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전투' 교훈을 통한 동계 전투 준비 태세


한반도 에서 동계 기간 중 전쟁은?

11월은 본격적인 월동 기간 으로서 동계 전투 준비에 한시의 긴장도 늦출 수 없는 때 이다. 아무리 과학 문명 과 무기체계가 발달해도 자연의 힘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는 많은 전사 연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작전 지역의 여건이 작전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여 특히 동계 전투환경은 군사작전을 마비시키는 영원한 적 으로 “인간의 의지 와 이성을 여지없이 마비시킨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지난 6·25 전쟁시 `장진호 전투'를 경험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의 명장 이었던 나폴레옹도 `러시아 원정'에서 모스크바 입성을 코압에 두고 동계작전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적에게의 굴복이 아닌 매서운 동장군에 굴복하여 당시 유럽의 청년 3 분의 2가 참혹하게 동사하는 대참패를 당했었다.

이처럼 동계 전투준비 태세는 작전의 승패에도 주요한 요인이 되겠지만 자칫하면 대량 인명손실을 불러오기 때문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 한다면 시기선택은 공세적 군사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북괴에 있는 만큼 (우리측:전쟁 억제가 중심) 북괴는 현재와 같은 경제의 어려움과 식량난이 계속된다면 그 시기는 동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배제할 수 없다. 왜냐하면 동계에는 추수가 끝나 현지에서 식량 조달이 용이하고 추수가 끝난 전답지는 기계화 부대 기동에 제한을 주지 않아 고속 기동전에 의한 속전속결을 달성할 수 있다고 오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북괴군은 그들의 기상과 기후에 익숙해 있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장진호지구 전투' 배경 과 경과

장진호 지구의 전투 ( 1950년 11월 27일 ~ 12월 11일 ) 는 미 제8군이 서부전선 에서 중공군 제13병단과 격전을 전개하고 있을 때, 동부전선의 미 제10 군단에 예속된 미 해병 제1사단이 서부전선의 제8군 과 80마일에 달하는 간격을 메우기 위해 장진호 북방으로 진출하던 중 11월 27일 중공군 제9병단 (12개 사단으로 구성) 예하의 7개 사단에게 2중 3중 포위되어 버리는 바람에 장진호 계곡에서 2주일에 걸쳐 치렀던 철수작전 이었다.

이 장진호에서 완전 포위된 미 해병1사단은 악전고투를 거듭하다가 미 해병 항공대의 근접지원을 받으며 유담리로부터 진흥리에 이르는 40 km가 넘는 협곡지대를 과감한 돌파작전을 전개하여 함흥으로 철수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와중에 혹한과 애로를 극복하는데 있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동계 전장환경이 지대하였던 터라 이 전투는 현재까지 미 해병대 전투사에 있어 가장 치열하고 혹독했던 전투로 기억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전투는 미 해병대는 물론 중공군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고 피·아간 전투손실은 엄청났었다.

미 해병 제1사단의 전투손실은 4,418명 이었으며 비전투손실은 7,313명 으로 이들 대부분은 동상자였으며, 중공군의 경우도 전투손실 3만7,500여명 에다 5만 ~ 6만여명이 동상 또는 위장장애 환자 였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당시 혹한으로 인한 기상과 지형 등이 작전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피·아간의 작전환경 과 전투결과를 살펴보면

▲기상면= 1950년 11월 당시 북한지역은 예년에 비해 겨울이 일찍 닥쳐 10년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하고 있었으며 기온은 평균 영하 20 ~ 25 도였고 최저로는 영하 45도 까지 내려간 적도 있었다. 기간중 적설량은 60cm 이상으로 강풍이 휘몰아칠 때면 시계는 바로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전방관측이 불가능했다.

▲지형면= 함흥에서 장진호에 이르는 지세는 험준한 낭림산맥이 남북으로, 마천령산맥이 동서로 가로놓여 있어 평균 해발 1,600m 정도로 기동에 제한을 주었고, 북한 지역 최대의 내륙호수인 장진호가 지역내에 위치해 있어서 도로망의 제한과 피·아 작전부대의 기동에 매우 불리한 지형이었다.

