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재미난 글을 읽으니 저의 소시적이 생각나서 ....


전 방위병 출신입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꼬이고 꼬여서

사단 신교대 경비중대에 배치 되는 바람에 일요일고 공휴일이고 없이 그저

차례되면 출근해서 하루 종일 보초만 서는 황당한 임무를 부여 받았더랬습니다.


제가 자대에 배치 받고 한 3개월 쯤 지나서의 일인데...

저희 분대에 전입병 하나가 들어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방위병들 그렇게 키큰 사람이 없는데

이친구는 180 가까이 되는 장신에(?) 어깨도 떡 벌어진것이 완전 위병소 근무자 상으로 생긴

그런 사람이었죠... 자대 배치되자 마자 바로 위병 근무 수칙을 대강 교육해서 바로 위병소에

투입했지요.


그런데 저희 부대 배치가 어떻게 되어있는가 하면, 신교대 정문에 사거리가 있고 바로 30m 쯤

건너편에 사단 본부 위병소가 있어서 항상 중요 인물들이 출입지 잦은 동네였단게 문제였습니다.

마침 제가 근무를 마치고 돌아서는 근무 교대 타임이었는데, 저녁 퇴근 시간 비슷한 무렵이었습니다.

저는 근무 교대를 하고 아직 차량번호를 잘 암기하지 못한 이 신병에게 건너편 사단본부에서 차가 나오면

무조건 큰 소리로 차종과 번호를 전달하라고 인계를 하고 있었고, 위병 조장과 일직하사가 서로 위병소 안에

서 근무 교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친구가 배운대로 바로 소리를 치더군요...

이친구가 올라서자 마자 한마디 하던군요 보통 지프차를 군대에서는 1/4라고 부르잖습니까?

신 병 : "1/4 한대 나옵니다"

위병조장 : " 몇호차냐 ? "

신 병 : " 어 ~~ 무슨 꽃무늬 찹니다 !!!"

위병조장 : "꽃무늬 ????? "

세상에 꽃무늬를 단 1/4 라니 말이 안되잖습니까 ? 도대체 이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하고 뛰어 나오고, 돌아서 있던 저도 고개를 돌려 사본 방향을 처다보니 아글쎄

별 두개 달린 전투 1호차 사단장님 찝차가 슬렁 슬렁 기어나오고 있지 뭡니까 ?

나 : " 성판입니다 !!! 성판 ~~~" 라이트를 껌뻑이는게 사단장님이 타고 계시더군요...

" 사단장님입니다 !!!!!!!!~~~~~~~~~~"

모두 위병소에서 뛰어 나오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장하신 신병 께서 아직 성판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으신 상태라서 글쎄

빨강판에 별 두개짜리 성판을 꽃무늬 차로 만들어 버렸지 뭡니까....

그친구 제가 해제 할때 까지 전 대대에서 꽃무늬로 통했는데 아마 끝까지 갔을껍니다.

하긴 지금 생각해 보니 성판과 꽃무늬 그게 그거처럼 보이긴 하네요...


하여튼 57사단 언더우드 부대 선후배님들 잘들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저희 부대랑은 상관 없는 위병소 사진 입니다만 분위기는 똑 같군요

참고로 그래도 위병소인지라 근무땐 저희도 위장복을 입었었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