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라! 인류여. 빙하기 이전의 인류의 위용을!
거기에는 머리위로 한껏 치솟은 뿔을 자랑하며 보무도 당당히 걸어다니던 우리의 조상들이 계셨던 것이나니!

우리는 수천만년의 시간을 지나면서 화석으로 남겨진 골격만을 갖고 그 골격의 주인공과 그 주인공이 살던 시대를 논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으므로 더 깊은 진실은 언제나 미궁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나는 과학자들이 태초의 인류라고 주장하며 제시하는 인류의 조상의 화석을 보면 여러가지 궁금증을 갖습니다. 이 사람의 피부는 무슨 색이었을까…머리카락은 무슨 색이었으며 그 눈동자는? 그 목소리는?

어쩌면 인류의 조상은 과학자들이 부족한 상상력으로 모욕적으로 그려 논 저 북경원인…구부정한 모습에 이발도 안하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아저씨가 아니라…지성이 빛나는 이마와 유머가 넘치는 눈길을 가진…오염되지 않은 존귀함을 갖춘 존재일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내가 굳게 믿는 이 뿔 달린 인간이라는 가설을 정당화 시키기 위하여 몇몇 말도 안 되는 주장과 더불어 조작된 증거까지를 서슴지 않으면서 여러분과 황당한 상상력을 즐겨보려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저의 글을 읽는 분들의 필수적인 너그러움과 유머감각을 부탁드리며.....


<촤초의 인간>
최초의 인간에는 분명히 뿔이 있었습니다.

★증거사진-1, 자신의 뿔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인류의 조상

이러한 나의 주장에 대하여 오래된 인류의 화석에는 뿔이 없지않느냐? 하는 질문은 용납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인류의 머리 꼭대기에 위엄 있게 자리했던 “뿔”은 두개골이 연장된 것이 아니며 두피(頭皮)가 각질화하여 만들어진 것이므로 수백만년의 화석화 과정에서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견고함이 없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의 머리를 자세히 보면 "가마 자리"가 있지 않습니까? 이 자리가 바로 우리의 영광스럽던 뿔이 있던 자
이 뿔은 남자들에게만 발달하였고 여자들에게는 약간의 흔적만을 갖추고 있었는데…바로 이 뿔이야말로 인간의 암수를 구분하는 성징(性徵)이었던 것입니다.

남자들의 뿔은 그 내부가 연질의 골수로 채워지고 모세혈관이 채워져 있어서 평소에는 황색을 띄고 있었으나 성질을 내면 혈액이 채워져 붉은 색으로 변색되곤 하였습니다.

잘 생긴 뿔은 바로 남자의 상징이었지요.
아침에 일어나면 남자들은 이 뿔을 부드러운 사슴의 가죽으로 닦고 멧돼지 기름을 발라 광을 낸 후에 리본을 둘러 아름답게 장식하였던 것이며….여성들은 뿔이 잘난 남정네를 흠모하고 그리움을 노래하였던 것입니다.

“그대의 붉은 색 뿔을 훔쳐보려니 내 두 뺨이 붉어진다오…" 알타미라 동굴의 벽서에서”


여성들에게 있어서 뿔이 없다는 것은 인류 최초의 성적 콤플렉스(열등감으로서의)였습니다.
남자가 갖고 있는 것을 갖지 못했다는 이 상실감은 머리를 부풀려 자신들의 호도 알 만한 미숙한 뿔을 가리고 이 머리칼을 요란하게 장식함으로 서 대체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심리로 발전합니다.

반면에 이 뿔은 남성에게는 “무기를 가진 자”의 권위를 부여함으로 서 드높은 긍지를 제공했던 것이지요.


<빙하기의 재난>
그러면 이 아름다운 인류의 성징이 왜? 사라졌는가?
빙하기(氷河期) 때문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뿔이 시려워 견딜 수가 없는 것이죠.
할 수 없이 이 뿔을 사슴가죽으로 칭칭 동여매고 다녔는데 그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남자들은 뿔이 상징하는 존귀함을 유지하고자 이 “뿔을 덮는 가죽”을 아름답게 장식했는데… 이 뿔 덮개가 바로 인류 최초의 모자로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 만년의 빙하기가 지나고 인간이 동굴 밖으로 나와서 뿔 덮개를 풀었을 때 뿔은 더 이상 뿔이 아니었습니다.

위엄을 세워주던 각질은 사라지고 추위를 이기려는 모세혈관과 지방질만이 진화되어 완죤히 닭 벼슬처럼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헬렐레 뿔”이 되고 만 것입니다.

