 해상자위대는 미우라급 수송함이 노후화하자 1989년부터 400명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5,500톤급 수송함 확보를 추진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구형 상륙함 대비 좀 더 많은 상륙부대를 수송할 수 있는 대형 함정을 요구했다.

    1993년에 일본 해상자위대는 8,900톤급 신형 수송함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신형 수송함은 1995년 12월 6일에 기공식을 가졌으며 빠른 속도로 건조를 진행하여 1996년 11월 18일에 진수했다. 진수식에서 공개된 오스미급 수송함은 이전에 발표한 상상도와 달리 50% 이상 확대된 대형 함정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으며 운항시험을 거쳐 1998년 3월에 실전에 배치되었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모두 3척이 건조되었다. 선도함 오스미와 2번함 시모키타(しもきた)는 미쓰이조선(三井造船) 다마노(玉野) 사업소에서 건조했고, 3번함 구니사키(くにさき)는 히타치조선(日立造船) 마이즈루(舞鶴) 공장에서 건조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4척의 대형 상륙함을 확보하여 현재 1개 수송대인 수송대를 2개 수송대 체제로 확장하고자 계획했으나 예산 확보 문제로 4번함 건조는 취소되었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대형 선체에 넓은 비행갑판을 설치한 관계로 항공모함에 가까운 외형을 가지고 있어 실제로 항공모함이 아닌가 하는 논란을 불러왔다. 그러나 대형 함교 구조물이 갑판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헬기가 로터를 회전시키면서 갑판의 앞뒤로 움직이기에는 제한이 있고 고정익 항공기 탑재는 불가능하다. 기술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오스미급 수송함은 항공모함이 아닌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상륙함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오스미급 수송함은 일본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시도하는 넓은 비행갑판을 가진 대형 함정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실제로 오스미급 수송함을 건조하고 운용하면서 습득한 기술은 휴가(ひゅうが)급 및 이즈모(いずも)급 호위함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을 수용하기 위해 선미에 대형 웰 도크를 설치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오스미급 수송함은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을 수용하기 위해 선미에 대형 웰 도크를 설치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특징

    오스미급 수송함은 미 해군이 경험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상륙작전 교훈을 반영하여 개발한 획기적인 상륙함인 타라와(Tarawa)급 대형 상륙함(LHA, Landing Helicopter Assault)의 설계를 반영한 함정이다. 타라와급 대형 상륙함(만재 배수량 38,900톤)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지만 동시에 2대의 헬기가 이착함할 수 있는 대형 비행갑판과 2척의 공기부양 고속상륙정(LCAC, Landing Craft Air Cushion)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웰 도크(Well Dock)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병력과 중장비를 동시에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으며 공기부양 고속상륙정(LCAC) 운용 능력을 확보하여 구형 전차상륙함(LST)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바우 램프가 없어 원양항해가 가능하게 되었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호위함 및 유사시 징발하는 민간 페리선과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2기의 디젤엔진으로 최대 22 노트(knot) 속도로 항해가 가능하다.

    오스미급 수송함(LST-4001) 선미에 위치한 웰 도크에서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이 발진하고 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오스미급 수송함(LST-4001) 선미에 위치한 웰 도크에서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이 발진하고 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비행갑판(제1갑판)은 선수를 제외하고 앞에서 선미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대형 갑판을 확보하고 있으며 함교 구조물은 우현에 위치하고 있다. 보통 함교 구조물의 앞쪽과 뒤쪽은 헬기 비행용 갑판으로 사용하며 함교 구조물의 좌현에 있는 공간은 대형 차량을 적재하는 데 사용한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해군의 도크형 상륙함이 함교 구조물을 최대한 앞쪽에 설치하고 함교의 뒤쪽에 최대한 넓은 비행갑판을 확보하고 있는 점과 비교할 때 오스미급 수송함의 설계는 미 해군의 타라와급 대형 상륙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비행갑판에는 헬기와 대형 차량을 이동시키는 데 사용하는 2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으며, 비행갑판 아래에는 제4갑판이라고 불리는 적재공간(길이 100m, 폭 13m)에 전차와 같은 중장비를 적재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트럭은 비행갑판에 적재하며 전차는 제4갑판에만 적재가 가능하다. 대형 트럭은 비행갑판에 38대, 제4갑판에 27대를 적재할 수 있으며, 전차는 18대를 제4갑판에 적재할 수 있다. 다만 전차를 탑재할 경우 트럭 탑재량은 줄어든다.

