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켈 그라스 작전 ###

1973년 가을 이스라엘에 대한 32일간의 공수작전은 역사상 가장 긴급하고 대규모로 이루어진 공수작전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의 MAC(Military Airlift Command)는 대서양과 지중해를 지나는 험난한 항로와 적국의 공격위험, 사보타지를 무릅쓰고 거대한 공수작전을 시작한다.

이 공수 작전은 1948-49년의 베를린 공수작전보다는 규모면에서 작지만, 1990-91년의 데져트 스톰에 비견될 정도로 대규모였다. 작전명 "Nickel Grass" 하에 실시된 이 공수 작전으로 미 공군이 제트 수송기를 대규모로 활용한 글로벌 기동 공수 개념을 확립한 계기가 된다. 이 작전에 사용된 C-5 수송기는 미공군 수송의 상징이 되었다.


1. 자만의 결과

아랍국가들은 6일 전쟁에서의 피해를 복구하고 잃어버린 영토와 체면을 살리기 위하여 절치부심한다. 모스크바는 600기의 SAM, 300대의 MIG-21, 1,200대의 탱크, 수 천톤의 전쟁물자 등을 아랍국가들에 공급한다. 숫자상으로 아랍측은 병력, 탱크, 야포, 항공기에서 절대적 우위를 확보한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우수한 무기 성능, 기동력, 통신시스템을 믿고 이러한 숫적 열세를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자신감은 1973년 10월 6일, 임박한 전쟁 시작 전까지도 변함없이 충만하다. 골다 메이어 수상은 모사드가 입수한 정보에 따른 아랍측에 대한 사전 예방공격 건의를 거부하고, 만약 이스라엘이 침략당하면 미국이 가만있지 않으리란 확신에 차있다.

10월 6일 오후 2시 이집트군의 2,000문의 야포들이 일제히 시나이 반도의 이스라엘 요새들에 포문을 열고, 이집트 특공대는 운하를 넘어 시나이 반도 깊숙이 침투해 들어온다. 한편, 북부 골란고원에서는 시리아군의 대규모 기갑부대가 이스라엘 저항선을 무너뜨리고 일제히 밀고 내려온다. 아랍군들은 전과 달리 매우 잘 훈련되어 있었고 새로운 무기체계는 이스라엘군이 놀랄 지경이었다. 시나이 반도에 공들여 만든 이스라엘이 바레브 라인이 간단히 함락되고 후방 깊숙이 침투한 이집트 특공대에 의해 이스라엘군은 혼란에 빠진다. 북부에서도 사정은 비슷해서 10월 10일까지 시리아의 진격을 멈추게 하지 못한다.

개전초반 이스라엘은 장갑차량과 항공기에 심대한 손실을 입는다. 아랍측의 잘 짜여진 대공망(SA-2, SA-3, SA-6, SA-7, ZSU-23)에 이스라엘 공군은 큰 타격을 받고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이스라엘군의 탄약과 연료소모율이 예상을 뛰어넘게 커지고, 초반의 항공기, 탱크, 장갑차 등의 대규모 손실에 골다 메이어 수상, 모세 다이얀 국방장관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이러한 충격은 미국에 대한 잘못된 믿음에 의해 더 크게 다가오고, 이스라엘로서는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는 절박감에 사로잡힌다.

한편, 미국은 아직 소극적이었고 어떤 결적정인 액션을 취하려 하지 않는다. 워싱턴은 베트남전의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고, 워터게이트 사건은 더욱 닉슨을 억누르고 있었다. 전쟁 4일째, 워싱턴은 또다른 정치적 충격을 받는데, 부통령인 애그뉴가 사임을 한다.

미국이 전쟁 초반, 혼란과 모순에 빠져 버린 것은 크게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아랍측의 원유공급중단의 위협과 미소간의 데탕트 분위기 조성을 위하여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단절하려 했다.

* 참고로 이 당시 이스라엘은 마지막 순간을 대비하고 핵을 탑재한 예리코 미사일을 준비시킵니다. 예리코 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되고 발사 준비에 들어가는데, 이것이 미국의 정보망에 잡힙니다. 이스라엘 상공을 정찰하고 있던 SR-71 정찰기는 이스라엘 모처에서 핵물질을 탐지하는데 성공합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즉시 SR-71 정찰기를 요격하기 위해 출격하지만 SR-71은 유유히 빠져 나옵니다. 곧 미 고위층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핵미사일 발사 준비를 취소하라는 압력을 넣습니다. 결국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긴급 지원을 결정하고 이스라엘은 핵탄두를 철수시킵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