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녁땅 평양근교에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묘가 조성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새알같은 두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외쳤습니다......."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라니?
그들이 단군릉을 만들듯이 추상적 사료들을 어거지로 짜 맞추어 이름없던 고분을 온달과 평강의 묘로 임명했다는 주장인가? 아니면 그대가 진짜 온달장군의 묘를 알고 있다는 이야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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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나는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밝히지 못한 비사(秘史) 하나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다만 먼저 당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이 김바사의 주장은 언제나.....입증된 고증이 아닌 뻥튀기적 허구와 맹랑한 상상력에 그 기반을 둠으로 언제나 읽는 회원님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전제로 글 올리곤 합니다.
다시 한 번 너그러움과 유머감각을 베풀어 주소서.

나의 주장은 온달장군의 묘가 사실은 왕십리에 있다는 것인바.....왕십리 출신인 내가 고장이 간직한 이런 비밀을 밝히는 것에 대하여 그지없는 자부심을 느끼는 바 입니다.


<진실일까?>
세간에 내려오기를 이 왕십리(往十里)라는 말의 유래는 아래와 같다고 하더이다.
조선초 무학대사가 도읍을 정하려고 이 땅에 당도하니 어떤 노인이 여기서부터 십리를 더 들어가라 하였기에 이 땅을 왕십리라 하였다고......

그런데 나는 이런 말을 들으면 내 안의 피가 역류하는 울분을 느끼곤 하지요....이, 이건 왕십리에 대한 모, 모독이여.
나는!! 먼~~훗날 내가 드라마 궁(宮)에서 처럼 황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아름다운 망상에 빠져 나의 삶의 무대였던 이 곳을 왕기가 서린 성지라고 우김으로서 훗날 나의 등극을 정당화해 보고자 합니다.


<과연 왕십리(往十里)인가?>
왕십리는 과연 往十里 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조선 숙종 8년 (1682년)에 동국여지승람의 참조를 위하여 출판된 동여비고에는 삼국시대로 부터 여러시대의 지도가 실려있는데 여기에서 왕십리는 王深里, 王十里 등으로도 표기되어 있습니다.
음...기억이 흐린데....김정호의 지도에도 왕십리는 또 다른 표기로도 나타낸 것으로 기억이 되네요.

즉, 조선의 국가기관에서 만들어진 지도에도 이 지역의 지명에 엄연히 왕(王)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근거가 있다는 것입니다.


<왕(王)십리>
그러므로 나는 우깁니다.
왕십리의 "왕"자는 "往" 이 아니라 "王" 이라는 거지요.
왕십리에는 왕(王)과 관련된 사건이 있었던 것이며 그 사건의 주체는 "온달장군" 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나의 주장이 아무리 데이터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어거지라지만 최소한의 자신의 상상력에 기반한 근거라도 제시해야 겠지요....^.^


<고구려와 백제의 전쟁터>
아주 오래 전에 이곳은 고구려의 땅이었습니다.

주로 한강유역을 경계로 하여 백제및 신라와의 영토분쟁이 있었는데 어느 시점에서 지금의 한양 대학교 언덕과 아차산성을 연결하는 라인이 주전선이 되었지요.

한양대 앞에 있는 "살곳이 다리" 는 원래 나무다리 였는데 이 다리를 사이에 두고 고구려와 백제가 공방전을 벌리니 화살들이 이 나무다리에 무수히 꽃혀 얻게된 이름인 것입니다. (왕십리 사람들은 "살구지 다리" 라고 불렀지요)

백제의 근고초왕이 고구려의 고국원왕을 죽인 이후로 두 나라는 웬수가 되어 있었는데...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 온달장군이 신라군이 포진한 아차산의 반월산성을 공격하다가 전사합니다.


