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에 국방포럼과 관련해 종합적인 설명을 드렸어야 하는데 본업 외에 창립총회 준비문제로 바빠 이제서야 글을 올립니다. 널리 양해바랍니다. 오늘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말씀드렸던 국방포럼 발족(창립)과 관련해 그동안 경과보고와 앞으로의 운영구상 등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1. 창립 취지.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21세기 국내외 안보환경은 인접국가간 이익의 상충, 국제테러활동의 증대 등 불안정성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미간에는 주한미군의 재배치 및 감축,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유사시 연합전력 투사능력의 제한 가능성 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은 군비증강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불안정해져 가고 있습니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국민들의 군과 안보에 대한 경시 풍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일어났던 일련의 군 관련 악성 사고들은 군의 역할과 존립 근거를 약화시켰지요. 또한 한미동맹 및 군 전력증강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국민의 안보의식 해이를 초래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기능은 미약하고 군은 여러 제한 요소들로 인하여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국방정책, 전력증강 사업 등 각종 국방안보 현안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전문성 있는 분석평가를 토대로 국방 정론(國防正論)을 펼침으로써 국민의 안보의식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국방군사 포럼의 설립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에 뜻있는 학계, 군, 경제, 언론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국방군사 분야에 관심 및 애정을 가진 민간인들이 모여 국가 존립의 근본 바탕이 될 국민적 안보의식을 제고하고자 가칭 코리아 디펜스 포럼(Korea Defense Forum - KDF)을 설립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 가을 각종 안보 관련 이슈들이 잇따랐을 때 평범한 직장인, 사업가, 학생들인 여러 회원들께서 “지금은 그냥 온라인상으로만 취미 삼아 군사문제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 뭔가 모임, 네트워크를 만들어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KDF 공동 대표중의 한 분으로 모시려고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예비역 육군대장. 국제정치학박사)는 지난 2일 준비모임에서 발족 취지에 관련해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여러분들께서도 한번 읽어보실 만하다고 생각돼 요약해 소개합니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안보가 매우 어렵습니다. 대륙과 해양세력의 교차점이고 주변국에 비해 약소국으로서 주변국의 의도와 장기적인 국가전략에 예민하고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만 우리는 매우 둔하고 의존적이고 전략적이지 못했습니다. 항시 톱 클래스의 상비군을 준비해야 했지만 다양한 이유와 반대로 그렇지 못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스라엘이나 스위스, 스웨덴에게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국방에 대한 전 국민적인 공감대와 안보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장기적으로 고유한 문화와 전통, 언어를 유지하고 주권을 보존하며 정치 경제적으로 독립성을 가지려면 이런 안보에 관한 국민적 각성과 공감대가 요구된다고 보며 이를 이루는 것을 포럼의 목표로 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극단적인 주장이 맞서고 있는 우리 현실 속에서 사실(팩트)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논리적인 주장이나 접근을 펴는 것을 포럼의 가장 중요한 방향 중 하나로 삼으려 합니다.


2. 포럼 및 비밀 운영 방향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KDF는 온라인 그룹(밀리터리 매니아, 네티즌)과 오프라인 그룹(전문가그룹, 군 출신 등)을 접목시키는 사상 첫 시도입니다. 이른바 제도권과 비제도권의 결합입니다. 국내에서도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다소 위험 부담이 있고 제대로 잘 접합돼 운영될 수 있겠는가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좋은 아이디어이고 취지라며 성원해 주고 계십니다. 제도권과 비제도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방식의 국방 포럼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제 굳은 의지이고 희망입니다. 이것이 성공하려면 양측 모두 이해와 협조, 경우에 따라선 양보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KDF 활동의 주요 방향은 주로 국방군사 현안에 대하여 국민적 여론을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전문성 있는 포럼을 통하여 국가안보에 대한 전략적 미래 대안을 제시하며 온라인 및 오프라인 토론을 통하여 미래 대안을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가는 데 두려 합니다. 기본적인 취지에 공감하고 국가안보 문제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하여 협력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것입니다. 다른 밀리 사이트나 매니아 단체들과의 제휴도 중시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미 공지했듯이 별도 온라인 포럼 사이트를 구축하여 국방/안보/군사전문가는 물론 범국민적 매니아들이 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까지 구축하려 합니다. 포럼 사이트는 비밀 사이트의 한 부분에 링크가 될 것입니다.

데이터 베이스 구축에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고 자금과 인력이 확보 되는대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금도 국내 전문가나 언론은 안보 관련 글이나 기사를 쓰면서 남북한 군사력을 비교하는 때에도 영국의 ‘밀리터리 밸런스’나 미국의 ‘글로벌시큐어리티’ 사이트를 인용하는데 우리가 언제까지 외국 자료와 DB에만 의존해야 합니까? DB작업은 정말 역사적인 사명감을 갖고 추진하고 싶습니다.

포럼 회원은 비밀과는 별도의 회원을 모집해 운영하려 합니다. 회비를 내고 가입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회원 관리는 비밀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몇 개 그룹으로 나눠 이뤄질 것입니다. 또 평소엔 포럼에 참여하신 전문가들의 글을 사이트에 띄워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매니아(네티즌)들이 참여하는 코너도 마련될 것입니다. 회원 가입은 아직 포럼이 정식 출범하기 전이고 포럼 사이트도 만들어지지 않아 뒤에 별도로 공지를 하겠습니다.

비밀의 장래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비밀은 포럼과는 별도로 계속 보완, 발전시킬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서버를 독립시켜 여러분들이 불만을 많이 가진 사안들을 해결하고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여기엔 검색기능 등이 포함될 것입니다.


3. 조직 구성.

