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1930년대 말 영국 해군을 따라잡기 위해 나치독일제국해군(Kriegsmarine)이 세운 Z 계획과 그 계획의 중심이라 할 수 있었던 Schlachtschiff H - 그들중 초기 계획안인 H39형부터 H43형까지 언급했었습니다.

이제는 그 계획의 최종판이자, 실제로 건조가 되었더라면 세계 최대의 군함으로 알려졌을 H44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세계 최대 군함이라고 충분히 불릴만한 이유가, 지금까지 건조된 군함 중 세계 최대인 Nimitz급 항공모함 보다도 길이/폭/흘수/배수량 모든 면에서 더 큽니다. 물론 여기에는 정식 건조를 예정하지 않고 설계되었고, 전세계 어떤 전함보다도 더 강력하고 큰 전함을 추구했던 히틀러의 입김, 그리고 항공공격과 어뢰/기뢰공격에 대한 뛰어난 방어력을 가진 전함을 추구했던 나치독일제국해군의 희망이 다소 들어갔다는 이유가 한몫 합니다만.....

H형 전함의 마지막 설계안인 H44형의 특징은 어뢰에 대한 방어가 더더욱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해군 설계자들은 어뢰가 전함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느꼈고 그래서 어뢰 방어를 위해 전례가 없는 엄청난 조치들을 취하였습니다. 그러한 추가된 대책으로 인해 H44형 전함은 연합군의 작약량이 늘어난 신형 어뢰에 연속적으로 맞고도 버틸 수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H44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일본 전함 야마토를 격침시켰을 때 이상의 연속적인 어뢰 명중이 요구되었을 것입니다.

흘수선 아래가 깊어짐에 따라 비접촉 근접 폭발의 위협이 추가로 제기되어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도 보강됩니다. 그것은 노르웨이에 정박해 있던 전함 Tirpitz에 대한 영국 해군 잠수함의 기뢰공격 때문이었습니다.

갑판장갑을 더 추가하여 항공기 투하 폭탄에 대한 방어력을 더욱 높이려는 계획도 있었습니다만 그 계획은 영국 공군의 톨보이 폭탄에 전함 Tirpitz가 격침되면서 포기되었습니다. 작약량만 2,540kg인데다가 무게가 5,443kg인 톨보이 폭탄에 대해 설계자들은 그러한 엄청난 폭탄을 막아내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갑판장갑 개선 작업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미 H44에 떡칠된 장갑만 해도 전세계 전함들 중 가장 강력한 방어력을 가진 전함으로 만들어 주었으니 뭐......

비록 정식 건조를 계획하지 않고 설계가 진행된 H44형 전함이지만, 설사 건조를 위한 충분한 자원과 시간이 있었다 해도 실제 건조에 들어가기에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 이유가 독일 내에 H44형 전함이 정박할 만한 항구가 없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만약...만약에(역사에 만약이라는 건 없다지만) 실제로 건조가 되었더라면, 해군사 역사상 그 이름 한번 굵직하게 남겼을 것이고, 기네스북에도 오늘날까지 세계 최대의 군함이라는 기록이 깨지지 않았을 것은 분명합니다. (그 외에도 야마토와 무사시같은 최후를 똑같이 맞이했을 수도 있고....)




H44 제원

길이 : 345.3m
폭 : 51.5m
흘수 : 13.5m
배수량 : 상비 128,930t, 만재 139,264t
추진기관 : 디젤 / 증기터빈, 4축추진, 목표출력 266,300hp, 항속거리 19kt시 20,000nm
속력 : 29.8kt
무장 : 508mm 2연장 주포 4포탑, 150mm 2연장 부포 6포탑, 105mm 대공포 15문, 37mm 대공포 16문, 20mm 대공포 40문, 533mm 어뢰발사관 6문
탑재기 : Arado 196 수상기 4기
장갑 : 현측 380mm, 갑판 140mm, 상갑판부 60mm, 하갑판부 130mm


1,2,3번사진은 H44형 전함의 1:1200 모형입니다.

4번사진은 최의진님께서 만드신 H44의 NavyField 그래픽입니다.
(개인적으로 봐서 NavyField에 나오는 H44의 크기는 실제 계획된 H44의 크기보다 좀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