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가 프랑스 DNC社 및 스페인 Izar그룹컨소슘에게 발주한 두 척의 스코펜잠수함 중에서 1번함인 "오히긴스(O´Higgins)"艦을 건조하였다. 건조 행사에는 미셸 바첼레(Michelle Bachelet) 칠레 국방장관, 미겔앙헬베르가라(Miguel Angel Vergara) 칠레 해군사령관 등 고위 인사들이 직접 방문해 참석했다.

오히긴스艦은 내년 1월까지 각종 실전테스트를 다시 거친 후 칠레가 최종 인수한다. 승무원은 35명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지하며 배수량 1,430톤~1,560톤, 전장 66미터, 폭 6미터, 속도 20노트, 잠수 가능 심도 3백미터 이상, 단독작전 가능일 50일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진은 디젤-전기형으로 전기추진엔진 1대, 디젤발전기 4대(Izar-MTU 12V396 SE 84, 632 Kw, 1700 rpm)를 갖추고 있다. 2번함 카레라(Carrera)艦은 2005년 스페인 카르타헤나(Cartagena)에서 건조할 예정이다. 어뢰는 18기로 발사관이 6개이며 대잠전, 대함전 수행이 모두 가능한 대양형 잠수함이어서 칠레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오히긴스艦 및 카레라艦은 취역 30년이 넘은 구형 오베론(Oberon)급 잠수함인 하이얏(Hyatt)艦 및 오브리엔(O'brien)艦을 대체할 예정이다.

스코펜잠수함 건조를 성공리에 완성한 것은 유럽 군함 산업 분야 협력의 결과로 알려지고 있다. Izar그룹-DCN 컨소슘은 칠레에 납품하는 두 척의 스코펜잠수함 이외에 말레이지아에도 두 척을 판매하기로 되어 있다. 스페인 Izar그룹이 함미 부분을 제작하고 프랑스 DCN이 함수 부분을 맡고 있다.

한편 칠레의 최신형 잠수함 건조에 대해 옆나라 페루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히긴스 스코펜잠수함이 칠레에 편입된 후 칠레의 해군력은 페루보다 45% 앞섬으로써 양국 해군 세력균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페루는 칠레의 잠수함, 호위함, 고속정 등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2004년에 이태리로부터 "루포(Lupo)"급 중고 미사일호위함 두 척을 3천만불에 구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자금이 없기 때문에 각료회의에서 이와 같은 군함 구입안을 승인할 수 있을지 여부는 매우 불확실하다.

이에 따라 페루의 해군 당국은 매우 침통해 하면서도 칠레의 전력 상승에 엄청난 무력감과 시기심을 느끼는 분위기이다. 페루해군 당국은 2004년에 루포급 미사일호위함 두 척을 구입하고 2005년에 추가로 두 척을 구입함으로써 칠레와의 격차를 그나마 줄여나갈 계획이었는데 예산 부족으로 말미암아 계획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전락한 것이다.

3천만불이면 칠레가 오히긴스 스코펜잠수함 한 척을 건조하는 데에 투입한 금액의 8%에 불과한 금액이지만 이 정도의 지불 능력도 어려운 상태인 것을 보면 경제력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페루는 19세기 말 칠레와의 태평양전쟁에 패한 후 항상 칠레에 대해 열등감, 시기심, 경쟁심을 갖고 있으나 총체적인 국력은 아직 칠레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한국과 일본의 관계와도 비슷한 면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튼튼한 경제력과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해군도 강화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



* 사진은 오히긴스 스코펜잠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