조직 구성과 관련해선 그동안 많은 토론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잡아놓은 조직 구성의 골격은 공동대표(이사장), 고문, 이사회, 집행이사회, 자문위원, 사무국, 연구소, 정책실 등입니다.

공동대표중의 한 분은 현재 앞서 말씀드린 김재창 전 한미안보연구회 공동대표(예비역 육군대장, 국제정치학박사)께서 맡으실 것 같습니다. 요즘 군내에 선후배로부터 존경받는 원로들이 드문데요, 김 장군은 그런 분 중의 한 분입니다. 제가 얘기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보신 분들이 소감을 전해주시는 것도 좋겠군요. 또 다른 한 분의 대표는 중진 대학교수님 중에서 모시려고 섭외중입니다.

여기에 이사회 이사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와 예비역 장성 여러분들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현인택 고려대교수, 김경민 한양대 교수, 신성호 서울대 교수,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서영길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해군중장), 이진학 공군항공력발전위 위원장(예비역 공군소장), 이춘근 자유기업원 부원장, 조진수 한양대 교수, 홍성표 국방대 교수, 차두현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 등이 계십니다. 박용옥 전 국방차관,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한국해양전략연구소장), 황동준 안보경영연구원장(전국방연구원장) 등도 참여하실 계획입니다.

제도권과 비제도권의 접합이라는 정신을 살려 우리 사이트에서도 그동안 많은 활동을 해오신 분들을 중심으로 몇 분을 이사진에 포함시켰으면 합니다. 이 문제도 제가 참 고민을 많이 한 대목인데요. 그동안 사이트에 대한 기여도와 포럼 사이트 구축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 위주로 선정해 봤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좋은 글을 올리신 김병기님과 총무로 많은 고생을 해오신 박찬준님, 그리고 포럼 사이트 구축 작업을 위해 몇 달째 본업은 뒤로 한채 자원봉사를 해오고 계신 김민기님,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국제정치 분야에 밝으신 홍순명님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외에 1~3명의 비밀 회원이 더 이사진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분께서 추천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노파심에서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이사라는 것이 속된 표현으로 뭐가 생기는 감투가 아닙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돈도 못 받고 자원 봉사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선 자기 돈을 투자해야 하는 자리인데 꼭 이사가 되시고 싶은 분은 제게 말씀해 주세요.

이사진은 일단 20여명 규모로 출발하는데 앞으로 이사회 협의를 거쳐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고 계속 확대할 계획입니다. 참고로 저는 직책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종의 실무책임자 일을 맡게 될 것 같습니다. 제일 흔한 표현이 사무총장이라는 것인데 너무 권위적이고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좋은 의견 좀 제시해 주세요.


4. 재정문제 및 부탁말씀

가장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재정(예산)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저도 그동안 기사 쓰는 일만 해왔지 이런 사업 성격의 일은 처음해보는 터라 지난 2개월여 동안 작업을 추진하면서 느끼고 배운 바가 많은데요, 그중 가장 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재정문제이더군요. 기존 포럼에 참여하거나 조직을 만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야무야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김민기님이 포럼 사이트 구축과 관련, 여러 업체로부터 다양한 옵션으로 견적을 받아 검토한 바로는 수천만원~수억원의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최고급 사양으로 DB, 고성능 검색엔진 등까지 갖춘 것을 목표로 한다면 싸게 해도 수 억원이 든다고 합니다. 따라서 예산 사정을 감안해 가용 예산 범위 내에서 출발을 하고 재정이 확보되는대로 점차 살림을 늘려가는 형태로 추진하려 합니다.

펀딩은 일단 포럼의 공정성과 객관성 유지를 위해 방산업체나 무기도입 관련 업자(업체)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은 원칙적으로 배제하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더 어려운 점도 있는데요, 몇몇 사업가들이 도움을 약속한 상태이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저도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지난해 퇴직금 중간 정산으로 받은 것 중 일부를 재정에 보태려 합니다.

혹시 주위에서 포럼 취지에 공감하시고 재정적으로 도와주실 분이 계시다면 소개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포럼이 정식으로 창립되기 전이어서 제 개인명의로 일단 포럼용 계좌를 개설했습니다. 포럼에 애정과 관심 있으신 분들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금액의 다소는 중요치 않습니다. 포럼 사이트가 구축되는대로 후원 방식 등에 대해선 차후에 다시 정리해 공지를 하겠습니다. 계좌번호는 우리은행 1002-631-530745(예금주 유용원)입니다.

지금까지 두서 없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말씀을 드린 것 같습니다. 이 얘기를 처음 들으시는 분 중에는 다소 혼란스러움을 느끼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일을 지켜보시던 어떤 분들은 “일을 너무 크게 벌리는 것 아니냐” “우리 안보·문화 환경에서 그런 시도가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시더군요. 저도 어떤 때는 “내가 너무 주제 넘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실패하면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또 서로 다른 성격의 세 그룹을 엮는 일을 하다보니 신경 써야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피곤한 때도 많습니다. 토요일은 기자에겐 유일한 휴일인데요, 오늘도 포럼 창립 준비 때문에 30~40통의 전화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용기를 얻고 있고 힘도 납니다.

특히 우리 비밀 회원 여러분들이 계시기에 힘을 얻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리고 토론방내에 신설된 KDF 토론방에서 좋은 의견 많이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 모두 힘과 뜻을 모아 대한민국 안보국방사에 새로운 장을 한번 개척해 봅시다.

끝으로 포럼 창립총회에 대해 안내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는 2월24일 오후 6시반 전쟁기념관내 전우회관에서 총회를 갖기로 했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행사준비 편의상 행사에 참여하실 분들은 이메일로 미리 기본적인 인적 사항(성명,필명, 휴대전화 번호)을 다음주 금요일까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메일은 bemil01@chosun.com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