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L-15 자체가 야코블레브의 기술 지원을 받아 설계된 기종으로서, 사실 상 YAK-130의 중국판 입니다.

중국은 이 기체를 제작함으로서, 기존의 殲敎-7(JJ-7)과 이의 발전형인 山鷹(JL-9) 정도의 훈련기 제작 기술을 한 단계 높이고,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최신예 수호이 계열의 전투기에 대한 적응성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 가고자 합니다.

야코블레브 또한 중국의 신예 훈련기 사업에 참여 함으로써, 일정한 직접적 이익 및 기타 부수적인 사업과 관련한 이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편 L-15가 T-50과 경쟁 기종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과 기타 상황을 제기하겠습니다.

첫째 우리 T-50은 마켓팅 포인트를 F-16 및 그와 유사한 클래스의 전투기를 운용하는데 있어서, 조종사의 전투기에 대한 적응도를 보다 높여줄 수 있는 항공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이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일단 제작사의 설명은 이와 같습니다.) 반면, L-15의 원판인 YAK-130의 경우, 미그-29 및 최신예 수호이 전투기에 대하여, 보다 우수한 적응도를 가지게 하는 기체로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즉 전자는 서방의 전투기에 대한 적응도를 높일 수 있는 기체라고 하고, 후자는 주로 舊동구권이 운용하는 전투기에 대한 적응도를 높일 수 있는 기체라는 것입니다. 만약 L-15를 가지고 F-16을 운용하는 나라에 세일즈를 진행하고, T-50을 가지고 러시아 기체를 운용하는 나라에 세일즈를 진행하는 것은 안 될 것은 없지만, 이건 맞지가 않는다는 생각이 누구에게나 들 수 있는 상황이고, 실제로 세일즈가 어려운 상황 입니다.

두번째 우리 T-50은 미국 록키드 마틴과 조인트로 만들어진 기체이지만, 미국에서 유사한 스펙을 가지는 초음속 제트 훈련기를 생산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L-15는 러시아에 YAK-130이라는 원형 기체가 있습니다. 즉 다시 말해서, L-15가 중국 이외의 국가에 광범위하게 퍼질 경우, 러시아 YAK-130의 수출 시장을 잠식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양자의 차이를 부연하면 전자는 우리가 수출을 하고, 그 수량이 증가 해도 미국의 부분품 회사에 지속적 이익이 보장되며, 이익이 축소될 수 있는 미국 완성기 업체가 없다는 점이고, 후자는 러시아에 L-15 원형 완성기 업체가 있기 때문에 중국의 기타 지역에 대한 수출이 원형기 생산 업체의 이윤 확대에 장애가 될 수 있음은 물론 오히려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물론 완성기 업체의 이윤을 보장하는 경우는 예외)

예를 들어 우리와 터어키가 긴밀하게 협력하여, 만든 터어키 신형 자주포(터어키는 자체 개발품이라고 말함)가 광범위 하게 수출이 되어서 우리의 K-9 시장을 잠식하게 되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이익 부분이 보장되지 않게 되면, 우리가 잠자코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L-15는 수출 시장에서 우리 T-50과의 경쟁 관계 보다, 러시아 원판인 YAK-130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설령 L-15가 YAK-130과의 관계를 원만히 이끌어 내고, 중국이 이 훈련기를 수출한다고 하여도, 중국의 전통적인 항공기 수출국, 그러나까 서남아시아의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북아프리카의 알제리, 모로코를 비롯하여, 검은 아프리카의 수단, 탄자니아, 콩고, 잠비아 등의 국가 외에 수출 시장을 확보하는게 용이한 일이 아니며, 수출 물량도 소량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도 상기 국가는 우리 T-50을 제 돈 내고, 구매할 수 있는 나라들이 아니며, 중국도 이들 국가에 거의 원조나 다름없는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남미나 기타 시장에서 단순한 훈련기가 아닌 게릴라에 대한 공격 기체로서 경쟁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또한 YAK-130과의 관계, 정치적인 고려 등을 감안하면, L-15가 T-50의 경쟁 상대 운운은 상황이 다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중국은 그 동안 자국 무기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한 방편으로 서방 무기와의 관련성을 은연중에 활용하였습니다. 사실 중국 순수의 기술로 만든 무기라고 하면, 그 누구도 그 체계에 신뢰도를 가지지 않을 것이고, 설사 러시아 기술이 들어갔다고 하여도 made in china로서의 가치 반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러한 와중에 우리 T-50이 세계 초음속 훈련기 시장에 선두 주자로 나왔고, 이에 따라 중국이 자국 언론을 동원하여 T-50과의 경쟁 운운 하는 것은, 언론 플레이를 통한 L-15 가치 상승을 노린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