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서핑중 그냥 단순한 생각에 들어갔던 링크였는데, 좋은내용이 있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웬만하면 모두들 안가려는 군대지만 어떤 이들에겐 군입대 자체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육군사관학교 지망생인 윤호철씨(21)는 3년째 수험생 생활을 하고 있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시력 때문에 4급 판정을 받았지만 신체적인 문제로 꿈을 포기할 수 없어 삼수생의 길을 택한 것.



올해가 사관학교 시험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 공부한 결과 모의고사 성적은 450점 이상으로 합격선을 웃돈다. 하지만 나쁜 시력으로 인해 1차시험에서 합격한다고 해도 2차시험에서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력교정 수술도 생각해봤지만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에 오랜 수험생활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처지여서 집에 손을 내미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윤씨는 현재 입시학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공부하는 처지.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무료수술로 군입대를 도와주는 슈퍼강군만들기 캠페인(www.ganggun.com)을 알게 되었고 도움을 요청했다. 슈퍼강군캠페인은 여러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윤씨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윤씨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윤씨는 지난 4월 ‘아사 라섹’ 수술을 받았고 현재 시력이 1.5 정도로 거의 회복되었다.

윤씨는 어렸을 때부터 군인의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그는 고답적이지만 ‘국가와 민족에 대한 봉사’를 위해서 군인의 길을 택했다고 말한다. 윤씨는 “절제된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제복을 입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다”며 웃었다. 키 187㎝에 몸무게 80㎏의 건장한 체격. 준수한 외모에 굳건한 각오까지. 시력만 제외하면 나무랄 데 없는 사관학교 후보생이다.

슈퍼강군만들기 김은상 사무부장은 “인터뷰를 해보면 본인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데 윤씨의 경우 군에 가야 한다는 목적의식과 의지가 분명했다”고 밝혔다.

윤씨에게 무료시술을 해 준 사람은 아이러브안과의 박영순 원장. 박원장은 국가대표 안과의사로 소문나 있다. 태릉선수촌의 국가대표 체육선수들 70여명에게 무료로 수술을 해준 바 있다.

슈퍼강군만들기 사업본부의 요청을 받은 박원장은 즉시 윤군을 불러 시력을 검사한 뒤 근시와 난시가 심한 것을 발견하고 아무런 조건없이 3백만원이 드는 최신 수술로 윤군의 시력회복을 도와주었다. 박원장은 2003년에도 현역복무가 불가능한 청년 10여명에게 무료수술을 지원한 바 있다.

박원장의 선행은 98년부터 시작됐다 열린의사회 초대단장으로 몽골, 미얀마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는가하면 봉사단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회장으로 정신대 할머니들의 나눔의 집 의료봉사, 불우한 이웃들을 위한 개안 수술 등을 해줬다. 최근에는 정밀 검사가 필요한 독거노인 8명을 병원으로 모셔 치료를 해주기도 했다.

박원장은 “사랑을 베푸는 일은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며 “윤씨처럼 나라의 동량이 될 재목들에게 앞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웃었다.

윤씨는 “군 입대에 필요한 큰 걸림돌을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에 넘어설 수 있었다”며 “반드시 사관학교에 입학에 은혜에 보답하고 민족과 국가에 봉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사회서 받은 혜택 자원봉사로 보답



슈퍼강군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무료 시술을 받는 사람은 누구나 결연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현재 슈퍼강군만들기와 결연을 맺고 있는 가정은 4가정으로 총 7명의 아동을 지원한다.

‘키다리 아저씨’라는 이름의 이 모임은 군대에 가기 전이나 제대후에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동안 수술을 받은 이들은 100여명. 아직 현역군인으로 있는 경우가 많아 모두들 봉사활동에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

결연을 맺은 사람들은 매달 1만원을 결손 가정에 후원해야 함은 물론 수시로 아동의 가정 상황을 살펴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을 때에는 슈퍼강군만들기 사업부와 함께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지난해에는 결손가정을 위해 김장을 담그는 행사를 하는가 하면 슈퍼강군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결연을 맺은 8사단 공병대대와 함께 집수리를 해주기도 했다(사진). 결연 아동이 소속된 한국복지재단 행사에 참가해 아동들과 함께 어울리는 등의 활동도 펼쳤다.

후원자들이 대부분 군 복무자 혹은 군 입영 대상자이다 보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휴가 등을 이용해 아이들을 돌본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큰 귀감이 된다.

슈퍼강군만들기 수혜자인 해병대 1사단 소속 김효진씨(22)는 지난 3월 휴가를 나와 결연 아동의 집에 방문 케이크 등을 사가 깜짝 파티를 열어주었고 집수리 행사에 참가했던 8사단 공병대대 장병들은 올해 1월1일 휴가를 나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기도 했다. 키다리 아저씨 모임에는 후원자들도 많다. 예비역 박신헌씨(35)는 이 모임의 취지를 듣고 후원자로 나선 경우. 소년가장에게 1백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적지 않은 주부, 대학생들이 ‘키다리 아저씨’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슈퍼강군만들기 측은 “나라를 지키는 일과 함께 봉사에 힘쓰는 젊음이 대견하다”며 “좀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어 이들이 다시 사회 봉사에 힘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

<사진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