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t출신 작은탱크 엄홍길...............

Tomorrow | 2007-06-28 00: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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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tv모 오락프로에서 "작은탱크 엄홍길"씨가 나오네요.

히말라야 16좌 등정의 한국 산악계의 자존심
너무나도 푸근한 인상과 작은 체구에세 저런 깡다구가 어디서 나올까 했더니
저는 이번에 처음 udt출신이라는 걸 알었는데 아무튼 대단하십니다...

ㆍ 1960년 경남 고성 출생
ㆍ 양주고 졸업,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재학
ㆍ 해군 UDT 복무 (1981년 10월~1984년 9월)
ㆍ 동양인 최초로 세계 14개 8000ｍ급 봉우리 완등 (주)파고다 외국어학원 홍보이사
ㆍ 체육훈장 청룡장 ·맹호장

나는 군인 중의 군인, 해군 UDT 28기 출신이다. 지금은 UDT에 대해 누구 못지않은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사실 처음부터 UDT를 염두에 두고 해군에 입대했던 것은 아니다.

한창 산에 빠져 있던 스물한 살 나이에 나는 해군 224기로 입대했다. 그동안 산에서 놀았으니 이제 바다에서 한번 놀아보고 싶다는 것이 그때 내 생각이었다. 나는 해군에 가면 큰 배를 타고 넓은 바다를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저녁이 되면 함정 위에서 멋있게 지는 석양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다에는 그동안 누려 보지 못한 낭만이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일은 처음부터 내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빗나가기 시작했다. 진해훈련소를 나와 갑판수병이라는 주특기를 받고 인천으로 발령을 받은 나는 FB(고속정)라고 불리는 작은 순찰선을 타게 됐다. 승선 인원은 고작 열두 명. 실망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니었다. 거기다 한 번 근무를 나가면 보통 사나흘은 바다 위에서 지냈는데 나는 취사를 담당했다. 좁은 배 밑바닥에서 요리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명색이 해군인데 큰 배를 타는 건 고사하고 끼니 때마다 메뉴 걱정이나 하고 지내야 한다는 것이 괴롭고 답답했다. 하지만 참고 지낼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상황은 거기서 더 꼬였다. 어느 날 배 엔진에 불이 붙어 배가 몽땅 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졸지에 우리는 탈 배도 없는 해군이 되고 말았다. 결국 모두들 다른 부대로 가게 됐다. 나도 당연히 전출되겠거니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부대장이 상부에서 불탄 배를 인수할 때까지 배를 지키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닌가.
이때부터 내 생활은 군인인지 예비군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선임병도 없으니 `군기'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다. 몸은 편했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무실 벽에 붙은 UDT 요원 모집 공고가 눈에 띄었고 `바로 저거다'라고 무릎을 친 나는 곧바로 지원서를 제출했다.

　UDT(Underwater Demolition Team :수중폭파반) 훈련은 6개월(24주)간 이어졌다. 훈련은 UDT 구보로 시작됐다. UDT 구보는 100ｍ를 전력 질주한 후 일정구간은 보통 속도로 뛰는 것을 반복하면서 계속 달리는 것이다.
　훈련 한 달째에 접어들면 `지옥주'라는 관문이 우리를 기다린다. 이 기간에 우리는 단 한 순간도 눈을 붙이지 못하고 밤낮 없이 훈련만 받았다. 일곱 명이 한조가 되어 85㎏이나 되는 고무보트를 메고 능선을 따라 구보하기도 하고 한밤중 살을 에는 바다 속에 들어가기도 했다. 옷도 갈아 입지 못해 소금에 전 옷을 그대로 입어야 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퇴교해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훈련은 혹독했다. 하지만 나는 `이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여기서 탈락하면 인생의 패배자가 된다'라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모든 훈련을 참아냈다. 어려운 관문을 통과할 때마다 신체적·정신적 극한상황을 견딜 수 있는 우리의 능력도 한 단계씩 높아져 갔다.
드디어 6개월이 지났다. 150명의 입교생 중 30~40명 정도가 UDT 대원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UDT에서의 군생활은 산을 오르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나에게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됐다.

산을 오르다가 고통이 극에 달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UDT에서 받았던 훈련을 떠올리며 고통을 이겨내곤 했기 때문이다.
군에 입대 할 젊은 청년들에게 나는 UDT에 가서 군생활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곳은 자신의 정신적·육체적 한계를 체험하고 이를 극복하는 훈련을 받음으로써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최상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산악인 엄홍길〉
출처:국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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