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공군 조종사 친일논란?,...... 죽은자는 말이 없다.
동전 | 2007-07-27 00:30:43
조회 3138 | 추천 3 | 다운로드 1
1944년 1월 나는 도쿄 교외에 있는 일본육사(예과) 60기로 입교했다. 무엇보다 관목 숲이 우거진 멋진 교정이 나를 사로잡았다.
입학한지 한달만에 57기의 졸업식이 있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조선인 선배 두명이 밤에 우리를 찾아왔다. 조선인 졸업자는 본교출신과 만주군관학교출신까지 포함해 모두 6명이었다. 이 중 박정희선배는 군적이 만주군관학교여서 곧바로 만주로 떠났고 다른 졸업생도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하지만 김석원장군의 차남 김영수 선배와 경기중 출신의 김호량 선배가 찾아와 우리를 이끌었다. 이 모임은 선후배간 최초이자 마지막 모임이었다.
나는 두 선배로부터 머리가 꼿꼿이 서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우리 말을 잘 들어라. 일본은 진다. 반드시 패망한다. 조국을 찾을 때를 대비하라. 그리고 꼭 살아 남아라. 일본천황을 위해 죽을 필요가 없다. 살아남는 자만이 큰 일을 하고 조국에 충성할 수 있다."
날마다 천황폐하를 위해 목숨을 던지자는 세뇌교육을 받고 있는데 꼭 살아남아야 한다니...... 더군다나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매일 일본군의 전승 메시지가 군가의 후렴처럼 나오는 때였다. 바로 이런 때에 일본 패망 이야기가 나오니 믿을 수 없었다. 패망 이야기 자체가 불경이고 이적으로 몰리는 때였다. 또 이기는 전쟁을 하기 위해 사관학교에 입교했는데 입학하자마자 패망한다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이가 떨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두 선배는 낮으나 단호하게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영원한 동지다. 절대로 기밀을 지켜라. 너희는 학과와 실과에 충실하고 민족적 자존심을 지켜라. 그리고 절대 일본인 생도에게 지지 마라. 앞으로 전쟁은 항공전이다. 너희는 항공과에 지원해 조종사가 돼라. 나라를 찾아 건국하면 우리 군대를 만들 것이다. 두번 다시 부패하고 무능한 조정, 군대 양성도 외면한 구한말과 같은 썩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그러니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천황을 위해서 죽을 수 없는 목숨이다. 최후의 승자는 살아남는 자이다."
목숨을 내놓고 하는 발언이었다. 피로 맺은 동지적 결속과 신뢰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김영수 선배는 그 해 필리핀 레이테섬 전투에서 전사했고 김호량 선배는 6.25 때 전사했다. 민족정신이 투철했던 그들의 전사는 인재를 너무 일찍 잃어버렸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장지량 <빨간 마후라 하늘에 등불을 켜고>
입학한지 한달만에 57기의 졸업식이 있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조선인 선배 두명이 밤에 우리를 찾아왔다. 조선인 졸업자는 본교출신과 만주군관학교출신까지 포함해 모두 6명이었다. 이 중 박정희선배는 군적이 만주군관학교여서 곧바로 만주로 떠났고 다른 졸업생도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하지만 김석원장군의 차남 김영수 선배와 경기중 출신의 김호량 선배가 찾아와 우리를 이끌었다. 이 모임은 선후배간 최초이자 마지막 모임이었다.
나는 두 선배로부터 머리가 꼿꼿이 서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우리 말을 잘 들어라. 일본은 진다. 반드시 패망한다. 조국을 찾을 때를 대비하라. 그리고 꼭 살아 남아라. 일본천황을 위해 죽을 필요가 없다. 살아남는 자만이 큰 일을 하고 조국에 충성할 수 있다."
날마다 천황폐하를 위해 목숨을 던지자는 세뇌교육을 받고 있는데 꼭 살아남아야 한다니...... 더군다나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매일 일본군의 전승 메시지가 군가의 후렴처럼 나오는 때였다. 바로 이런 때에 일본 패망 이야기가 나오니 믿을 수 없었다. 패망 이야기 자체가 불경이고 이적으로 몰리는 때였다. 또 이기는 전쟁을 하기 위해 사관학교에 입교했는데 입학하자마자 패망한다는 말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이가 떨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두 선배는 낮으나 단호하게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영원한 동지다. 절대로 기밀을 지켜라. 너희는 학과와 실과에 충실하고 민족적 자존심을 지켜라. 그리고 절대 일본인 생도에게 지지 마라. 앞으로 전쟁은 항공전이다. 너희는 항공과에 지원해 조종사가 돼라. 나라를 찾아 건국하면 우리 군대를 만들 것이다. 두번 다시 부패하고 무능한 조정, 군대 양성도 외면한 구한말과 같은 썩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그러니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천황을 위해서 죽을 수 없는 목숨이다. 최후의 승자는 살아남는 자이다."
목숨을 내놓고 하는 발언이었다. 피로 맺은 동지적 결속과 신뢰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김영수 선배는 그 해 필리핀 레이테섬 전투에서 전사했고 김호량 선배는 6.25 때 전사했다. 민족정신이 투철했던 그들의 전사는 인재를 너무 일찍 잃어버렸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장지량 <빨간 마후라 하늘에 등불을 켜고>
)
1
댓글 [13]
dkndr | 2007-07-30 | 추천 0
dkndr | 2007-07-30 | 추천 0
중군봉 | 2007-07-27 | 추천 0
jerald | 2007-07-27 | 추천 0
백학산 | 2007-07-27 | 추천 0
Blood4Blood | 2007-07-27 | 추천 0
B.O.B | 2007-07-27 | 추천 0
왜 "정도"라는 것을 구분 못할까요?
B.O.B | 2007-07-27 | 추천 0
B.O.B | 2007-07-27 | 추천 0
중군봉 | 2007-07-27 | 추천 0
dolmeng | 2007-07-27 | 추천 0
meteor99 | 2007-07-27 | 추천 0
자신을 독립운동가로 묘사하기위해 썼던 그장편의 소설을 실화인양 들었던..
동전 | 2007-07-27 |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