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한국의 조선산업 및 일련의 군함 확보 작업에 대해 큰 경계심과 시기심을 가지고 있다. 스페인은 이미 F-100이라는 이지스함 건조 프로젝트를 통해 1번함, 2번함을 건조했고 나머지 3번함, 4번함을 제작하고 있으며 칠레의 프리깃 건조 입찰에도 참가하고 있다. 스페인의 조선산업은 고비용 구조로 1990년대 이후 세계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상실했으며 그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한국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조선산업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스페인이 최근 실시하고 있는 F-100 이지스함 등 잠수함, 상륙함 건조 사업도 이러한 위기에 처한 조선산업에 활기를 주기 위한 성격이 짙다. 스페인은 이미 한국의 민간 분야 조선산업에 대해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으며 이는 모두 한국의 덤핑가격에 의한 불공정경쟁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한국이 KDX-III 사업을 통해 이지스함을 건조하게 되면 이지스함 수출 분야에서도 역시 한국에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스페인의 지방 일간지(La Voz de Galicia)에 나온 관련 기사를 소개한다.

[ 기사 내용 ]

한국의 조선산업이 군함 분야에까지 그 불공정경쟁 행위를 확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칠레의 프리깃 건조사업에 참여하려 하고 현대중공업은 스페인의 F-100과 똑 같은 이지스함 건조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의 조선산업은 1970년대에 육성되기 시작해 그 역사가 아직 짧지만 이미 전세계 조선시장의 1/3이라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불공정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계속 확대해 특히 유럽 및 일본의 선박 제조산업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한국의 조선산업은 이제 민간분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군사분야에까지 그 손을 뻗치고 있다.

한국의 군함산업은 이제까지 한국 해군이 필요로 하는 이른 바 내수 공급에만 치중해 왔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지난 1990년대 중반 방글라데시에 군함을 판매한 것인데 이것은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그다지 큰 중요성도 없는 경우이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Daewoo Ship-building)은 칠레의 6억5천5백만유로(8억1천5백만불) 규모 프리깃 건조사업에 참가함으로써 스페인의 Izar조선그룹뿐 아니라 7개 외국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선정될 경우 4천톤~5천톤 규모의 프리깃 3척을 2006년~2012년 기간 동안 제작해 칠레에 인도해 주어야 한다. 전투체계는 재래식 전투체계이다.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은 저렴한 노동력과 생산비 이하의 가격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에 반해 스페인의 Izar조선그룹은 최신 첨단기술이라는 비교우위를 고객에게 보여 줄 수 있다.

최근 미국 국방성은 한국이 이지스함 3척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해 준 바 있다. 이 이지스함은 이른 바 KDX-III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로 Mk-41 미사일 발사관을 장착할 수 있는 기종이다. 이 기종은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것으로 스페인이 이미 보유하기 시작한 F-100 이지스함 및 스페인이 노르웨이에 수출할 예정인 F-310 이지스함과 똑 같은 것이다.

한국이 건조하고자 하는 3척의 이지스艦은 현대중공업이 설계를 담당하고 있으며 오는 2008년-2012년 기간 중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 건조작업은 대우조선이나 한진이 맡을 것이 분명하며 역시 한국 국내의 어딘가에서 그 작업을 실시할 것이다. 이렇게 세 척을 완성한 후 2010년대부터는 스페인의 이지스함과 본격적으로 세계 수출시장에서 함께 경쟁할 수 있게 된다.

록히드마틴의 “데일 베넷(Dale Bennet)” 부사장이 지난 10월 중순 “KDX-III야말로 한국의 군함 설계 및 건조에 있어서의 숙련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 주는 일이다”라고 평가한 바와 같이 앞으로 한국도 군함에 최신의 무기체계를 장착할 능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스페인에게 위협적인 것이다.



* 사진은 스페인 F-100 사업 제2번 이지스艦 환데보르봉(Juan de Borbón)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