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항공모함 타이호의 참사
KCX | 2006-09-02 07:25:14
조회 10511 | 추천 2 | 다운로드 23
2차대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건조된 일본의 30,000톤급 항공모함이었던 타이호는 기존에 건조중이던 일본의 주력 항공모함들과는 다른 스타일을 가졌습니다.
보통 일본 항공모함들은 연돌을 선체의 우측 측면부에 배치하여 함재기의 발착을 최대한 이롭게 하는 방식을 택하였지만, 이 타이호의 경우는 처음으로 연돌이 당시 영국 항공모함들의 스타일식으로 함교에 배치되어서 타 일본항공모함에 비해 함교가 커져 있었습니다.
(사실 타이호의 건조에는 미국/영국의 항공모함들 - 특히 영국 해군의 HMS Illustrious가 많이 참고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일본 항공모함으로서는 최초로 장갑화된 비행갑판을 채용하여, 500kg의 항공폭탄을 직격으로 명중당해도 함재기의 이착륙에 지장이 없도록 설계되었는데, 이것의 이유는 이 타이호는 원래 항공모함이 본격 진출하기에는 적 함대의 함재기(혹은 육상공격기)의 공격범위에 들 수 있어 위험한 지대에서도 진출하여 아군 함재기의 행동반경을 최대한 확보해주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항공모함으로서의 설계가 그 원인이었습니다.
다만 이와같은 장갑화로 인해서 동급 항공모함에 비해 탑재기수는 조금 줄어든 편이었죠.
1942년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 항공모함 기동부대 - 1항공함대의 주역들인 아카기, 카가, 소류, 히류 등의 주력항공모함들을 모조리 바닷속에 처넣은 일본해군으로서는 이 타이호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었죠.
1941년 7월 10일 카와사키조선소에서 기공에 들어가 1943년 4월 7일 진수된 타이호는, 1944년 3월 7일 정식으로 취역하여 1기동함대(1항공함대 -> 3함대 -> 1기동함대로 명칭 변경) 1항공전대에 쇼카쿠와 즈이카꾸와 함께 편제됩니다.
1944년 4월 4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타이호는 4월 15일에는 쇼카쿠로부터 1기동함대의 사령기를 넘겨받습니다(당시 1기동함대 사령관 오자와 지사부로 중장). 일본 항공모함 기동부대의 기함이 된 것이죠.
한편 점차 밀리고 있는 일본 연합함대는 그 덩치와 위력을 불려 부활, 사이판 섬 상륙을 위해 밀고 들어오는 미 태평양함대를 저지하기 위하여 1944년 주요 함대들을 필리핀 근해로 출동시키게 됩니다.
당시 출동한 1기동함대의 규모는 주력/경항공모함 9척, 전함 5척, 순양함/구축함/잠수함 각 수십척 등 스프루언스 대장이 지휘하는 5함대를 저지하기 위해 기용가능한 함정들을 대부분 투입하였습니다만.....역사상 최대의 항공모함 기동부대라는 58항모기동부대를 앞세우고 신예 전함 및 순양함들을 동반하고 밀고 들어오는 미 해군 5함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쨋거나 1기동함대의 기함인 타이호 또한 당연히 참가했고, 이것이 타이호의 첫 출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출전임과 동시에 마지막 출전일 것이란 상상은 할수도 없었죠.
6월 14일 1기동함대를 이끌고 기마라에 도달한 타이호는 다음날인 15일 A 작전을 개시하여 산 베르나르디노에서 사이판으로 향합니다.
19일 미국 58항모기동부대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은 타이호는 함재기들을 이륙시킬 준비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잠복중이었던 미 해군 잠수함 USS Albacore의 어뢰 한발을 우현 전방에 명중당하게 됩니다. 이때의 충격으로 전방 엘리베이터의 가동이 중단되지만, 선체 자체의 피해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던 큰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항공연료탱크의 파손이었습니다.
당시 일본해군은 고질적인 원유 및 정유시설 부족으로 인하여 정제되지 않고 항공기에 사용할 수 있는 항공유를 사용했는데, 이 항공유는 쉽게 기화되고 쉽게 폭발할 가능성이 몇십배나 높아 취급에 주의를 요하는 항공유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기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화되기 시작한 항공유는 점차 격납고 안에 가득차게 되는데, 담당 정비사들은 우려는 했으나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방 엘리베이터가 고장으로 인하여 열려 있어 가스가 어느정도 빠져나갈 구멍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30분후 - 전방 엘리베이터가 다시 가동되고, 미 5함대의 58항모기동부대를 공격할 함재기들을 이륙시키기 위해 전후방 엘리베이터는 모조리 올라가고, 격납고는 완전히 가스로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존의 일본 항공모함들과는 달리 비행갑판과 선체가 일체되된 타이호로서는 그 가스의 밀폐정도가 더 심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오자와 중장은 가스가 차고 있다는 보고를 받기는 했으나, 이 위험이 크다고 보지 않았고 미 함대를 공격할 함재기의 이륙이 먼저라고 생각하여, 타이호의 함내 환풍시스탬을 통해서 격납고에 차있는 가스를 다른 함내로 빼내면 함 외부와 연결되어 있는 환풍기를 통해 자동적으로 서서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엘리베이터를 내리지 않고 함내 환풍시스탬만 가동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함내 전체로 가스가 퍼진 타이호는 시한폭탄이 될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게 된 셈입니다.
