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의세계
P-3C
해상초계기의 대명사
  • 유용원
  • 입력 : 2011.08.10 11:47
    해군의 신형 P-3CK와 하푼 미사일, 경어뢰, 기뢰 등 각종 무장들. <출처: 해군>
    해군의 신형 P-3CK와 하푼 미사일, 경어뢰, 기뢰 등 각종 무장들. <출처: 해군>

    2010년 2월 23일 경북 포항 해군 제6항공전단에선 해군참모총장 등 해군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신형 해상초계기 P-3CK 인수식이 열린 것이다. 총 8대가 도입될 P-3CK는 현재 해군이 8대를 보유하고 있는 P-3C 해상초계기보다 강화된 성능을 갖고 있어 우리 해군의 대잠수함 작전 등 해상초계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좌) 하푼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미 해군의 P-3C. <출처: 미 해군> (우) 이륙하는 P-3C  <출처: 해군>
    (좌) 하푼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미 해군의 P-3C. <출처: 미 해군> (우) 이륙하는 P-3C <출처: 해군>

    잠수함 킬러, P-3C

    P-3C는 흔히 잠수함을 잡는 ‘잠수함 킬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임무와 능력은 잠수함을 잡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작전해역에 대한 광역 초계와 대수상함전은 물론 조기경보와 정보수집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P-3C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해상초계기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 16개국에서 400여 대가 운용되고 있다. 미국이 240여 대로 가장 많고 일본이 약 100대로 두 번째다. 독도를 둘러싸고 계속 우리나라를 자극하고 있는 일본이 우리나라(총 16대)보다 6배나 많은 규모의 P-3C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P-3C의 탄생은 50년대 말 P-3A서부터

    현재 주력 해상초계기이지만 P-3C의 기원은 50여 년 전인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대 미 해군의 주요 해상초계기로는 P-2와 P-5가 있었는데, 이들 항공기는 비행 성능, 승무원의 근무환경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에 따라 1950년대 말 후속 해상초계기로 채택된 것이 미 록히드사의 P-3A였다. 이어 P-3B, P-3C 등 P-3 계열 항공기들이 나왔는데 가장 널리 운용된 항공기가 P-3C인 것이다. 4,910마력의 터보프롭 엔진 4개로 추진되는 P-3C는 어뢰나 하푼 미사일을 탑재하고 12시간 이상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속도는 시속 750km이며 항속거리는 5,556km에 달한다. 길이 35.6m로 승무원 12명이 탑승할 수 있다. 한국 해군이 1995~96년 1차 도입한 업데이트-Ⅲ형(8대)은 1984년 개발된 것이다. P-3는 대잠수함전, 대수상함전을 목적으로 하는 기본형 외에도 전자전 임무를 수행하는 EP-3, VIP 인원 수송을 목적으로 하는 UP-3 등 다양한 파생형이 생산됐다.

    (좌) 해군 6전단 장병들이 P-3C에 하푼 공대함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우) 해군 P-3C에 어뢰가 장착되고 있는 장면. <출처: 대한민국 해군 공식 블로그>
    (좌) 해군 6전단 장병들이 P-3C에 하푼 공대함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우) 해군 P-3C에 어뢰가 장착되고 있는 장면. <출처: 대한민국 해군 공식 블로그>

    첨단 탐지 장비를 갖춘 P-3C, P-3CK는 더욱 개선돼

    P-3C를 초계기의 대명사로 만들어주는 것은 각종 첨단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 탐지장비들이다. 최대 370km 떨어진 목표물의 형상을 식별할 수 있는 레이더(AN/APS-137), 잠수함으로 인한 온도차를 영상화해 표적을 식별하는 적외선 탐지체계(IRDS), 위협 전자파를 탐지·식별·경고하는 전자전장비(ESM), 잠수함에 의한 자장의 변화를 탐지하는 자기탐지기(MAD) 등을 갖추고 있다. 필자가 지난 2005년2월 동남해상을 초계비행한 해군의 P-3C를 탑승했을 때 P-3C의 레이더는 비행기에서 100여㎞ 떨어진 북한 장전항 앞 14㎞ 해상에 떠있는 북한 함정을 잡아내 그 함정이 어떤 종류인지를 파악해 내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0년부터 우리 해군에 도입 중인 P-3CK는 P-3C에 비해 성능이 개선된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P-3C가 넓은 바다에 있는 표적만 탐지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P-3CK는 항구에 정박 중인 함정과 움직이는 땅 위의 표적을 식별할 수 있는 다목적 레이더를 장착했다. 또 P-3C에 비해 5배 이상 향상된 고배율의 적외선 및 광학 카메라를 갖췄고, 개량된 디지털 음향수집/분석장비, 자기탐지장비 등을 탑재하고 있다.

