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쿼터를 찾아서
김바사 | 2006-02-25 14:20:51
조회 5312 | 추천 6 | 다운로드 4
...헤드쿼터를 찾아서...
역사란 인간의 기억속에만 남겨지는 것이 아니다.
그 역사의 현장에 있던 바위와 나무와 집들에 아로새겨지는 것이고, 아우성은 바람에 실려 소문보다도 빨리 육합에 전파되는 것이리.
******************************
아래의 사진은 인천상륙 북한군이 헤드쿼터(지휘본부)로 사용하던 건물입니다.
건물이 아름답지요? 이 건물의 이름은 인천각이며 지금의 자유공원 꼭대기에 있었습니다.
<월미도>
월미도는 예사로운 섬이 아닙니다.
이 작은 섬은 인천항 개항 이후에 끊임없이 외세에 시달리던 이 나라의 형편을 하나도 빠짐없이 바라보았을 뿐 아니라 개항 이전에도 외세의 침략을 받을 때에 대비한 왕실의 비상탈출용 별궁이 설치되어 있던 곳입니다.
이 섬은 1904년에 인천 앞바다에서 벌어진 일본과 러시아의 해전을 지켜보았으며 피투성이가 되어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바랴크"호와 자폭하는 "카레이츠 호"의 굉음에 흔들리기도 하였습니다.
그 보다 이전에는 일본의 "운양호"가 으시대며 나대는 횡포를 지켜보았으며, 그보다 이후에는 이 항구를 통하여 상륙하는 일본의 침략군대를 안타까이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지요.
세월이 흐르자 별궁이 있던 자리에는 일본군대의 병참고가 세워져서 산더미같은 석탄더미가 우리가 자긍심을 압살시켜 버리더니만 또 그리 멀지도 않은 세월이 흐르자 섬이 뒤집할듯한 포성과 함께 인천상륙작전이 개시되었던 것입니다.
<유년의 추억>
아주 어린 유년의 어느 날,
부친은 어린 나의 손을 잡고 인천항에서 방파제를 따라 월미도로 산책을 하셨습니다.
봄날의 따스한 태양아래 펼쳐진 인천항과 방파제를 걷는 유람객들의 모습은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으로 내 가슴에 새겨졌으며 월미도 입구의 초라한 정자에서 얻어마신 한 사발의 식혜는 생애 최초의 미각의 기억이 되었지요.
바로 그 유년의 하루,
따사로운 태양과, 양산을 든 여인네들과 식혜 한사발의 감미로움으로 인하여 나는 그 섬에 대하여 언제나 그칠 수 없는 관심과 사랑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언제부터인가 인천을 찾으면 반드시 월미도를 찾아갔고 그런 나의 손에는 오래된 월미도 지도 한 장이 쥐어져 있었던 것이지요.
<왜? 헤드쿼터인가?>
그러면 왜? 헤드쿼터인가?
인천상륙작전 당시에 이 섬에는 약 400여명의 인민군이 이 섬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200 여명정도가 사살되고 136명이 포로로 잡혔는데....사살된 병사중 상당수가 동굴속에서 나오지 않고 저항하다가 미군이 "도져 탱크"로 입구를 막아버려 사망한 사실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이 섬이 평정된 후 그 인민군들의 시신을 꺼내었다는 기록을 찾지못했지요.
그 동굴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 동굴에 갖힌 인민군은 몇명이나 되었을까.....
그런데......이게 왜? 중요하죠? 어차피 그것은 전쟁이었고 그들은 "적군" 이었는데 말이죠.
글쎄요.....어쩌면 이제는 먹고 살만큼은 풍족해진 세월이 주는 너그러움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 너그러움이 그 인민군 병사들도 부모를 가진 어린 병사들 이었을 것이며 그들 또한 전쟁의 수레바퀴에 눌려 죽어간 불쌍한 영혼들이라는 뒤늦은 각성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내가 이 월미도에 새겨져있는 치욕과 쾌락의 역사들을 들추고 다니던 것은 이 섬에 대한 내 애정의 발로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알고자 하는 행로에서 가장 끝까지 내 마음을 붙드는 것은 "위대한 상륙작전의 영광" 이 아니라 죽은 자들의 탄식소리더군요.
"적"이라는 이유로 위로받지 못하는 탄식이 거기에 남아있더라는 것이지요.
역사의 고통은 그 시대에 살다 죽어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때만이 치유될 수 있다고생각합니다.
우리의 너그러움이 이데올로기를 건너뛰어 죽은 자를 위로할 수 있을 때....산자인 우리가 물려받은 고통이 함께 치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죽은 자가 "적" 이었다는 관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그 때 비로소 역사의 한 장이 종식될 것입니다.
..그렇게된다면...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는 헤드쿼터의 자리를 뒤지고, 죽은자의 동굴을 찾아 눈길을 주는 나의 버릇도 함께 종식될 수 있겠지요......
역사란 인간의 기억속에만 남겨지는 것이 아니다.
그 역사의 현장에 있던 바위와 나무와 집들에 아로새겨지는 것이고, 아우성은 바람에 실려 소문보다도 빨리 육합에 전파되는 것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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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은 인천상륙 북한군이 헤드쿼터(지휘본부)로 사용하던 건물입니다.
건물이 아름답지요? 이 건물의 이름은 인천각이며 지금의 자유공원 꼭대기에 있었습니다.
