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결혼식 모두다 낚이셨습니다.

zebra | 2006-02-16 12: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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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와 관계없는 내용입니다. 관리자께서는 삭제하셔도 무방합니다.
이러니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는 액면가 그대로 믿지를 못하는 이유입니다.
기분 씁슬합니다..

[쿠키 톡톡]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랐습니다. 마치 수배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지하철 결혼식이 자신이 연출한 연극이라고 밝힌 호서대 연극과 신진우(25)씨는 16일 새벽 쿠키뉴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심경을 밝히면서 “본의 아니게 온 국민을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신씨는 “가장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공간인 지하철에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연극으로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결혼식을 보여줘서 우리 서민들에게 감동을 안겨드리고 싶었다”며 “당시 지하철 안에서 빨리 끝내야 하는 시간적 제약이 있었던데다 관객들도 유동적이어서 미처 시민들에게 연극이라는 사실을 알려드릴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신씨와의 인터뷰는 이날 새벽 2시30분부터 2시간 30여분 동안 호서대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신씨와의 일문일답 전문



-지하철 결혼식 연극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해달라.

△ 지하철 연극을 하게 된 건 기존의 연극과 다른 실험극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하철 게릴라 연극은 방학 때 신입생을 환영하기 위한 타이틀로 뜻이 맞는 학생들이 모여 만들었다. 문제가 된 연극은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5호선 신길∼김포공항 구간에서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벌였다.

-지하철 공연팀은 총 몇 명 이었나?

△ 실제로 결혼식 연극을 벌인 사람은 총 6명이다. 호서대 연극과 동아리인 ‘연극사랑’ 소속 남자 3명과 여자 3명이다. 나는 신랑역과 연출을 맡았다. 동영상 속 주인공은 신랑 이기린아(20),신부 조윤정(23)씨다. 카메라를 들고 우리의 연극을 찍어주신 분은 따로 초빙했다.

-지하철 결혼식 외에 다른 공연은 없었나?

△총 5개 카테고리로 연극을 공연했다. 혼자 울고 웃기,지하철 도우미,동성연재자 등이다. 지하철 도우미는 지하철에서 쓰레기를 줍기,애기 봐주기,구두 닦아드리기,신문 펼쳐 보여드리기 등의 이벤트였다.

-지하철 공연을 한 목적은?

△기존 연극은 틀에 박힌 공간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어 관객의 층과 폭이 좁다고 느꼈다. 보는 사람만 계속 즐기는 연극이라는 생각을 떨치려고 시작했다. 그래서 가장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공간인 지하철에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연극을 해보고 싶었다.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결혼식을 보여줘서 우리 서민들에게 감동을 안겨드리고 싶었다.

-언론이 보도하면서 엄청난 파문이 일어났는데.

△우선 연극이라는 사실을 그 당시에 밝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하철은 시간제약도 많은데다 관객들도 유동적이어서 미처 시민들에게 연극이라는 사실을 알려드릴 수 없었다. 우리가 공연한 다른 연극들은 누구나 쉽게 연극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순수하게 연극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의 이런 마음이 누군가에 의해 짓밟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다시 한 번 당시에 연극이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당시에 연극이라는 것을 어떻게든 알렸어야 했던 것 아닌가.

△그날 유독 결혼식 반응이 너무 좋았던 게 화근이다. 일부 여성 승객들은 눈물을 흘리고 할머니는 배우들의 등을 토닥이며 격려해주시는 등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은 듯했다. 승객분들의 박수소리도 유난히 컸다. 그래서 더욱 연극이라고 밝힐 수 없었다. 당시에는 우리가 연극이라는 사실을 알리면 관객분들을 우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당사자도 사실이라고 믿었을 정도인데.

△그 분도 피해자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린다. 연합뉴스가 15일 그분을 인터뷰한 기사를 보면 그 분은 결혼식한 커플만 지하철에서 내렸다고 하셨는데 사실 우리는 당시 6명이 한꺼번에 지하철에서 내렸다. 또 당시 결혼식 커플 앞에서 카메라맨이 마치 영화 촬영하듯 움직였는데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우리의 실수 때문에 동영상을 찍으신 분이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기를 바란다.

-인터넷은 물론 신문과 방송에서 뉴스가 나왔을때 심정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만큼 놀랐다. 8시 뉴스도 나오고 앵커가 제보를 기다린다는 말까지 했을 때는 수배자가 된듯한 기분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동영상속 신랑과 신부도 너무 놀랐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봤다는 후배의 전화를 받고부터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경황이 없었다.

-왜 진작 사실을 알리지 않았나.

△ 14일 오후 8시 뉴스가 나가기 전에 한 방송사에 연락을 취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다. 방송국 관계자분들조차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 연극을 공연한 팀원들이 모여서 비상회의를 열었다. 포털에 ‘연극일지도 모른다’는 댓글이 오르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욕을 하는 것을 보고 지금 우리가 나서봤자 누구도 믿지 않을 것만 같았다.

-많은 분들이 사실이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본의 아니게 우리가 한 연극을 너무 많은 분들이 믿어 주시고 격려와 애정을 쏟아부어주셔서 죄송하다. 우리는 단지 연극을 했을 뿐이다. 감동을 받은 분들이 제발 상심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또 우리는 연극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그래서 실험적이다. 이번 우리의 불찰로 연극을 하시는 분들과 연극학도들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끝으로 한마디 해달라.

△앞으로 꾸준히 연극을 할 것이다. 이번 일이 온국민의 감동을 송두리째 앗은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겁다. 하지만 반대로 연극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감동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도 가지게 됐다. 좋은 연극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켜봐달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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