★증거사진-2, 헬렐레 뿔에 절망하는 조상님

남성의 성징으로서 드높은 긍지를 보여주던 뿔이 헬렐레 해 진 것은 인류에게 특히 남성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이는 결국 남성최초의 성적 콤플렉스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제 남성들은 뿔이 시려워서가 아니라 이 부끄러운 “헬렐레 뿔”을 가리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뿔 덮개(모자)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한번 자빠진 “헬렐레 뿔”의 퇴화속도는 아주 빨랐으며..인간이 빙하기를 극복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인간의 두상에서 뿔은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남성들은 자신들의 긍지의 상징이던 뿔을 잃고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그나마 “헬렐레 뿔”이 사라졌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것입니다.


<더 큰 시련이 다가오다...>
그러나….문제는 종식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죠.

어느 날 동굴 밖으로 나와 소변을 보시던 인류의 조상께서는 “거시기” 뒤에 낮설은.... 방울같이 생긴 물건이 돌출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이게 하필이면 머리 꼭대기에 있던 “헬렐레 뿔”과 흡사하게 생겼더란 이야기죠.
원래 인간의 고환은 혹독한 빙하기의 기간동안에 보온을 위하여 인체내부의 깊숙한 곳….신장(콩팥)의 옆에 나란히 존재하였습니다.

★자료그림 참조-빙하기 이전의 고환의 원래위치

그런데 이 고환이 빙하기가 끝나고 따뜻해진 날씨에 적응하기 위하여 인체의 표면으로 밀려 내려온 것이죠.

이건 …엄청난 쇼크였습니다.
남성들에게 망신살을 주던 “헬렐레 뿔”이 사라지더니 아래로 밀고 내려온 것으로(그것도 하필이면 항문 가까운 쪽으로…)간주한 인류의 조상(남성)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이런 개망신이?”

남성들은 이 수치를 가리고자 창고에 박아두었던 “뿔 덮개”를 꺼내어 아래로 밀려나온 “헬렐레 뿔”을 가리게 되는데…이것이 바로 인류 최초의 팬티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본시 팬티의 용도가 성기(性器)를 가리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고환을 가리려는 것이었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바 입니다.

수치감(羞恥感)은 어디에 유래할까요? 인간은 왜? 자신의 성기에서 수치감을 느낄까요?
그렇습니다. 수치감은 바로 “뿔”에 대한 드높은 긍지의 몰락에서 온 것입니다.

“뿔”의 몰락을 인정하지 않음이 팬티로 현실을 숨기는 수치로 발전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의 인류의 시대에서 가장 큰 사건은 바로 이 “뿔”이 가져 다 준 남성의 긍지와 여성의 상실감, 그리고 “뿔”의 몰락이 초래한 남성의 좌절과 수치심의 탄생이었던 것입니다.

남성들의 내면에는 이 “영광스러운 뿔의 시대”가 아직도 원형(原形….칼.융의 의미로서의 원형)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 영광스러운 남성의 원형이 바로 “뿔 달린 도깨비”인 것입니다.
형태는 바로 선사시대의 우리 모습에 대한 기억입니다.
머리위에 불끈 솟아오른 외뿔!! 외뿔을 장식하는 붉은 댕기, 악의 없고 천진난만한 행위, 호랑이 가죽으로 만든 팬티, 그리고 한 손에 쥐어진 원시의 사냥도구…도깨비 방망이……

남성이 그 영광의 시대를 잊을 수 있을까요?
이성이 사용하는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인간의 본질 속에 감춰진 기억의 원본도 사라질까요? 아닙니다.

우리 조상들이 단발령이 맞서 그리도 끔찍하게 지키려 하던 상투의 의미는 뭐죠?
상투는 바로 없어진 뿔을 복원시키는 상징물 입니다.
조선시대에 아녀자가 남정네에게 대들 수는 있어도 상투를 잡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상투를 잡는다는 것은 바로 “뿔”을 잡는 행위요, 이는 남성의 상징을 모욕하는 행위니까요.

선생님이 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행위는 본시 선사시대의 추장이 사냥에 공을 세운 전사들의 “뿔”을 어루만져 주던 행위의 유산이며,
마찬가지로 선생님의 핀잔에 머리를 긁적이는 학생의 행위는 사냥에 실패한 전사가 민망하여 자신의 뿔을 점검해보는 행위의 유산인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간의 머리에서 뿔이 사라진 후 참으로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뿔로 인하여 발생된 행위의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탄식하노라>
아아, 슬프도다! 남성들이여.
정신을 차려보니 영광의 시대가 사라졌음을 알겠구나.

벽을 들이 받으며 통곡하려 하여도 뿔이 없으니 이마가 고생이라, 그것이 나를 더 슬프게 하는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