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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감시의 핵 정찰위성, 시력을 높여라!
[주간조선: 유용원의 신무기 리포트]
입력 : 2016.11.21 10:23

지난 10월 18일 정부와 새누리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우리 군의 ‘3축 체계’인 킬 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의 구축 시기를 2020년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앞당기자는 데 합의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의 ‘북핵 대비 방위력 증강 협의회’에서는 새누리당이 원자력추진잠수함의 조기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강하게 요청했고, 정부도 이를 신중하게 검토하기로 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당정 협의에선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2기와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90발 추가도입 등 여러 감시 및 타격 수단 증강계획들도 논의됐다. 그중 관심을 끈 것이 해외 정찰위성 임차계획이었다. 군 당국은 대북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0~2022년 국산 정찰위성 5기를 도입하는 일명 ‘425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예상보다 빨리 가시화함에 따라 국산 정찰위성이 전력화되기 전까지의 감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스라엘, 프랑스 등으로부터 정찰위성을 한동안 빌려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대북 감시에 있어 정찰위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리랑3호 위성. /주간조선
아리랑3호 위성. /주간조선

정찰위성은 U-2기 등 감시지역에 제한이 있는 정찰기에 비해 우주 공간에서 제한 없이 적 지역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카메라를 단 정찰위성은 과거 구름이 끼어 있거나 밤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밤낮으로 제한 없이 목표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북한이 1980년대 영변에서 본격적인 핵 개발을 시작했음을 발견한 것도 미 KH(Key Hole) 계열 정찰위성이다. KH는 우주 공간에서 ‘열쇠 구멍’으로 내려다보듯이 감시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명칭이었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영상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디스커버러’ ‘코로나’ 계획을 극비리에 추진, 몇 차례의 실패 끝에 1960년 KH-1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KH-1의 해상도는 15m에 달했지만, 그뒤 KH 계열 위성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해상도 15m는 지상 수백㎞ 상공의 우주 공간에서 15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1970~1980년대 주역이었던 KH-9 ‘빅버드’는 해상도 60㎝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며 중동전, 이란·이라크 전쟁 때 맹활약했다. 1976년 발사된 KH-11은 필름 대신 전자광학 카메라를 장착, 실시간으로 사진을 전송할 수 있게 돼 정보 전달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 종전엔 정찰위성이 필름을 우주에서 떨어뜨리면 특수 항공기가 이를 공중에서 회수하는 방법을 취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KH-11은 CCD를 사용한 디지털 카메라를 장착해 ‘크리스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이콘’으로 불리는 KH-12의 위력

KH 계열 정찰위성 중 가장 유명한 것이 KH-12다. ‘아이콘(ikon)’ 또는 ‘임프로브드 크리스털(Improved Crystal)’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KH-12의 해상도는 15㎝로 KH-13·14가 등장하기 전에 세계 최고의 해상도를 자랑했다. 600㎞ 안팎의 고도에서 자동차 번호판이나 신문의 헤드라인(Headline) 글씨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600㎞ 안팎의 고도에 있다가 보다 정밀하게 감시해야 할 대상이 생기면 300㎞ 안팎의 고도까지 내려와 사진을 찍은 뒤 원래 궤도로 올라가기도 한다.

우주 관찰에 사용하는 거대한 허블 망원경과 비슷한 크고 강력한 직경 2.9~3.1m 크기의 광학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성능이 뛰어난 만큼 가격도 비싸 1기당 10억달러, 발사 비용만 4억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광학 카메라를 장착한 정찰위성은 구름이 낀 날은 구름을 뚫고 사진을 찍을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미국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KH-12 등과는 별도의 레이더 감시위성 ‘라크로스’도 운용하고 있다. 라크로스는 구름을 뚫고 감시를 할 수 있지만 해상도는 1m로 KH-12보다 떨어진다. KH 계열의 최신형은 KH-14인데 그 해상도는 1~4㎝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H-12에 비해서 해상도가 크게 높아졌고 우주에서도 그만큼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KH-12 정찰위성. /주간조선
KH-12 정찰위성. /주간조선

일본도 1998년 북한의 대포동1호 발사 이후 광학 카메라 및 레이더 탑재 정찰위성을 집중적으로 개발,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5기의 광학 카메라 위성이 발사됐고, 이 중 3기가 가동 중이다. 광학 5호 위성의 경우 해상도 30~40㎝에 불과해 미국의 최신형 상업위성과 동일한 해상도를 갖고 있다. 또 해상도가 1m 이하인 SAR(전천후 영상 레이더) 탑재 위성도 3기나 운용 중이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도 전천후 감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능력 보강 중인 아리랑 위성

유럽에선 프랑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 주도 아래 스페인, 벨기에, 그리스에 의해 군사용으로 개발된 헬리오스 위성은 2004년에 해상도 30㎝급의 헬리오스2A가, 2009년엔 비슷한 성능을 가진 헬리오스2B가 발사돼 운용 중이다. 중동의 군사강국 이스라엘은 정찰위성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비교적 작은 위성으로 높은 해상도를 갖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2010년에 발사된 OFEQ 9호기는 무게가 294㎏에 불과한 소형 위성이지만 50㎝의 해상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리랑 위성으로 불리는 정찰위성(다목적 실용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아리랑 1호의 해상도는 6.6m에 달했지만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3호 해상도는 70㎝까지 낮아졌다.

대북 감시의 핵 정찰위성, 시력을 높여라!

지난해 3월 발사된 아리랑 3A호는 우리 정찰위성 중 처음으로 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야간에도 전천후로 감시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에 앞서 2013년 발사된 아리랑 5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SAR 레이더 장착 위성으로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촬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SAR 레이더나 적외선 카메라를 단 위성이 각각 1기에 불과해 전천후 감시능력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를 늘리기 위한 ‘425사업’도 추진 중이다. 425사업은 2020~2022년 SAR 위성 4기와 광학·적외선 카메라 위성 1기 등 총 5기의 정찰위성을 1조원의 돈을 들여 도입하는 것이다. 카메라 위성의 해상도는 30㎝급으로 향상된다. 하지만 이 또한 4년 뒤부터 도입될 예정이어서 2017~2020년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스라엘, 프랑스 등에서 정찰위성을 임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본 기사는 주간조선 2429호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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