<월미도>
월미도는 예사로운 섬이 아닙니다.
이 작은 섬은 인천항 개항 이후에 끊임없이 외세에 시달리던 이 나라의 형편을 하나도 빠짐없이 바라보았을 뿐 아니라 개항 이전에도 외세의 침략을 받을 때에 대비한 왕실의 비상탈출용 별궁이 설치되어 있던 곳입니다.
이 섬은 1904년에 인천 앞바다에서 벌어진 일본과 러시아의 해전을 지켜보았으며 피투성이가 되어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바랴크"호와 자폭하는 "카레이츠 호"의 굉음에 흔들리기도 하였습니다.
그 보다 이전에는 일본의 "운양호"가 으시대며 나대는 횡포를 지켜보았으며, 그보다 이후에는 이 항구를 통하여 상륙하는 일본의 침략군대를 안타까이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지요.
세월이 흐르자 별궁이 있던 자리에는 일본군대의 병참고가 세워져서 산더미같은 석탄더미가 우리가 자긍심을 압살시켜 버리더니만 또 그리 멀지도 않은 세월이 흐르자 섬이 뒤집할듯한 포성과 함께 인천상륙작전이 개시되었던 것입니다.
<유년의 추억>
아주 어린 유년의 어느 날,
부친은 어린 나의 손을 잡고 인천항에서 방파제를 따라 월미도로 산책을 하셨습니다.
봄날의 따스한 태양아래 펼쳐진 인천항과 방파제를 걷는 유람객들의 모습은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으로 내 가슴에 새겨졌으며 월미도 입구의 초라한 정자에서 얻어마신 한 사발의 식혜는 생애 최초의 미각의 기억이 되었지요.
바로 그 유년의 하루,
따사로운 태양과, 양산을 든 여인네들과 식혜 한사발의 감미로움으로 인하여 나는 그 섬에 대하여 언제나 그칠 수 없는 관심과 사랑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언제부터인가 인천을 찾으면 반드시 월미도를 찾아갔고 그런 나의 손에는 오래된 월미도 지도 한 장이 쥐어져 있었던 것이지요.
<왜? 헤드쿼터인가?>
그러면 왜? 헤드쿼터인가?
인천상륙작전 당시에 이 섬에는 약 400여명의 인민군이 이 섬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200 여명정도가 사살되고 136명이 포로로 잡혔는데....사살된 병사중 상당수가 동굴속에서 나오지 않고 저항하다가 미군이 "도져 탱크"로 입구를 막아버려 사망한 사실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이 섬이 평정된 후 그 인민군들의 시신을 꺼내었다는 기록을 찾지못했지요.
그 동굴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 동굴에 갖힌 인민군은 몇명이나 되었을까.....
그런데......이게 왜? 중요하죠? 어차피 그것은 전쟁이었고 그들은 "적군" 이었는데 말이죠.
글쎄요.....어쩌면 이제는 먹고 살만큼은 풍족해진 세월이 주는 너그러움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 너그러움이 그 인민군 병사들도 부모를 가진 어린 병사들 이었을 것이며 그들 또한 전쟁의 수레바퀴에 눌려 죽어간 불쌍한 영혼들이라는 뒤늦은 각성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내가 이 월미도에 새겨져있는 치욕과 쾌락의 역사들을 들추고 다니던 것은 이 섬에 대한 내 애정의 발로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알고자 하는 행로에서 가장 끝까지 내 마음을 붙드는 것은 "위대한 상륙작전의 영광" 이 아니라 죽은 자들의 탄식소리더군요.
"적"이라는 이유로 위로받지 못하는 탄식이 거기에 남아있더라는 것이지요.
역사의 고통은 그 시대에 살다 죽어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때만이 치유될 수 있다고생각합니다.
우리의 너그러움이 이데올로기를 건너뛰어 죽은 자를 위로할 수 있을 때....산자인 우리가 물려받은 고통이 함께 치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죽은 자가 "적" 이었다는 관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그 때 비로소 역사의 한 장이 종식될 것입니다.
..그렇게된다면...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는 헤드쿼터의 자리를 뒤지고, 죽은자의 동굴을 찾아 눈길을 주는 나의 버릇도 함께 종식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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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기갑공정여단 | 2006-02-26 | 추천 0
그나 저나 우리도 과거의 전쟁 희생자들을 위로해주고 북한도 우리 희생자들 위로해주는 그런 좋은날이 왔으면 합니다.
지나가던과객 | 2006-02-25 | 추천 0
옆 일본은 독도를 빼앗으려고 음흉하게 하나 하나 준비 하고있읍니다만
우리는 그사실을 왜면하고 서로 자기 밥그릇 찾으려고 싸우고만 있읍니다
임진 왜란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데 일제 치하를 겪고도 일본이란 나라를 잊고 살아 가려고 합니다 독도를 군사적으로 방어 할수있는 시나리오를 준비 하여야 하고
실제로도 움직여야 저기 않에 갗여서 죽은 인민군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는것이 아닌데
해군에서 전단을 요청했지만 고속정 도배로 끝을 맺은것을 보면서 과연 역사가 잊혀진것인가 반복 되는것인가 회의 하게 됩니다..
하얀나비 | 2006-02-25 | 추천 0
찡찡 | 2006-02-25 | 추천 0
해상병495th | 2006-02-25 |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