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미해군복무중인 한국분의 글.

영혼기병 | 2007-06-10 17: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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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미 해군에서 복무중인 초갼입니다.
해군에 입대한지는 이제 반년정도 되어가구요.
계급은 E-2 Seaman Apprentice(견습 수병) 주특기는 Storekeeper 로 군수과(?) 소속입니다.

해전갤은 입대하기 한달전부터 눈팅하기 시작했는데
이제서야 부족한 국어실력을 무릅쓰고 글을 써보네요. 하하^^;;

음...다름아니라 요즈음 해전갤에서 대한민국 해군과 미국해군을 비교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서
저도 뭔가 제가 아는 것에 대해 부족하나마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더군요.
"미해군 수병들의 프로정신"

음..저도 저건 참 공감합니다.

제 주변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봐도

"이녀석이 그전날 밤까지 엑박 360을 밤새도록 하면서 놀던 녀석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만 시작했다하면 눈빛이 변하는 애들이 많습니다.

저희가 기초훈련 (Recruit Training Command : 많은 분들께서 Boot Camp라 부르시는)때부터
지겹도록 그리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것은
바로 저 프로정신입니다.

You are not a marine. You don't have to be an excellent warrior, but be an excellent specialist, so that no one can fuck with you in your field.

제 기초훈련때 1등하사(하사가 맞나요? 1st class petty officer 인데 한글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 해줬던 말입니다.

너흰 해병대가 아니다. 굉장한 전투병이 될 필요는 없지만 아무도 너의 담당(주특기)에 대해서 너에게 뭐라고 못할 정도로 전문가가 되어라.

아직도 제가 가슴 속 깊이 담아두고 있는 말입니다.

저를 비롯한 미해군 수병들은 솔직히 말해서 돈 때문에, 교육과 의료 혜택때문에, 세계를 보고 싶어서, 달리 갈 곳이 없어서 입대한 애들이 많이 있습니다.
순수하게 애국적인, 말그대로 자신의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미국이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입대한 애들은 다수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저희를 하나로 묶어주고 이끄는 것은 개개인이 각자 갖고 있는 프로정신입니다.
내가 맡은 바 임무를 누구보다도 잘 해내는, 누구와도 잘 해내는, 누구없이도 잘 해내는
그런 전문가 적인 마인드를 저희는 갖도록 요구받고, 갖으려 하며, 일부분이라도 갖고있습니다.

제가...짧으나마 지금까지 본 미 해군은 과연 세계 최고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는 그런 군대라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제가 소속된 곳이라서가 아니라;;
개개인의 능력 및, 그 능력을 통솔하는 관리 능력, 그리고 그 능력을 올바른 곳으로 이끌어주는 지도력, 풍족한 자원, 그리고 제가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은 그 군인을 대하는 사회의 눈길입니다.


제가 처음 주특기 훈련(Apprenticeship School 통칭 A School 이라고 합니다)이 끝나고
가족을 보러 첫 휴가를 나왔을때
의무적으로 입게된 해군정복(세일러 복이라고 하죠?)을 입고 공항에 갔을때의 일입니다.
수많은 민간인;;의 물결을 헤치고 나아가는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 한 10명은 넘게 제게 악수를 하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인사를 하더군요.
"Thank you for serving our country." (나라를 위해 애써줘서 고맙습니다.)
..솔직히 아직 미국 시민도 아닌 저이지만;; 무언가 심장을 터치하는 그런 "환대"였습니다.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들 동안 아이들하고 사진도 찍었구요.
담배도 얻어폈으며;;; 은퇴한 퇴역군인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경험담 얘기를 하고...

제일 압권은 제가 비행기에 탔을 때 일입니다.
물론 우연이었겠지만 때마침 제가 비행기에 탈 때 쯤 기장이 나와 있었는데요
역시 기장도 악수를 하며 말하더군요. "Thank you for serving our country" 라고.
그리고 비행기가 택싱을 할때 보통 안전교육을 하지 않습니까?
그 안전교육이 끝나고 방송이 나왔습니다.
"We have a special announcement to make. We have a member of United States Armed Force on board, please give him a rousing applause. Again, thank you for serving our country."
(특별 방송이 있겠습니다. 지금 비행기에 국군(미국이니깐;;)이 한명 타고있습니다. 그에게 큰 박수를 해주십시요. 다시한번, 나라를 위해 애써줘서 고맙습니다.)

비행기 내에서 처음으로 저를 향한 박수를 받으며
얼굴이 빨개져서 어쩔줄은 몰라했지만.. 그 순간 드는 생각은 이거였습니다.
"아 미국에서 군인은 정말 할만한 직업이구나."


저도 사실 미국에 대한 애국심, 사랑 이런건 크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저 조차도 이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호감이 들게 할 정도로
따뜻한, 미국 사회의 군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란..대단하더군요.

이렇게 사회적인 인식과, 자본 개인주의에 입각한 개개인의 투철한 프로정신,
그리고 거대한 세계대전 및 수차례 치뤄온 지난 시간의 노하우가 어우러져
미 해군이 이렇게까지 세계최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 해군은 참 많이 발전했습니다.
정말 그 하루가 다르게 높아진 위상에 바다건너서 바라보는 저도 가슴이 뿌듯합니다.
아직 발전할 가능성도 많고
정말 언젠가는 미해군과 대등한 동아시아의 대해군이 될날도 멀지않았겠죠.
그렇기에 기대합니다.
어서빨리 군인에 대한 대우가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국방이 튼튼한 나라에서 뭐가 될래야 되는 것이고
그 국방의 기초는 군인 개개인이기에.


글이 갑자기 쓰다보니 너무 많이 딴 곳으로 센거 같아서 이만 줄입니다.
그럼 -_-)>


p,s : 제 소속이 미해군 141 전자전항공대대 인데요. 음..프라울러...정말 시끄럽습니다. 지금도 한대 날아가는데..저놈의 시끄러운 엔진;; 진짜 가격만 아니면 걸레로 만들어버리고 싶습니다.-_-



출처는 디씨 해전겔이며 개인적으로 상당히 부럽다는생각이듭니다
국가를 지키는 일을 한다는걸 일반시민들이 알고 격려를 해준다는
자체가 정말 너무 부럽네요
울나라도 언젠간 그리 되겟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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