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추석 명절을 잘 지내셨나요? 정말로 잘 지내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전에 말씀 드린 것처럼 유럽 대륙으로 여행을 갔다 왔어요.

처음에 떠날 때는 긴 일정처럼 느껴져서 걱정이 들기도 했는데, 막상 돌아올 때가 되니까

시간이 짧다는 생각이 들면서 돌아오기가 싫었어요ㅡㅡ;;; 뭐가 그리 아쉬운지...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돌아와서 좋았는데, 필름 값이 너무 많이 들어간 일이 옥의 티였어요.

하마터면 파산나서 굶고 돌아 다닐뻔 했습니다ㅡㅡ;;;

제 디카가 문제가 있어서 필름 카메라를 가져갔는데, 필름이 예상외로 너무 비쌌어요.

그래도 좋은 사진 많이 찍어 왔고 그 사진들을 올릴 생각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의 두 달 동안 영국을 돌아 다니면서 찍은 사진이랑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현상할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빠른 시간 내에 현상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오늘은 KV-2 전차에 대한

글과 사진을 올렸으니 많은 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헝가리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에 있는 서점에서 일본 만화책들을 뒤적이다 우연히

오스트리아에서 발행하는 군사 서적들을 보았는데, 그 중 한 잡지에 KV-2 에 대한 기사와 사진이 있는 걸

보았어요. 물론 독일어라서 무슨 내용인지는 하나도 몰랐지만, 처음 보는 전차 사진이어서 호기심이 생겼고

자료를 검색하면서, 어떤 전차인지 대략이나마 알 수 있었어요.


1939년 겨울에 시작된 소련과 핀란드의 겨울 전쟁에서 KV-1 전차가 성능 점검을 겸한 실전에 투입된 결과에

근거하여 소련군 최고 사령부는 벙커를 비롯하여 적군의 요새를 공격하는데 있어 더 강력한 화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KV-2 전차의 개발에 착수하게 됩니다. 소련군 사령부가 주안점을 둔 화력 강화를

위해 152mm 포의 장착이 결정되어 1909/1930 식의 대포가 장착되지만, 후에 1938/1940 식 M-10 대포로

교체 되며, 대구경 화포의 장착이 가능한 MT-1 포탑이 채용 되었습니다. 1940년에 시제품이 나오고 같은 해

2월에 몇 대의 KV-2 가 성능 점검을 목적으로 핀란드와 전투가 벌어지고 있던 카렐리아 해협으로

수송되지만 실제로 전투에 참가하지는 않았으며, 그 대신에 노획한 핀란드 군의 토치카에 대해 화력을

시험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KV-2' 라는 정식 명칭이 없이 '대형 포탑 전차' 로 불리고 있던 것으로 보아 KV-1 의

개량형으로 인식되고 있던 것으로 보여지며, 'KV-2' 란 명칭은 1941년 초에 생기게 됩니다.

KV-2 의 특징으로는 무지막지한 화력외에도 강력한 방어력과 다양한 구경의 화포를 탑재한 파생형들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우선 독일과의 전쟁이 벌어졌을 때 처음으로 실전에 투입되었는데, 독일군의 105mm 포를 맞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데도 포탄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 전투를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맷집 정말 좋네요ㅡㅡ;;;)

그리고, 152mm 포를 장착한 KV-2 외에도 85mm F-39 대포를 장착한 KV-2와 107mm ZIS-6 대포를

장착한 파생형도 있는데, 152mm 대포를 장착하는 전차를 가지고 왜 이렇게 소구경의 대포를 장착하는

파생형을 만들었는지 이해를 못 하겠어요. 이 부분도 자세히 설명을 드리고 싶은데, 항상 초보라는

한계가 발목을 잡네요ㅡㅡ;;;

비록 강한 화력을 가진 전차이긴 했지만, 변속 장치와 차체에 문제가 많았고 이런 기계적인 결함으로 인해

전투에 참가해서 파괴된 전차보다 고장과 연료 부족으로 인해 버려진 전차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일례로, 소련군의 제 41 전차 사단에 소속되어 있던 33대의 전차 중 22대를 잃었는데 독일군에게 당한 전차는

다섯대 뿐이고 나머지는 연료가 떨어졌거나 기계 고장으로 버려진 전차들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보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작용했습니다.

옆에서 이렇게 도움을 못 받은 걸 보면 참 억세게 운없는 전차란 생각이 드네요.

아뭏든 강력한 화력과 방어력을 지닌 덕분에 독일과의 전쟁이 벌어졌을 때 독일군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고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분전한 전차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기계적 결함이 심각해서인지, 아니면 보급상의 문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1941년 10월에 생산 중단이 결정되어 334대의 생산량을 기록한채 무대 뒤편으로 퇴장합니다.

제 의견으로는 독일의 진격이 너무나 빨라서 한 대의 전차라도 아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 KV-2 보다 T-34 전차를 생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52톤이 넘는 중전차 한 대 보다 T-34 중형 전차 두 대가 더 낫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거든요^^;;;


부족하고 두서없는 글들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추가 설명은 대환영입니다^^;;;

첫번째 사진은 KV-2 의 시제품을 찍은 사진이고 두번째 사진은 107mm 장착한 파생형으로 1941년 5월에

촬영된 사진입니다.

세번째 사진은 독일군의 105mm 포를 맞고도 계속해서 전투를 벌이다 버려진 KV-2 입니다.

마이크 타이슨이랑 비교했을 때 누가 더 맷집이 좋을까요? ^^;;;

네번째 사진은 버려진 KV-2 로 1941년 6월에 촬영된 사진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KV-2 에 관한 자료를 찾던 중에 소련군 전차와 러시아 여성들의 사진을 같이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찾은 사진입니다. 전차랑 여자가 무슨 관계인 건지ㅡㅡ;;;

모두들 남은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