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전 11월 29일, CIA 작전명 "Tropic"
나쁜자식 | 2004-11-30 05:52:27
조회 4234 | 추천 4 | 다운로드 9
[Tropic은 CAT의 만주지역 작전명입니다]
1952년 11월 29일, 이미 어두운 저녁 하늘속으로, 당시 서울 외곽에 있던 김포 비행장(K-16)에서 C-47 쌍발 수송기 한 대가 둔중한 엔진음을 남기며 떠올랐다. 비행기는 곧장 동쪽으로 기수를 돌리고 날다가 이윽고 동해상에 이르러 강릉의 아군 레이더 탐지거리를 벗어나자 고도를 3000미터로 올리며 방향을 바꿔 검푸른 동해를 북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특이하게도 이 비행기의 동체 아래에는 길게 드리운 낚시고리줄 같은 구조물이 달려 있었고 수직꼬리날개의 희미하게 쓰인 CAT라는 글자 외엔 거의 아무 표식도 없었다.
CAT(Civil Air Transport)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극동지역의 비밀작전을 위해 위장 운영하는 민간수송사로서 주로 C-47과 B-17을 이용하였으며, 중국공산당의 대륙 점령 이전에는 주로 중국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한국의 김포의 ”6006” 기지와 일본의 아쓰기 기지로 이동해왔고, 전선이 고착화되자 북한과 만주에 CIA가 훈련시켜 잠입시킨 1000여명에 이르는 게릴라의 보급연락과 고정간첩의 잠입탈출에 이용되었다. 이날 임무도 만주 길림성의 연변과 백두산 사이에 있는 안도현에 지난 7월 잠입시킨 Li Chung-yin 이라는 중국계 요원을 이른바 All American Recovery System (공중인양구조시스템)을 이용하여 탈출시키는 극비급 작전이었다. 이는 지상의 탈출 대상이 축구골대 모양의 줄에 몸을 연결하고 기다리면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C-47이 낚시 모양의 도구로 이를 낚아채 끌어올리는 마치 SF영화 같은 위험한 기술이었다.
통념과는 달리 CAT 소속기들은 주로 밝은 달밤에 임무를 수행했는데 당시엔 항법장비가 열악하여 육안으로 지형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C-47은 마침내 함경도의 산악지대를 통과하여 서서히 하강하였고 길림성의 접선지점까지 꽤 오랫동안 나무 꼭대기 높이로 비행하며 다가갔다. 하지만 거의 다 왔다 할 순간 지상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중국군의 대공화기가 일제히 불을 뿜었고 기체는 개천이 흐르는 작은 골짜기에 추락했다. 두 민간인 조종사 로버트 C. 스노비 와 노만 A. 슈와츠는 현장에서 숨지고 CIA 임무요원인 존 다우니 와 리차드 펙토는 기적적으로 불타는 기체에서 빠져 나와 살아남았지만 몰려든 중국군에 곧 체포되었다. 탈출시키려던 중국계 요원은 아마도 이중첩자였든지 중국당국에 회유된 것이 분명했다.
이날 이후 이들의 운명에 대해선 일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탑승했던 4명은 모두 실종처리 되었다가 휴전 후 사망자로 분류되었고 가족들에게도 단순 항공사고로 통보되었다. 체포된 2명은 오랫동안 중국의 감옥에서 혹독한 조사를 반복적으로 받으며 독방에 수감되어 그들이 알고 있는 CIA 작전에 대해 모두 털어놓아야 했다. 그러다가 역사적인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두 달 전인 1971년 12월 13일, 리차드 펙토가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19년 만에 갑자기 홍콩을 통해 미국측에 인도되었다. 펙토를 통해 그간의 경위를 알게 된 미국 정부는 크게 놀랐고 중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계속 감옥에 남아있던 존 다우니도 1973년 석방되었다. 미국 역사상 미국의 첩보요원이 외국의 감옥에 그들보다 오래 수감된 경우는 없었다. 다우니는 귀환 후 법률 공부를 해서 코네티커트주 판사로 활약하며 1998년엔 펙토와 함께 CIA 공로메달도 수여 받았다.
한편 죽은 조종사 두 명의 이름도 CIA 순직자 기념관에 기록되는 영예를 받았지만 조국에 봉사하다 순직한 자의 가족에게는 반드시 그 유해를 돌려줘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1999년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 정부에 한국전 당시 기록의 공개를 요구하였고, 드디어 2002년 초, 중국은 미 국방부의 대규모 유해발굴 조사단의 입국을 허용하여 그 해 7월 현지에서 기체의 잔해를 다량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얼마 전인 2004년 7월, 2차 발굴 조사단이 다시 중국에 입국하여 이번엔 유해 일부를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 DNA 확인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곧 이들의 정식 장례식이 52년 만에 거행될 예정이다.