▲적 상황= 중공은 UN군의 판단과는 달리 대병단을 한국전에 투입하였는데 동부의 미 제10군단 정면지역에 제3야전군에 배속된 제42군이 수동 (함흥시 북쪽 24km) 부근 까지 남침하였으나 11월초에 미 해병 제1사단에 의하여 격파되자 3주간에 걸친 제2차 공세 (50년 11월 25일~12월 24일) 준비 후 제3야전군 제9병단이 교대하여 투입되었고, 이들은 미 해병 제1사단을 격파한 다음 함흥·흥남지역을 공략하고자 하였다. 중공군 제9 병단은 7개 사단의 병력 약 6만여명이 미 해병 제1사단 과 격돌하였다.

▲아군 상황= 미 제10군단장 알몬드 소장은 한만 국경선을 목표로 하는 진격계획에 따라 한국군 제1군단을 우측, 미 제7사단을 중앙, 미 해병 제1사단 1연대를 흑수리 (함흥 서북쪽 42km) 에 배치하여 군단의 좌측을 엄호케 하고, 사단의 주력은 하갈우리를 점령한 후, 제5 연대는 장진호의 동측, 제 7연대는 장진호의 서측을 따라 전진키로 하고 공격을 개시하였으나 맥아더 장군이 서측에서 공격중인 제8군과 제10군단 과의 간격이 80 마일에 달하자 이를 메우도록 지시함에 따라 미 해병 제1사단은 11월 24일, 사단공격을 북진에서 서진으로 전환작전을 실시케 되었다.

이때 미 해병 제1사단 1연대는 흑수리에서 지경~진흥리~고토리~하갈우리를 따라 북상중이었고, 5연대는 장진호 동쪽에서 유담리로 전환하였으며, 7연대는 이미 유담리에 전진하였다.

이와 동시에 이미 유담리~고토리에 이르는 전 도로망을 포위한 중공군이 공격을 개시, 유담리·하갈우리·고토리에서 치열한 접전중 장진과 함흥간의 도로차단에 성공함 으로써 전세는 역전됐다.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12월 3일, 미 제10 군단 작전지시 제22호 “미 해병 제1사단은 하갈우리 에서 지체없이 함흥으로 전진하라”는 명령에 의해 미 해병 제1사단장 스미스 소장은 유담리에서 철수를 명령함으로써 함흥 으로의 돌파작전이 전개되었다.

피아 전투결과

▲적군= 중공군 제9 병단의 7개 사단은 미 해병 제1사단을 포위공격 하였으나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고 미 해병 제1사단의 궤멸 과 함흥지역 탈취에 실패하였다. 당시 중공군 또한 혹한과 비전투손실이 가증되었고 병력 대다수가 동상에 걸렸으며 기타 비전투손실만도 1만 여 명을 넘었다. 전투 손실은 지상전투 에서 전사 1만 5,000여명·부상 7,500여명·항공기 폭격에 의한 전사 1만 여명·부상 5,000 여명 등으로 추정되었다.

▲아군= 미 해병대 제1사단은 중공군 7개 사단의 포위를 과감히 돌파하고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줌으로써 함흥지역 으로의 철수 작전에 성공하였다.

결과적으로 첫째, 이 전투는 비록 적에 의해 선택된 지형 과 기후 조건하에서도 사단은 전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둘째, 적 주력을 장진호 부근 전선에 고착시킴 으로써 동북전선의 아군 부대 들의 철수를 용이하게 하였다. 셋째, 또한 중공군 제9 병단의 궤멸로 미 제10 군단이 함흥지역 에서 적의 침공을 받지 않고 성공적 으로 철수작전을 완료할 수 있었다.

혹한이 작전에 미친 영향

·사전에 혹한교육을 받지 못한 미 해병 제1사단 7연대는 전투 개시 3~4일 만에 200여명의 동상자가 급격히 발생하여 의무대는 초만원 이었고 내한훈련을 받지 못한 그 영향은 더욱 컸다.