    헬기, 전차, 차량 및 화물을 적재하는 제4갑판의 모습.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부분이 선미 웰 도크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 전차, 차량 및 화물을 적재하는 제4갑판의 모습.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부분이 선미 웰 도크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함내 적재공간의 핵심인 제4갑판은 건물 2층 높이에 해당하는 높은 천장을 확보하고 있어 헬기를 비롯한 대형 장비를 충분하게 적재할 수 있다. 제2갑판, 제3갑판에는 해상자위대 승조원과 별도로 330명의 육상자위대 병력을 수용할 수 있는 거주구역이 있으며, 유사시를 대비한 대규모 의료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중장비를 포함하여 편성한 병력은 330명까지 수용 가능하지만 재해 발생 시 민간인을 소개할 경우 최대 1,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공기부양 고속상륙정(LCAC)을 탑재하는 해상자위대 최초의 수송함이다. 미 해군이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을 채택한 이유는 구형 바우 램프를 사용하면 전 세계 15%의 해안선에만 접근이 가능하지만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의 경우 70%의 해안선에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2척의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을 제4갑판 뒤쪽에 위치한 웰 도크에 탑재하며, 15분 내에 12,860톤의 바닷물을 주입해 선미에 3m 높이로 바닷물이 들어오게 하여 공기부양 고속상륙정이 직접 바다로 나갈 수 있다.

    오스미급 수송함의 웰 도크에서 발진하는 공기부양 고속상륙정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오스미급 수송함의 웰 도크에서 발진하는 공기부양 고속상륙정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해상자위대의 오스미급 수송함은 미 해군과 달리 배속된 헬기가 없으며 필요에 따라 육상자위대의 헬기가 임시로 파견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비행갑판은 육상자위대의 CH-47JA 대형 기동헬기, UH-60JA 중형 기동헬기가 충분하게 이착함할 수 있다. 다만 CH-47JA 헬기는 엘리베이터로 내려갈 수 없으며 원양항해의 경우 갑판에 노천으로 고정한다. UH-60JA 헬기는 로터를 접은 상태로 앞쪽 엘리베이터를 통해 제4갑판으로 내려갈 수 있어 원양항해 시 유리하다. 실제로 2004년 수마트라 지진 구호활동을 위해 항해할 때 UH-60JA 헬기는 제4갑판에 적재했지만, CH-47JA 헬기는 비행갑판에 그대로 실은 채 이동했다. 다만 오스미급 수송함은 항공모함이 아니며 배속된 헬기도 없기 때문에 헬기를 지원하는 정비 능력은 없다.

    오스미급 수송함의 선도함에는 헬기가 안전하게 착함할 수 있는 핀 스태빌라이저(Fin Stabilizer)가 없었지만, 2번함부터 설치되었다. 또한 악천후에도 헬기를 안전하게 유도할 수 있는 전술항법장비(TACAN, TACtical Air Navigation)도 설치되었다.

    수송함 시모키타에 2대의 CH-47JA 헬기와 각종 트럭, 화물을 갑판에 적재한 모습이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수송함 시모키타에 2대의 CH-47JA 헬기와 각종 트럭, 화물을 갑판에 적재한 모습이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운용 현황

    ● LST-4001 오스미: 1995년 12월 6일 착공, 1996년 11월 18일 진수, 1998년 3월 11일 취역
    ● LST-4002 시모키타: 1999년 11월 30일 착공, 2000년 11월 29일 진수, 2002년 3월 12일 취역
    ● LST-4003 구니사키: 2000년 9월 7일 착공, 2001년 12월 13일 진수, 2003년 2월 26일 취역

    2번함 시모키타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2번함 시모키타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3번함 구니사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3번함 구니사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모두 3척이 취역한 오스미급 수송함은 일본 해상자위대 구레(吳) 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제1수송대에 집중 배치되어 있다. 오스미급 수송함은 유사시 육상자위대 수송임무와 더불어 재난재해구호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3월 11일에 도후쿠(東北) 지방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재해 현장에 구호 인원을 신속하게 투입하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선내 대형 공간을 활용하여 구호활동의 전진기지로서 활동했다.


    제원

    - 선명: 오스미급
    - 함종: 수송함(LST)
    - 기준배수량: 8,900톤
    - 만재배수량: 14,000톤
    - 전장: 178.0m
    - 전폭: 25.8m
    - 깊이: 17.0m
    - 흘수: 6.0m
    - 주기관: 미쓰이 16V42MA 디젤엔진×2축
    - 출력: 26,000마력
    - 최고속도: 22노트
    - 승조원: 135명
    - 무장: 20mm 팰랭크스(Phalanx) Mk.15 CIWS×2
    - 상륙정: LCAC×2
    - 레이더: 미쓰비시 OPS-14C 대공×1, JRC OPS-28D 대수상×1, JRC OPS-20 항해×1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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