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공격

1943년 4월 18일,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 핸더슨 비행장은 불을 환하게 켜고 아침에 출격할 P-38의 준비에 정비병들의 손이 바쁘다. 새로운 연료 탱크를 날개에 탑재하고, 연료를 가득 채우는 한편, 12.7mm 기관포탄을 사격시 걸리지 않도록 꼼꼼히 적재한다. 그리고 망망한 해면위를 그것도 장거리의 목표지점까지 정확히 비행하기 위한 해군용 컴파스를 미첼 소령의 P-38에 장착한다. 드디어 날이 밝아오고, 모든 준비는 다 끝났다. 18명의 조종사들은 평소와 같이 맛없는 아침을 먹으면서 정비병들과 농담도 건내고 또 뜨거운 커피로 몸을 추스린다. 미첼 소령은 부대원들에게 마지막 명령-무선기를 꺼놓을것-을 내린다.

1943년 4월 18일 오전 7시 25분, 18대의 P-38은 특유의 쌍발엔진 소음을 내면서 활주로에 하나 둘 진입하고, 부대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남태평양 상공으로 솟아 오른다. 그런데 갑자기 McLanahan의 타이어가 펑크나고 Moore의 새 연료탱크의 급유장치 고장으로, 이 두 대는 작전에서 제외된다. 하필 이 두 대 모두 야마모토의 공격조였는데, 황급히 엄호 1조의 Frank Holmes와 Hine이 공격조의 임무를 대신 맡게 되었다.

미첼 소령은 남은 16대의 P-38을 이끌고 일본군의 눈을 피하기 위하여 수면위를 낮게 날았다. 일본군 점령의 뉴 조지아섬이 가까이 오자, 항로를 북서 방면을 향하도록 하고, 수면에서 겨우 30피트 정도 높이를 유지하는 위험한 비행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한 대의 P-38이 너무 낮게 날아 수면을 스치며 미첼 소령의 콕피트에 물을 튀겼다. 다행히 곧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고, 미첼 소령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8시 정각, 미첼 공격대는 목표지점에서 285마일 떨어진 곳을 비행 중이었다. 그 시간 야마모토 일행은 오전 10시에 보우게인빌 기지 도착 스케줄에 정확히 맞추기 위하여 기지를 막 출발하고 있었다. 야마모토 일행을 수행하기 위하여 2대의 Betty 와 6대의 Zero가 동원 되었다. 야마모토의 참모인 우가키 제독은 두 번째 Betty에 탑승하고 있었다.

P-38의 콕피트를 향하여 하늘의 따가운 태양빛이 쏟아져 들어와 조종사들의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였다. 8시 20분, 항로를 북쪽으로 변경하기 시작했다. 30분 후, 벨라 라벨라 섬이 가까이 오면서 다시 코스를 좀더 북쪽 방향으로 바꾼다. 9시 정각, 미첼 공격대는 북동방향으로 방향을 바꾸어 보우게인빌 섬을 향하여 접근한다. 섬으로부터 단지 40마일 떨어진 곳까지 무사히 온 것이다. 공격대는 어렵게 목표지점에 도착했지만, 과연 야마모토를 태운 비행기가 나타날 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갑자기 일정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면, 모든 작전은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미첼 공격대는 이 지점에서 적당한 고도로 상승하였고, 기관포에 이상이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각각의 P-38은 테스트 사격을 실시 하였다. 시간은 흐르고, 초조히 목표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던 중 09시 34분, 눈매가 날카로운 Doug Canning의 목소리가 무선기에서 흘러나왔다. "7시 방향 위" 미첼 소령은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정확히 목표지점에 나타난 것이다. 그들의 비행기는 유난히 밝아 보였고 일본 비행기를 처음 대하는 부대원도 있었다. 두 대의 Betty가 선두에, 호위비행기인 6대의 A6M은 그보다 5마일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모든 P-38은 즉시 외부연료탱크를 버리면서 전투 대형으로 바꾸었다. 공격조의 Holms와 Hine은 연료탱크에 문제가 있어서, Barber와 Lanphier만이 야마모토 일행을 태운 2대의 G4M2(Betty)를 추적할 수 있었다. 나머지 P-38은 그들의 뒤를 쫓으며 공격조를 호위하고 있었다. 미군 전투기의 공격을 눈치챈 두 대의 Betty는 급강하를 시도하였고, 거의 나무 높이로 비행하면서 보오게인빌 기지를 향해 달아나고 있었다. Lanphier이 3대의 Zero를 막는 동안, Barber는 기지를 향하여 낮게 도망가는 Betty를 향하여 급강하 하면서 뒤를 쫓았다. 사정거리에 다가오자 지체없이 기관포를 발사한다. 12.7mm 탄은 Betty의 오른쪽 엔진 부분을 맞추고, Betty는 연기를 뿜으며 보우엔빌 기지 부근 정글에 추락한다.

Barber는 두 번째 Betty를 찾아 나선다. 이미 연료탱크 문제를 해결한 Holmes가 두 번째 Betty를 쫓고 있었다. 아까 첫 번째 Betty의 공격때 떨어져 나온 Betty 파편에 약간의 손상을 입은 채로 Barber은 Holmes를 도와서 함께 두 번째 Betty를 성공적으로 공격한다. 이 공격으로 두 번째 Betty는 바다로 추락하고 아무도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임무가 끝나자 모든 P-38은 방향을 돌려 과달카날의 핸더슨 기지로 귀환하였다. 이 작전의 유일한 희생자는 Hine로, Zero와의 전투 중 추락하였다. 당시 미군 조종사들은 야마모토가 정말 죽었는지를 알 수 없었다. 사고 직후 일본군은 구조대를 보내어 조사한 결과 야마모토를 태운 첫 번째 Betty는 정글로 추락하여 생존자는 아무도 없었고, 야마모토 자신은 머리와 어깨에 총상을 입은채로 그의 의자에 앉아 있었으며, 바다로 추락한 두 번째 Betty는 야마모토의 참모인 우가키가 타고 있었는데, 그는 기적적으로 구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