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나 우리 조선이나 처절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겪고 지금까지 온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한쪽은 무력 우선정책이었고 한쪽은 말과 글로써 싸웠는데 역사의 격동기 마다 우리가
입은 피해는 막심하였다는 것이 아픔입니다.

일본의 무로마치막부가 오닌의 난으로서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싸입니다.
그 후 일본은 전국시대로 접어들어서 약 67개국으로 나뉘어 합종연횡(동맹)으로 서로 쟁패를
겨루던 시기를 격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일본의 각 패자들은 자연히 무력을 키우기 위하여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합니다.

전국시대에 급격히 퍼진 鐵砲(조총)나 각종 무기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선 자연히 경제력의 뒷받침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상공업이 자연히 발전하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각 봉건 영주들은
자신의 경제력과 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인들을 아주 우대하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왜장들도 보면 상인출신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어떻든 분명한 것은 이것입니다.
그들에겐 사느냐 죽느냐의 입장에서 공자왈 맹자왈로 하는 말로서는 생명을 부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연히 공리공론은 발붙칠 틈이 없었던 것이 일본의 전국시대였습니다.

반면 조선을 그랫습니다.

조선은 건국 후 거의 200년에 가깝게 전쟁이 없었던 시기엿습니다. 중앙집권적 권력하에서 소위
사림문화(공자왈 맹자왈)가 확산되었죠.
그러나 이러한 안정 속에서 선진 사림파 세력이 등장하여 성리학을 기반으로 한 정치, 사회 질서의
재정립을 강조하고 나섰는데 이것을 훈구파와 신진 사림파간의 대립이라고 하죠.
어찌보면 지금의 보혁갈등과 비슷합니다.

이로부터 조선의 정계는 기성서력과 신진세력, 또는 외척세력 간에 권력을 둘러싼 암투와 대립반목의
양상을 보이기 시작하였죠. 그 와중에 조선사회 전체를 흔드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연산군의 등장이었죠. 그는 자신의 어머니 폐비윤씨(성군이라고 소문났던 성종의 용안에
손톱자국 내어서 결국 사약으로 생을 마감하는 드라마에 많이 나옵니다)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였죠. 그래서 생긴것이 史禍인데 연산군 입장에선 역사바로세우기였는데
그 피해가 막심하였죠.

각설하고

그 결과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중엽에 이르는 근 반세기 동안에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 등 네 차례에 걸친 사화가 일어나 정국은 극도로 혼미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 선조시대에 접어들어서 본격적인 당파싸움에 휘말리게 됩니다.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아귀다툼을 하는데 일본도 마찬가지로 동시대에
피터지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조선은 말과글로써(모함도 많지만) 싸웠고 일본은 진검승부를 하였다는 차이외엔
치고 받고 싸우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참고로 이순신은 동인(유성룡)의 지원을 받았고 원균은 서인(송강 정철)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작금의 이순신과 원균의 논쟁은
조선 선조시대의 21세기로의 부활로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