2차례에 걸친 함재기 발진후, 타이호의 함내에 가득찬 가스는 더이상 구제불능으로 치닫았고, 결국 오후 1시 30분을 기해 함내전방구역에서 발생한 작은 불씨와 동시에 1차 대폭발을 일으키고 전방비행갑판이 날아가고 맙니다.
오자와 중장은 침몰하는 타이호와 운명을 같이 하려고 했으나, 그의 참모들이 강제로 그를 순양함 하구로로 옳기고, 오자와 중장이 퇴함한지 얼마 안되어 타이호에서는 2차 대폭발이 일어나 1,650명의 장교와 수병들의 목숨들을 끌고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그야말로 설마하는 방심이 부른 타이호의 비참한 최후였습니다.
한편 이 전투에서 일본 함대는 항공모함 3척(타이호, 쇼카쿠, 히요)를 잃고 제공권을 상실, 미 5함대에게 사이판 상륙 지원을 고스란히 허락하고 말았으며, 타이호에서 발진한(그야말로 타이호의 목숨과 맞바꾸었다고 할 수 있는) 함재기들은 90%가 미해군 함재기들에게 유유히 사냥당하고 맙니다.
타이호 제원
길이 : 260.6m
폭 : 30m
흘수 : 9.67m
배수량 : 상비 29,770t / 만재 37,270t
추진기관 : 중유보일러 8기, 증기터빈 4기, 4축추진, 출력 160,000hp, 항속거리 18kt시 10,000nm
속력 : 33.3kt
무장 : 65구경장 100mm 대공포 6문, 25mm 3연장 대공포 22문
탑재기(마리아나 해전 당시) : 제로기(A6M5) 26기, 97식 함상공격기(D4Y) 23기, 99식 함상폭격기(B6N) 17기, D3A 2기
승조원 : 1,751명
보통 일본 항공모함들은 연돌을 선체의 우측 측면부에 배치하여 함재기의 발착을 최대한 이롭게 하는 방식을 택하였지만, 이 타이호의 경우는 처음으로 연돌이 당시 영국 항공모함들의 스타일식으로 함교에 배치되어서 타 일본항공모함에 비해 함교가 커져 있었습니다.
(사실 타이호의 건조에는 미국/영국의 항공모함들 - 특히 영국 해군의 HMS Illustrious가 많이 참고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일본 항공모함으로서는 최초로 장갑화된 비행갑판을 채용하여, 500kg의 항공폭탄을 직격으로 명중당해도 함재기의 이착륙에 지장이 없도록 설계되었는데, 이것의 이유는 이 타이호는 원래 항공모함이 본격 진출하기에는 적 함대의 함재기(혹은 육상공격기)의 공격범위에 들 수 있어 위험한 지대에서도 진출하여 아군 함재기의 행동반경을 최대한 확보해주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항공모함으로서의 설계가 그 원인이었습니다.
다만 이와같은 장갑화로 인해서 동급 항공모함에 비해 탑재기수는 조금 줄어든 편이었죠.
1942년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 항공모함 기동부대 - 1항공함대의 주역들인 아카기, 카가, 소류, 히류 등의 주력항공모함들을 모조리 바닷속에 처넣은 일본해군으로서는 이 타이호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었죠.
1941년 7월 10일 카와사키조선소에서 기공에 들어가 1943년 4월 7일 진수된 타이호는, 1944년 3월 7일 정식으로 취역하여 1기동함대(1항공함대 -> 3함대 -> 1기동함대로 명칭 변경) 1항공전대에 쇼카쿠와 즈이카꾸와 함께 편제됩니다.
1944년 4월 4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타이호는 4월 15일에는 쇼카쿠로부터 1기동함대의 사령기를 넘겨받습니다(당시 1기동함대 사령관 오자와 지사부로 중장). 일본 항공모함 기동부대의 기함이 된 것이죠.
한편 점차 밀리고 있는 일본 연합함대는 그 덩치와 위력을 불려 부활, 사이판 섬 상륙을 위해 밀고 들어오는 미 태평양함대를 저지하기 위하여 1944년 주요 함대들을 필리핀 근해로 출동시키게 됩니다.
당시 출동한 1기동함대의 규모는 주력/경항공모함 9척, 전함 5척, 순양함/구축함/잠수함 각 수십척 등 스프루언스 대장이 지휘하는 5함대를 저지하기 위해 기용가능한 함정들을 대부분 투입하였습니다만.....역사상 최대의 항공모함 기동부대라는 58항모기동부대를 앞세우고 신예 전함 및 순양함들을 동반하고 밀고 들어오는 미 해군 5함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쨋거나 1기동함대의 기함인 타이호 또한 당연히 참가했고, 이것이 타이호의 첫 출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첫 출전임과 동시에 마지막 출전일 것이란 상상은 할수도 없었죠.