    P-3C는 단순히 해양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력한 공격능력도 갖추고 있다. 하푼 대함미사일, 어뢰(MK-44, MK-46, 국산어뢰 청상어) 등으로 함정이나 잠수함에 대해 공격까지 할 수 있다. 기뢰 부설도 P-3C 임무 중의 하나다. 어뢰 4발을 장착하면 15시간, 하푼 대함미사일 2발을 장착하면 14시간을 계속 비행하며 체공할 수 있다. 사정거리가 278km에 달하는 SLAM-ER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매버릭 공대지(공대함) 미사일 등도 탑재할 수 있다. P-3C가 탑재할 수 있는 각종 무기는 웬만한 구형 폭격기에 버금가는 9t에 달한다.

    (좌) P-3C에 사용하는 음파탐지용 소노부이. (우) P-3C 조종석과 멀리 보이는 독도의 모습. <출처: 해군>
    (좌) P-3C에 사용하는 음파탐지용 소노부이. (우) P-3C 조종석과 멀리 보이는 독도의 모습. <출처: 해군>

    알려지지 않은 P-3C의 활약상

    지난 95년 우리 해군에 P-3C가 처음 도입된 뒤 16년 동안 P-3C는 유형, 무형의 많은 활약을 해왔다. 해군 함정이나 섬ㆍ해안에 있는 레이더가 놓친 북한의 표류 소형 선박을 발견, 작전부대에 알려준 경우도 적지 않다. 1997년11월엔 서해 소흑산도 근해에서 중국의 밍급 잠수함을 발견, 11시간35분 동안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잠수함 잠망경으로 보이는 수상 물체를 발견했다는 어민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P-3C는 물 속에 숨은 밍급 잠수함 인근에 소노부이 등을 투하, 결국 물 위로 끌어냈다. 잠수함은 물 속에 숨는, 은닉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물 위로 부상하면 상대방에게 '항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2001년6월 북한 상선 영해침범 사건 때 대한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북한 상선을 처음 발견, 계속 추적한 것도 P-3C다.

    구조·구난, 마약단속을 비롯한 해양 감시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왔다고 한다. 2005년1월 우리 화물선이 북한 수역에서 침몰했을 때에도 P-3C는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큰 활약을 했다. 마침 동해 NLL 인근을 비행하던 P-3C가 화물선 인근의 러시아 선박이 구조 활동을 하는 것을 레이더 등으로 파악한 뒤 러시아 구조선과 교신에 성공, 이 사실을 해경에 알려줘 해경 구조 작전에 큰 도움을 줬던 것이다.

    해상초계의 힘든 현장을 지키는 P-3C와 승무원

    그러나 임무 특성상 승무원들이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수상한 선박이 보이면 비행 고도를 최저 60m까지 낮춰 선회 비행하면서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등 비행시간 내내 낮은 고도의 비행을 지속, 난기류를 만난 것처럼 기체가 끊임없이 흔들리게 된다. 지난 2005년 5시간 동안의 P-3C 초계비행에 동승했던 필자는 자동차가 자갈이 많은 비포장도로를 주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에따라 10명의 승무원들은 비행 중 밥을 제대로 먹기 힘들어 만성적인 위장, 척추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해군은 P-3CK의 추가도입으로 종전에 비해 여유를 갖게 됐지만 동·서·남해를 24시간 커버하기 위해선 20대 이상의 P-3C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용원 / 군사전문기자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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