<온달장군의 유해는 어디로 갔는가>
나는 바로 이 온달장군의 시신이 평양으로 돌아가지 않고..... 왕십리에 머무른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평강공주는 남편의 시신을 평양으로 모셔가지 않고 왕십리 무학산(무학봉)에 안치하고 그 자신도 여기에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장수의 혼은 전장터를 지킨다>
삼국사기의 온달설화를 보면 온달장군이 전사하여 그 시신을 옮기려하자 시신이 움직여지지를 않다가 평강공주가 와서 설득하니 비로소 관이 움직였다고 전해내려 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나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그 의미는 온달장군이 생전에 승리하지 못한 전장터에서는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휘하 장수들에게 밝혀왔다는 것인데 이는 바로 죽어서도 왜구를 견제하려는 신라의 문무대왕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온달장군"의 이러한 의지를 전달받은 평강공주가 어거지로 그 유해를 평양으로 모시고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온달의 한이 맺힌 아차산 반월산성이 바라보이는 무학봉 정상에 온달의 묘를 만들고 평강공주도 그 산의 아래에 거처를 마련하고 사랑하던 낭군을 그리며 살아갔던 것입니다......


<어린소년의 증언>
어린 시절 무학여고와 무학초등학교가 있는 무학봉 정상에는 엄청 커다란 봉분이 2개 있었습니다.
아무도 보살펴주지 않는 무관심속에서 이 붉은 무덤은 이미 절반이나 무너져 있었는데...지금은 그 존재조차 없어졌을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그리고 그 아래....행당동에는 공주묘(아기씨당)라는 사당이 지금도 있습니다.
공주묘? 도대체 어느 공주의 사당일까?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모르는 이 무덤과 사당에 "온달" 과 "평강" 을 대입하여 이 미스테리를 풀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남녀의 사랑과 왕십리>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평강공주는 아차산의 반월산성 전투에서 전사한 남편을 그의 뜻에 따라 아차산이 보이는 왕십리 무학봉에 안장하고 그 산아래에서 오랜동안, 아주 오랜세월을 남편만을 그리워하며 살다가 떠났다고 말입니다.

이 두사람의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에 감복한 진펄리 사람들은 그를 기리는 사당을 짓고 온달장군을 왕이 되셨을 분으로 승격하고 그 분들의 혼이 담긴 이 땅을 왕이 혼백이 계신 동네......."왕신리(王神里)" ....로 불렀다는 주장인 것입니다.


**** 후 일 담 ****

1.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도읍을 정하기 위하여 이곳을 찾은 무학대사는 왕십리에 기묘한 정기가 흐르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관찰하기 위하여 무학봉에 오릅니다.
거기에서 알 수 없는 묘를 발견하고 바로 이 묘에서 나오는 정기가 머일리 아차산성까지 덮고 있는 것을 감지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새로운 왕조의 도읍지에 알 수 없는 기운이 흐르는 것은 감수해서는 아니될 것이야....."

결국 무학대사는 왕십리를 덮는 기(氣)의 세력을 꺼려하여 왕십리로 부터 십리를 더 들어가게 되었던 것이지요.

2. 도읍을 세운 후에도 이 왕십리의 기운이 계속 마음에 걸림돌이 되었기로 왕십리 무학산 아랫쪽 일대 (금호동, 약수동 일대)를 공동묘지로 조성하고 시체가 나가는 전용의 출구인 시구문(광희문)을 만들어 성의 동쪽에서 불어오는 기운을 약화시키려고 시도합니다.
원래 음양오행의 원칙을 따른다면 한양사람들의 공동묘지는 북방에 만들어져야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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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DNA>
친구여....그대의 자녀에게 내가 만든 허구의 이야기를 전해다오....

야사의 "허구"는 "역사의 진실을 담는 그릇"이 되는 법이며 어린 소년의 마음에 역사의 DNA 를 주워먹게 하는 달콤한 매체가 되는 법이라네.

언젠가 소년이 이 허구의 보자기를 벗겨버려도...이미 늦었네.
그 보자기속에 은근슬쩍 담아두었던 이 땅에 대한 사랑의 내음을 한 번 들이켰을 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