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eville급을 도입한 70년대 한국 해군의 주력 고속정이었던 백구급 설명

백구급 고속정은 70년대 초반에 동해상에서 방송선이 북괴 함정에게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전력의 보강이 절실해진 한국 해군이 미국에 요청하여 애쉬빌급 1척을 리스로 들여오면서 보유하게 된 함종입니다. 당시에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오사급 미사일 고속정을 대량 도입하던 시기여서 한국 해군으로서는 위기감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사급 미슬고속정에 대응하기 위하여 한국이 긴급히 도입하게 된 애쉬빌급은 60년대 말에 미 해군이 연안 전력 보강을 위하여 개발한 PSMM, 즉 다임무 초계함(Patrol Ship, Multi-Mission)이며 함대함 미슬이 일반화되기 전의 함정이어서 원래는 포함으로 디자인된 것이었습니다. 선체 길이 53.5미터, 만재 배수량 268톤으로, 원래는 CODOG 방식의 추진기관을 채택해서 순항시에는 커밍스사의 1,450마력의 디젤 기관 2기로 운항하다가 전투시에는 제너럴 일렉트릭사의 개스터빈 엔진으로 추진하여 40노트의 최고 속도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무장은 함수 갑판에 레이더 조준식 Mk34 3인치(76mm) 포탑형 함포를 1문, 후부 갑판에는 보포스 수동식 단장 기관포 1문, 그리고 함교 좌우 현측에 20mm 쌍열 기관포를 1문씩 장비하였습니다. 한국 해군은 애쉬빌급의 초도함으로 미해군이 운영하던 PG-96함 Benicia를 리스로 도입하여 백구 51정으로 명명하고 시범 운용에 들어갑니다. 운용 결과에 만족한 해군은 미국의 타코마 조선에 52, 53, 55의 세 척을 발주하게 되는데, 이것까지를 백구급 전기형이라고 부릅니다.(한국 해군은 함번호에 '4'자를 쓰지 않습니다) 56호정부터 57, 58, 59, 61정의 5척은 국내에 설립된 코리아타코마에서 건조하여 이것을 후기형으로 분류합니다. 전기형과 후기형의 차이점은 우선 함포가 수동 장진 방식인 Mk34에서 오토메랄라사의 76mm 고속자동포로 바뀌어 화력이 향상되었고, 함대함 미슬이 전기형은 스탠다드 ARM이었던 것에 반해 후기형은 하푼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스탠다드 미슬은 원래 함대공 미슬을 함대함 미슬로 개조한 것으로서 사정거리가 35km에 불과하여 북한의 오사급 고속정이 장비한 스틱스 함대함 미슬의 사거리 46km보다 짧았고, 탄두의 위력도 스틱스의 513kg에 비해 98kg으로 현저하게 열세였습니다. 후기형에서는 하푼을 장착하여 사거리가 일약 130km로 스틱스의 3배나 되었고 탄두의 중량도 227kg로 충분한 위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추진 기관도 후기형에서는 16,800마력을 내는 아브코 라이커밍사의 TF-95 개스 터빈 6기로 바뀌어 가속성능과 속도가 전기형보다 향상되었습니다. 후기형의 개스 터빈 엔진은 12.53메가와트의 발전능력을 가졌습니다. 또한 함교와 마스트를 포함한 상부구조물의 외양이 전체적으로 재설계되어 겉모습은 전혀 다른 함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백구급은 성능적으로 한국 해군을 위한 최적의 함으로 평가되었으나 70년대 한국의 경제력으로는 대량으로 도입하기 어려운 고가의 함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해군은 1975년부터 78년 사이에 총 9척을 장비하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했으며 백구급의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동함의 축소형인 참수리 고속정을 개발하여 이후 한국 해군의 표준 고속정으로서 양산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백구급은 서해교전으로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참수리 고속정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지요. 70년대 후반부터 FFK(한국형 호위함인 포항급과 울산급)가 속속 배치되기 이전에는 불과 300톤에 못 미치는 백구급 고속정이 한국 해군의 하이엔드로서 구축함의 역할을 했던 시기가 있었던 것입니다.

연평 해전 직후, 참수리급 고속정의 화력부족을 실감한 해군은 차기 고속정으로 300톤 내외의 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경제력 부족으로 포기했던 백구급의 고속정을 30년이 지난 뒤에야 다시 보유하려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만약에 당시에 예산이 가용하여 백구급을 대량으로 장비하였다면 연평해전의 결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으로 보입니다.

(윗글은 "이경숙의 구름카페"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주소는 http://clouds.or.kr/index.htm입니다)

백구급 제원
배수량: 268톤(만재)
전장: 53.7m
전폭: 7.3m
흘수: 2.9m
추진: 아베코 라이커밍 TF-95 개스터빈 x 6 (16,800hp/12.53MW), 2축 추진
속력: 40노트이상
항속거리: 2,400마일(18노트 상정시)
승무원: 27명(사관 5명)

무장:
- GDC RGM-65D 스탠다드 ARM 대함유도탄 x 2(전기형), 2발 예비장착
-매도널 더글러스 RGM-84 하푼 대함유도탄 x 4(후기형 백구56 이하)
-USN 76mm Mk 34 함포 x 1(전기형)
-오토메바라 76mm 속사포 x 1(후기형)
-에머슨 일렉트릭 30mm 다목적 기관포 x 2
-브라우닝 50구경 기관총 x 2
대응장비: 로랄 RBOC Mk 33 디코이시스템(Mk 136발사기)
사격통제시스템:
-Mk 63 함포관제시스템(전기형)
-Mk 1200사격통제시스템(후기형)
-Mk 35 광학조준기
전탐기:
-SPS-58 대공레이더
-마르코니 캐나다 HC 75 탐색레이더(후기형)
-웨스턴 일렉트릭 SPG-50 추적레이더(전기형)
-웨스팅하우스 W-120 추적레이더(후기형)

백구 52- 함번582, 타코마 조선 건조, 1975.3.14 취역
백구 53- 함번583, 타코마 조선 건조, 1975.3.14 취역
백구 54- 함번584, 타코마 조선 건조, 1976.2.1 취역
백구 55- 함번585, 코리아타코마 건조, 1976.2.1 취역
백구 56- 함번586, 코리아타코마 건조, 1976.2.1 취역
백구 57- 함번587, 코리아타코마 건조, 1977. 취역
백구 58- 함번588, 코리아타코마 건조, 1977. 취역
백구 59- 함번589, 코리아타코마 건조, 1977. 취역
백구 61- 함번591, 코리아타코마 건조, 1978. 취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