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러일전쟁 중 쓰시마 해전으로 인해 제 3의 함대라는 발트 함대가 모조리 물속으로 수장당하고, 볼셰비키 혁명 이후 끝임없는 숙청과 혼란으로 인해 소련의 해군력은 그야말로 저질 그 자체인 상황이었습니다.

다행이 1930년대 들어 나름으로 군 내부 분위기도 수습이 되고, 본격적으로 해군력의 현대화가 논의됨에 따라(그래봤자 영/미/일 등의 주요 해군강국들에 비하면 뒷북도 한참 뒷북이었으나) 나름대로 야심찬 전함과 순양함의 건함계획이 세워집니다.

처음에는 한번도 3만톤급 이상의 전함을 건조해 본 적이 없는 소련인지라, 미국에 35,000톤급에 16인치 주포를 탑재한 전함의 건조를 타진했으나, 이 협상은 결렬되고 맙니다.

이에따라 자국에서 다소 무리를 좀 해서라도 건조를 하기로 계획이 이루어졌는데, 이에 1936년에 계획된 전함이 바로 Sovyetskiy Soyuz (Project 23)입니다.

함의 규모도 매우 커서 일단 스팩상으로는 미 해군의 Iowa급과 동급이라고 할 수 있었으나, 소련 해군의 4개 함대에 기함의 형식으로 분산되어 각 1척씩 4척이 건조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실제로 건조되었더라도 효과는 미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번함 Sovyetskiy Soyuz는 발틱조선소에서 1938년 7월 15일 기공에 들어갔으나, 독소전 개전으로 인하여 1941년 7월 10일 중단되었으며, 이후 다시 건조재개가 되었으나 1947년 건조계획이 완전히 중단됩니다.
2번함 Sovyetskaya Ukraina는 말티 조선소에서 1938년 10월 31일 기공에 들어갔지만 1941년 7월 10일 역시 중단되었으며, 이후 이 지대를 점령한 독일군에 의해 파괴됩니다.
3번함 Sovyetskaya Byelorussiya는 모로트후스크 조선소에서 1939년 12월 21일 기공에 들어갔으나, 1940년 10월 1일 건조중단되었으며, 1947년 건조가 취소됩니다.
4번함 Sovyetskaya Rossiya 또한 모로트후스크 조선소에서 1940년 3월 21일 기공에 들어갔지만 같은 해 10월 19일 건조중단되었으며, 1947년 건조가 취소됩니다.

이후 이 계획은 다시 발전되어 Project 24란 계획으로 다시 1950년대 초반 구상되었으나, 후르시초프의 해군의 주요 전함 및 순양함 건조중단 명령에 의해 모두 취소됩니다.

사실 후르시초프의 결정은 핵무기의 시대가 점차 도래하고 이제는 대형 전함따위는 모두 폐기되는 현실임을 잘 직시한 것이나, 이 결정을 좀 더 상세히 본다면 소련 해군 총사령부의 해군 발전계획권한을 빼앗아 소련 총정치국과 소련군 총참모부로 넘김에 따라 소련해군의 기형적인 전략/공격원잠 건함중심계획의 시발점이 됩니다. 해군전략의 불균형의 시초가 된 셈이죠.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에 다시 해군 발전계획권한이 소련 해군 총사령부로 다시 돌아올때까지 이어집니다.


제원

길이 : 259.6m
폭 : 38.9m
흘수 : 10.37m
만재배수량 : 65,150t
추진기관 : 증기터빈 12기, 출력 201,000hp, 항속거리 14kt시 5,960nm
속력 : 28kt
무장 : 406mm 50구경장 3연장주포 3포탑, 152mm 57구경장 2연장주포 6포탑, 100mm 56구경장 단장대공포 6문, 37mm 8연장 대공포 4문, 457mm 어뢰발사관 2문
장갑 : 벨트 420mm, 데크 125mm, 주포탑 495mm, 함교 480mm
승조원 : 1,66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