·식량과 식수가 동결되어 대부분의 전투원들은 수분없는 전투식량 위주의 식사로 열량이 부족하여 전투 지속능력이 저하되었으며 얼어붙은 찬 음식물 섭취로 위장장애에 의한 복통 및 설사 환자가 속출하고 수혈용 혈액과 모르핀 등 의약품이 동결되어 적시적인 응급조치가 곤란했으며 의무시설은 수용능력조차 역부족이었다.

·개인화기의 잦은 기능고장으로 연발사격 불발 및 곡사포 발사속도 저하로 불발탄이 자주 발생하였다. 심지어는 당시 모든 쇠붙이에 손을 대면 손이 얼어붙어 떨어지지 않았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한다.

·험준한 산악지역과 통신장비의 빈번한 기능고장으로 적시적인 지휘통제가 곤란하여 주로 소부대 단위의 독단작전이 불가피하였다.

·두꺼운 방한 피복 착용과 심한 바람은 육성지휘를 곤란케 하였으며 혹한으로 인한 각개 병사의 전투의지 저하는 지휘 통제의 어려움을 더욱 가증시켰다.

·적설은 험준한 산악지역과 불량한 도로망 뿐만 아니라 기동장비에 영향을 주어 빈번한 기능고장을 일으켜 부대 이동에 많은 제한을 주었다.

장진호 전투가 주는 교훈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동계 작전시 동상예방 과 화기 및 장비의 활용성 제고는 동계작전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군은 장진호 전투의 다음과 같은 교훈을 거울삼아 내한훈련을 통한 최고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 첫째는 지속적인 동상 예방활동 교육이다. 미 해병대가 밝힌 동사상자 예방교육은 “동상예방을 위해 두터운 양말 두 켤레씩을 지급하고 하루에 한 번씩 갈아 신도록 지시 및 확인토록 했으나 전투나 행군을 계속하고 나면 발에 배인 땀이 얼어붙어 군화끈을 풀기조차 어려운 데다가 발이 빠지지 않아 고통을 받기도 했는데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길밖에 없었다.”

이 기간중 미 해병 제1사단의 비전투손실만 7,313명이 발생했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동사상자이고 이 중에서 약 50%인 3,600여명이 후송되었다.

이들의 발생원인은 다음과 같이 밝혀졌다. 첫째, 지휘관 참모의 동기피복 착용에 대한 무관심과 감독 소홀 둘째, 절단환자의 대부분은 눈, 얼음 등의 언땅 위에 누웠던 사람 셋째, 동사상자의 대부분은 동상 예방교육을 받았으나 적기에 양말을 갈아 신지 않았던 사람들로 밝혀졌다.

따라서 내한훈련과 동상예방의 기초 교육은 필히 실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동계전투 시에는 반드시 마른 양말을 신어야 하며, 아무리 지친 상태 일지라도 인내심을 갖고 항상 수족을 움직여서 혈액순환을 잘되게 하는 것임을 교훈으로 삼아야겠다.

적보다 먼저 혹한과 싸워야 한다

지금까지 장진호 전투의 교훈을 살펴본 바 동계작전은 제반 제한사항들이 수반되므로 평소부터 이를 감안한 치밀한 계획하에 혹한지역에서의 내한훈련을 통해 동상 예방활동를 숙달시키는 것이 동계작전을 성공시키는 지름길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평시의 월동준비 및 동계작전 또한 부대운영의 지대한 영향요인 이므로 폭설과 강풍, 혹한 등에 대비한 생존성 보장과 지속적인 전투근무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결빙요인의 사전 제거, 급수대책, 고립시 헬기지원, 부식추진 등과 같은 종합적인 안전대책이 마련되어 동계 전투 준비태세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겠다.

이 장진호 전투의 교훈을 통해서 동계 전장환경이 작전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검증되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오직 얼마 만큼 내실있게 작전을 준비하고 실전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했는가에 달려있는 만큼 이번 동계 기간은 각개병사 및 각종화기 와 장비에 미치는 영향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 배양에 중점을 두고 교육훈련함 으로써 유사시 적을 격멸하고 전승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 특히 동계전장 에서는 “적보다 먼저 혹한과 싸워 이겨야 승리할 수 있다”는 인식하에 실전적 작전준비와 교육훈련에 매진하도록 하자.

국방 일보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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