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올릴 사진과 글은 조인스 블로그에서 acesuh님이 본인의

월남전 참전기록을 기술하고 계신데 그 기록을

제가 그대로 옮기는 것입니다.





1968년 월맹의 떼뜨공격(1)


들어가는 말
‘떼뜨’는 월남어로 구정을 의미한다. 파월 중에 ‘구정공세’로 표현하는 1968년도 월맹군의 대대적인 작전이 있었고, 필자는 점령당한 퀴논방송국탈환 작전의 중심에 있었다.


퀴논은 맹호부대가 주둔하고 있던 빈딩성의 도청소재지이고, 빈딩성의 모든 군정보기관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는 도시이다. 방첩대 퀴논파견대는 맹호부대에 적정 첩보/정보를 조달하는 주된 임무를 띠고 있었다. 통역장교로서 특히 월남어를 제법 유창하게 했던 필자는 미국/군 및 월남군 정보기관과 정보연락 및 협조임무를 부여받고, 방첩대퀴논파견대에 부관으로 배속되었다. 매일 아침 첫 업무는 미국/군 및 월남 정보기관을 방문하여 정보/첩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부대 파견대장이 공석인 근 1년 가까운 기간에는 파견대장 대행근무를 하다, 후에 파견대장이 부임했으나, 대부분의 업무는 필자가 진행했다(그때부터 지금까지 일복하나는 남들이 추종을 못한다). 자연히 한국군과 파월근로자들의 수사 일부분도 함께 담당하게 되었다.


중국문화권의 구정축제 폭약놀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요란스럽고 무질서하다, 어쩌면 그들은 그 무질서의 방종 속에서 무엇인가 속박 속에서 자유하고 싶은 순간자유를 즐긴다는 생각이다. 귀신을 쫒아내는 놀이가 아닌, 마음껏 내고 싶은 목청을 대신하여 폭죽으로 반항의 음성을 높이는 것 같은 광란의 축제이기도 하다. 산지사방에서 총소리조차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폭발음을 내며, 폭죽의 화염이 도회지를 뒤 덮고, 폭약냄새가 진동하여 전투상황과 분간할 수 없게 된다.


게릴라전, 특히 시가지에서는 피아의 전선이 없고, 군중이 적의 은신처가 되기 때문에, 우군은 적의 표적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으나, 적은 우군의 표적에서 쉽게 은폐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하물며 총소리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군중 속에 은폐된 적의 총구에 누가 희생당할지 알 수없는 혼돈의 상황이 전개된다.


1. 떼뜨공세 대책 정보회의

1968년도 구정은 1월 30일 화요일이었다.

1개월여 전부터 월맹군의 대대적인 구정공세정보가 특히 미정보기관의 믿을만한 정보로 집적되고 있었고, 월남정보기관에도 속속 탐지되고 있었다. 1주일 전부터 각 부대는 비상경계 및 방어태세에 들어갔고, 미정보기관주체로 각 정보부대들 간에 이에 대처한 심도 있는 정보협조 합동회의가 진행되었다(매주 토요일). 첩보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 구정전야 밤 12시를 기하여 월남의 모든 주요도시 방송국을 공격하여 점령한다. 월남해방 방송으로 월남군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2) 전국방송국의 월남해방 방송을 신호로 월남전국의 지하조직은 궐기하여 월맹군에 합세하여 무력통일로 월남을 해방시킨다.

3) 월남의 모든 지하조직은 총동원한다, 1차적으로 월남군을 공격하여 무력화시키고, 2차적으로 연합군을 공격하여 떠나도록 하여 월남을 해방시킨다.

4) 퀴논 방송국은 2개 중대 병력으로 공격하여 점령한다.


미국정보기관들이 비싼 에이전트들로부터(월맹군에도 다수의 첩자가 있었으며 이들의 에이전트들은 월급이 매우 높음) 입수되는 첩보들의 정보가치는 매우 신빙도가 높았다. 따라서 미군들은 경계태세를 매우 적극적이고 삼엄하게 준비해 나갔다. 문제는 이 첩보가 워낙 방대한 계획이어서, 월남군이나 우리 한국군들이 큰 신뢰를 두지 않고 적당히 형식적으로 대처했다는 기억이다. 월남군은 심지어 퀴논 방송국에 공격방어 병력마저 배치하지 않았었다.


우리부대 요원들은 전쟁지역이나 사복근무가 원칙이었다. 신분을 은닉해야 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차량도 월남 자가용번호로 운행되었다. 개인화기는 상의 안에 숨길 수 있는 리볼버 권총과 38구경 권총이었다. 이러한 첩보가 입수되면서, 있을지도 모르는 공격에 대비하여 개인화기를 기관단총으로 보충하였고, 움직임도 자제해야 했다.


1월 20일 토요회의에서 필자는 폭죽놀이가 기습공격에 이용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월남정보부대 측에 ‘빈딘성과 협조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번 구정에는 폭죽놀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줄 것’을 강력히 제안하였다. 미국 측도 이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여 월남 측에서는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사태의 긴박성을 감안하여 1월 20일 이후에는 매 2일 간격으로 회의를 개최하였고(주로 미군 정보부대 회의실 이용), 1월 27일 회의에서 필자는 ’폭죽놀이 금지‘를 재 다짐 받았다.


1월 27일 이후에는 모두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고, 가능하면 움직임을 자제하여 정보회의도 주로 유선상 첩보교환과 꼭 필요한 인쇄물을 상호 수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필자는 매일아침 정규적인 방문은 이어나갔다, 왜냐하면 첩보에 관한한 한국군은 미국/군과 월남 측에 의존하는 수준이어서, 활자화된 정보/첨보를 받아 번역하여 본대(사단)에 보내야 하는 입장이었다.


한진의 군수물자운송에는 미국/군 정보기관의 첩보를 100% 그대로 이용하였다. 군수물자가 약탈되면 적에게 큰 이익을 주게 된다. 첩보가 심각하나 계획을 늦출 수 없는 운송인 경우에는 APC(인원수송 장갑차)를 동원해 호송시키기도 했다. 한진의 군수물자수송에 따른 적정과 첩보협조가 부수적인 임무가 되었고, 필자가 예편 후에 한진의 장ㄹㅈ상무로부터 한진계열 입사를 적극 권유받았었다. -계속-
[2005.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