1952년 11월 29일, 이미 어두운 저녁 하늘속으로, 당시 서울 외곽에 있던 김포 비행장(K-16)에서 C-47 쌍발 수송기 한 대가 둔중한 엔진음을 남기며 떠올랐다. 비행기는 곧장 동쪽으로 기수를 돌리고 날다가 이윽고 동해상에 이르러 강릉의 아군 레이더 탐지거리를 벗어나자 고도를 3000미터로 올리며 방향을 바꿔 검푸른 동해를 북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특이하게도 이 비행기의 동체 아래에는 길게 드리운 낚시고리줄 같은 구조물이 달려 있었고 수직꼬리날개의 희미하게 쓰인 CAT라는 글자 외엔 거의 아무 표식도 없었다.
CAT(Civil Air Transport)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극동지역의 비밀작전을 위해 위장 운영하는 민간수송사로서 주로 C-47과 B-17을 이용하였으며, 중국공산당의 대륙 점령 이전에는 주로 중국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한국의 김포의 ”6006” 기지와 일본의 아쓰기 기지로 이동해왔고, 전선이 고착화되자 북한과 만주에 CIA가 훈련시켜 잠입시킨 1000여명에 이르는 게릴라의 보급연락과 고정간첩의 잠입탈출에 이용되었다. 이날 임무도 만주 길림성의 연변과 백두산 사이에 있는 안도현에 지난 7월 잠입시킨 Li Chung-yin 이라는 중국계 요원을 이른바 All American Recovery System (공중인양구조시스템)을 이용하여 탈출시키는 극비급 작전이었다. 이는 지상의 탈출 대상이 축구골대 모양의 줄에 몸을 연결하고 기다리면 초저공으로 비행하는 C-47이 낚시 모양의 도구로 이를 낚아채 끌어올리는 마치 SF영화 같은 위험한 기술이었다.
통념과는 달리 CAT 소속기들은 주로 밝은 달밤에 임무를 수행했는데 당시엔 항법장비가 열악하여 육안으로 지형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C-47은 마침내 함경도의 산악지대를 통과하여 서서히 하강하였고 길림성의 접선지점까지 꽤 오랫동안 나무 꼭대기 높이로 비행하며 다가갔다. 하지만 거의 다 왔다 할 순간 지상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중국군의 대공화기가 일제히 불을 뿜었고 기체는 개천이 흐르는 작은 골짜기에 추락했다. 두 민간인 조종사 로버트 C. 스노비 와 노만 A. 슈와츠는 현장에서 숨지고 CIA 임무요원인 존 다우니 와 리차드 펙토는 기적적으로 불타는 기체에서 빠져 나와 살아남았지만 몰려든 중국군에 곧 체포되었다. 탈출시키려던 중국계 요원은 아마도 이중첩자였든지 중국당국에 회유된 것이 분명했다.
이날 이후 이들의 운명에 대해선 일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탑승했던 4명은 모두 실종처리 되었다가 휴전 후 사망자로 분류되었고 가족들에게도 단순 항공사고로 통보되었다. 체포된 2명은 오랫동안 중국의 감옥에서 혹독한 조사를 반복적으로 받으며 독방에 수감되어 그들이 알고 있는 CIA 작전에 대해 모두 털어놓아야 했다. 그러다가 역사적인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두 달 전인 1971년 12월 13일, 리차드 펙토가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19년 만에 갑자기 홍콩을 통해 미국측에 인도되었다. 펙토를 통해 그간의 경위를 알게 된 미국 정부는 크게 놀랐고 중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계속 감옥에 남아있던 존 다우니도 1973년 석방되었다. 미국 역사상 미국의 첩보요원이 외국의 감옥에 그들보다 오래 수감된 경우는 없었다. 다우니는 귀환 후 법률 공부를 해서 코네티커트주 판사로 활약하며 1998년엔 펙토와 함께 CIA 공로메달도 수여 받았다.
한편 죽은 조종사 두 명의 이름도 CIA 순직자 기념관에 기록되는 영예를 받았지만 조국에 봉사하다 순직한 자의 가족에게는 반드시 그 유해를 돌려줘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1999년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 정부에 한국전 당시 기록의 공개를 요구하였고, 드디어 2002년 초, 중국은 미 국방부의 대규모 유해발굴 조사단의 입국을 허용하여 그 해 7월 현지에서 기체의 잔해를 다량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얼마 전인 2004년 7월, 2차 발굴 조사단이 다시 중국에 입국하여 이번엔 유해 일부를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 DNA 확인검사가 진행되고 있어 곧 이들의 정식 장례식이 52년 만에 거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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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시한폭탄 | 2004-12-01 | 추천 0
무기에맛간중딩 | 2004-12-01 | 추천 0
당그이 | 2004-11-30 | 추천 0
당그이 | 2004-11-30 | 추천 0
리모 | 2004-11-30 | 추천 0
리모 | 2004-11-30 |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