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가 옆나라 칠레의 군사력 확대, 특히 해군 강화 움직임에 큰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페루 국방 관계자들은 중남미 전체적으로 각국이 국방비를 줄이려고 하는 시점에 이와 같이 칠레가 군사비 지출을 늘이는 것은 심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페루의 유력 일간지 “엑스프레소(Expreso)”誌는 칠레가 현재 진행하는 신형 프리깃 3척 건조 프로젝트, 스코펜잠수함 2척 건조 사업, 영국제 중고艦(셰필드함) 1척 구입, 미국제 첨단 F-16 전투기 12대 구입,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 수백대 구입 등 일련의 군비 확장 움직임을 지적했다. 한편 미국 의회가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스프루언스(Spruance)급 군함인 “USS Fletcher”함을 칠레에 판매하도록 승인한 사실도 상기시켰다.

칠레의 군사력 확대로 페루는 나름대로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 부심하고 있으나 국가예산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여의치 못하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하는 것이 이태리제 루포(Lupo)급 중고艦 2척을 수입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태리는 특별 “선물가”로 페루에 판매하겠다고 나오고 있지만 이것마저도 페루의 재원이 부족하고 해군과 정부 예산당국의 의견이 분열되어 있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이다.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해 주지 않는 데에 대한 항의로 국방장관이 2주 전에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이 칠레와 페루의 군사력 격차는 매우 커진 상황이다.

칠레는 對外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증대하기 위해 남태평양에서의 군사적 우위를 점하는 데에 최선의 목표를 두고 특히 해군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다른 모든 중남미 국가가 경제불황을 겪는 상황에서 유독 칠레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 미국과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APEC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평화지향적인 이 모든 활발한 정책의 바탕이 되는 것 중의 하나는 군사력과 안보 능력이며 그 중에서도 해군력은 치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토의 삼면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고 바다를 통한 무역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우리나라도 해양력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 사진은 기동훈련하는 칠레의 미사일고속艦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