6월 14일 1기동함대를 이끌고 기마라에 도달한 타이호는 다음날인 15일 A 작전을 개시하여 산 베르나르디노에서 사이판으로 향합니다.
19일 미국 58항모기동부대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은 타이호는 함재기들을 이륙시킬 준비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잠복중이었던 미 해군 잠수함 USS Albacore의 어뢰 한발을 우현 전방에 명중당하게 됩니다. 이때의 충격으로 전방 엘리베이터의 가동이 중단되지만, 선체 자체의 피해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던 큰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항공연료탱크의 파손이었습니다.
당시 일본해군은 고질적인 원유 및 정유시설 부족으로 인하여 정제되지 않고 항공기에 사용할 수 있는 항공유를 사용했는데, 이 항공유는 쉽게 기화되고 쉽게 폭발할 가능성이 몇십배나 높아 취급에 주의를 요하는 항공유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기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화되기 시작한 항공유는 점차 격납고 안에 가득차게 되는데, 담당 정비사들은 우려는 했으나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방 엘리베이터가 고장으로 인하여 열려 있어 가스가 어느정도 빠져나갈 구멍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30분후 - 전방 엘리베이터가 다시 가동되고, 미 5함대의 58항모기동부대를 공격할 함재기들을 이륙시키기 위해 전후방 엘리베이터는 모조리 올라가고, 격납고는 완전히 가스로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존의 일본 항공모함들과는 달리 비행갑판과 선체가 일체되된 타이호로서는 그 가스의 밀폐정도가 더 심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오자와 중장은 가스가 차고 있다는 보고를 받기는 했으나, 이 위험이 크다고 보지 않았고 미 함대를 공격할 함재기의 이륙이 먼저라고 생각하여, 타이호의 함내 환풍시스탬을 통해서 격납고에 차있는 가스를 다른 함내로 빼내면 함 외부와 연결되어 있는 환풍기를 통해 자동적으로 서서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엘리베이터를 내리지 않고 함내 환풍시스탬만 가동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함내 전체로 가스가 퍼진 타이호는 시한폭탄이 될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게 된 셈입니다.
2차례에 걸친 함재기 발진후, 타이호의 함내에 가득찬 가스는 더이상 구제불능으로 치닫았고, 결국 오후 1시 30분을 기해 함내전방구역에서 발생한 작은 불씨와 동시에 1차 대폭발을 일으키고 전방비행갑판이 날아가고 맙니다.
오자와 중장은 침몰하는 타이호와 운명을 같이 하려고 했으나, 그의 참모들이 강제로 그를 순양함 하구로로 옳기고, 오자와 중장이 퇴함한지 얼마 안되어 타이호에서는 2차 대폭발이 일어나 1,650명의 장교와 수병들의 목숨들을 끌고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그야말로 설마하는 방심이 부른 타이호의 비참한 최후였습니다.
한편 이 전투에서 일본 함대는 항공모함 3척(타이호, 쇼카쿠, 히요)를 잃고 제공권을 상실, 미 5함대에게 사이판 상륙 지원을 고스란히 허락하고 말았으며, 타이호에서 발진한(그야말로 타이호의 목숨과 맞바꾸었다고 할 수 있는) 함재기들은 90%가 미해군 함재기들에게 유유히 사냥당하고 맙니다.
타이호 제원
길이 : 260.6m
폭 : 30m
흘수 : 9.67m
배수량 : 상비 29,770t / 만재 37,270t
추진기관 : 중유보일러 8기, 증기터빈 4기, 4축추진, 출력 160,000hp, 항속거리 18kt시 10,000nm
속력 : 33.3kt
무장 : 65구경장 100mm 대공포 6문, 25mm 3연장 대공포 22문
탑재기(마리아나 해전 당시) : 제로기(A6M5) 26기, 97식 함상공격기(D4Y) 23기, 99식 함상폭격기(B6N) 17기, D3A 2기
승조원 : 1,75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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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luftwaffe | 2006-09-02 | 추천 0
살마꾸미 | 2006-09-02 | 추천 0
가지는 그야말로 "휘발유"입니다. 그러나 후자는 일종의 외연기관으로서 실린더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폭발연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옥탄가는 무시하며 휘발성도 한참 낮은 "등유"
의 일종입니다. 실제로 깡통에 등유를 붓고 불을 붙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살마꾸미 | 2006-09-02 | 추천 0
나머지 한 발은 모함에 명중하였습니다.
백골23 | 2006-09-02 | 추천 0
peergynt | 2006-09-02 | 추천 0
KCX | 2006-09-02 | 추천 0
KCX | 2006-09-02 | 추천 0
KCX | 2006-09-02 | 추천 0
도둑잡기 | 2006-09-02 | 추천 0
여행중인 바다의늑대. | 2006-09-02 | 추천 0
luftwaffe | 2006-09-02 |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