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비겐님께서 타이콘데로가급의 가분수적인 선체를 언급하심과 동시에 초창기 미 해군의 이지스함 계획에 대해 언급하신지라 그에 대한 계획도를 올려볼까 합니다.

구소련의 대대적인 대함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SPY-1A Aegis 함대방공시스탬을 개발한 미 해군은 본격적으로 탑재 함정의 건조계획에 착수합니다.

일단 미 해군이 1974년부터 처음 제안했던 것은 17,000t급 원자력 타격 미사일 순양함 - Nuclear Powered Strike Cruiser (CSGN-1) 이었습니다. 함대방공과 동시에 장거리 타격무기를 동시에 운용하는 대형 순양함이었죠. 한마디로 미국판 키로프 정도라고 해야하나....키로프와 슬라바의 중간이라고 하면 딱 되겠군요.

하지만 군비축소에 여념이 없는 카터 행정부 아래에서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죠.
당연 의회에서 딱지를 띠고 맙니다.

그래서 1979년부터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당시 미 해군의 주요 원자력 항공모함 기동부대의 대공 방어를 담당하던 CGN-38 버지니아급 원자력 미사일 순양함을 개량한 CGN-42 12,000t급 원자력 미사일 순양함이 제시되었습니다. 본래의 목표에는 부합하지 않았지만 순수한 방공 임무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구상안이 제시되었죠. 1차적으로 4척의 건조가 계획되었고, 기존의 버지니아급 순양함의 대대적인 개수안도 고려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예산이 과다하게 소요된다는 이유로 1981년 취소되어 버립니다.

결국 미 해군의 최후의 보루로 선택된 것이 바로 당시 주력으로 취역중이던 스프루언스급 구축함을 개조해서 탑재하는 안이었죠. 당시 취역중이던 스프루언스급은 장래의 개량에 대비해 넉넉한 선체를 보유하고 있었던 구축함이었죠.

그래서....결국 이 마지막 안이 통과되어 1번함 타이콘데로가가 취역하는데.....

12,000t급 이상의 함정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시스탬이 9,000t급의 함정에 맞을리가 없었죠.

그래서 초기형 5척은 당시 운용하는데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고 합니다.
(퇴역이 빨라진 이유도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의 계속적인 취역으로 넉넉한 함대방공 능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미 함대의 규모가 다소 축소되고 예산절감을 위한 이유가 주가 되지만, 함의 노후화률이 6번함 이후의 함정들보다도 심한 편이여서 그렇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