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그날이오면 23>

51년 6월10일 이후를 기점으로 한국전쟁은 전 전선이 고착화되어 갑니다. 미국은 중국을 외교적으로 안이하게

대처하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조기 종결해 남한을 중심으로한 통일 달성을 못하고(당시 중국은 비공식

외교라인을 통해 38선을 국군만 돌파하면 참전하지 않고 용인하겠다는 뜻을 전해옴) 군사적으로는 무기체계와

보급이 엉망인 중공군에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참패(2차공세,3차공세)를 당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습니다. 이에 미군은 군의 사기를 높이고 전 전선을 연결해 중공군의 공세 후 재반격시 진격 속도를

조절하고자 전술조치선(캔자스선,와이오밍선 등)을 만듭니다.

중국은 참전을 결심할때만해도 미군을 무척 두려워해 국군 1개 사단엔 3개 사단으로,미군 1개 사단엔 무려

6개 사단을 동원한 인해전술만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판단합니다. 기습으로 서전을 승리했고

2차공세엔 너무도 자신 만만해 미군을 과소평가하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약점은 별로 고려치 않다가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 5차공세에서 전술,전략상의 대실패를 격고나서 절대 한반도를 공산화할 수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22편 요약 참조)

양측은 이제 서로가 정한 전술조치선에서 더 이상의 공세는 하지 않고 길고 지루한 휴전협상을 시작했고 그저

휴전 후 좀 더 유리한 공격 및 방어지형을 선점하기 위한 거점 공격만 취하게 됩니다.

당시 대한민국 국군은 중공군의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자신있게 전 전선에서 잘 싸우게 되었고 북한군은 중국의

도움으로 5개 군단으로 재편되었지만 동부전선에서 국군에게 크게 밀려 상당히 약화된 전투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중공군은 3개 병단 57개 사단 중 거의 절반 이상인 30여개 사단이 괴멸 상태였습니다. 연합군이

결심하기에 따라선 단기간에 국경선까지 진격이 불가능하진 않았습니다.

미국은 당연 이런 정황을 알고 있었고 이제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했는데....

미국내 여론(주로 군사비)과 군 지휘부의 다른 한편에서 거론된 소련의 유럽침공 우려를 표면적 이유로 들어

한반도에서 휴전을 목표로 정하게 됩니다.

잠시 그들 입장에서 이 결정을 평가한다면 소련은 당시 한반도에 직접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을 정도로 미국과의

전쟁을 피했으니 유럽침공은 생각도 안했고 결과도 그러했습니다. 오히려 한반도 휴전이 몰고 온 결과로 그들은

당시 투입할 군사비의 수백배를 한반도 전쟁 억지비용으로 써야 했고 거대 미국과 맞서 싸운 중국을 제3세계

국가들이 선망의 시선으로 보게 되어 그들의 리더로 중국의 성장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결국 오늘날의 거대

중국과 만나게 되는 비싼 기회비용을 치루게 된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용기와 의지는 충만했지만 전쟁을 독자적으로 치룰 능력이 전혀 없는 우리는 이를 지켜 보며 수많은 고지전에서

힘겹게 싸우고 지켜야만 했습니다.

2년여 기간 동안 고지전에서 죽어간 수많은 영혼들이 너무도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대한민국을 지키려 목숨을

걸고 싸웠던 우리의 호국영령들은 도솔산,대우산,향로봉,피의능선,가칠봉, 김일성고지,모택동고지,백마고지,

저격능선,삼각고지,화살머리고지,베티고지... 그리고 중공군이 5차공세 후 2년여 만에 재개한 마지막 대공세인

금성지구전투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고 피로서 지켜내어 오늘날의 우리를 있게 해 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