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1979년 11월27일 중앙일보

 [endif]-->

남기고싶은 이야기 2684 , 국립서울현충원 12묘역 화교 강혜림,위쉬팡 묘비

[if !supportEmptyParas]--> [endif]-->

10월19일 평양에 제일 먼저 들어간 것은 한국군 제1사단 白善燁(백선엽)장군 부대였다. 이때 평양입성을 두고 1사단 외에도 한국군 7사단, 미군 제2기갑사단 등 3개사단이 경쟁을 벌였다고 한다. 1사단이 평양에 입성한 후 사단 정보참모 金安一(김안일)중령에게 화교 한명이 찾아왔다. 위서방(魏緖舫) 이란 30세 남짓한 청년이었다. 위씨는 자신이 평양의 반공지하공작대 대장이며 대원들과 함께 한국군을 따라 참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씨는 中央軍(중앙군)(國府軍국부군)대위의 옛 신분증을 제시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또 유명한 마라토너 孫基禎(손기정)씨와도 잘안다고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 위씨의 얘기를 들은 金(김)중령은 ‘그럼 한번 대원들을 데려와보라'고 말했다. 선발해온 위씨의 대원은 20여명이었다. 이 중에는 姜惠霖(강혜림)도 있었다. 강씨는 한국 전에서 전사한 화교 참전자중 유일하게 國立墓地(국립묘지)에 안장된 사람이다. (1979년 기준)

[if !supportEmptyParas]--> [endif]-->

이들은 장비는 얼마없었으나 사기만은 하늘을 찌를듯했다. ‘당장이라도 선두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金(김)중령에게 졸랐다. 경험은 이미 상당히 쌓고있었다. 평양 지역에서 北傀軍(북괴군)과 蘇聯軍(소련군)등을 상대로 지하 공작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金(김)중령은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비공식적으로 제1사단 中國人(중국인) 특별수색대를 조직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국군의 평양 탈환 후 제 1사단 정보참모 金安一(김안일) 중령 관할 아래 中國人특별수색대가 편성되면서 위서방과 동료들은 본격적으로 한국 전에 참전하게 됐다. 그러나 이들의 對共(대공) 무장투쟁이 시작된 것은 이보다 훨씬 전인 49년 4월부터였다. 이때 이미 평양에선 모의 게릴라 조직인 한중반공애국청년단(韓中反共靑年團)이 조직되어 활동을 개시했던 것이다. 대장은 역시 위서방(魏緖舫)이었고 활동무대는 평양일대였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위서방(魏緖舫)은 신의주태생으로 고향도 山東省(산동성) 日照縣(일조현) 우리집안과 동향이다. 위 씨는 1923년 2월 新義州(신의주)에서 위연요(魏延耀)씨의 4남매중 셋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위연요(魏延耀)씨는 1920년 신의주로 이주해오기 전까지는 중국에서 반공투쟁에 종사한 志士(지사)였다. 결국은 공산당에 쫓겨 이민, 소규모 농사를 지으며 살게 되었다. 이런 부친 밑에서 자란만큼 위씨는 어렸을 때부터 확고한 반공사상을 갖게됐다. 신의주에서 소학교를 마친 위씨는 중국대륙으로 유학, 42년엔 북경의 중국대학에 입학했다. (中國 北京 和平門內 北方 中學校 5年 卒業 서울현충원자료 참고)

[if !supportEmptyParas]--> [endif]-->

이후 국부군에 임관한 위씨는 1947년에 中華民國 國軍 北剿匪統司令部 第二處情報 主任으로 활동했다. (서울현충원 자료 참고) 그러나 이후 중국천하의 대세는 공산군쪽으로 기울어져 갔다. 국부군은 세월이 가면서 차차 밀리기 시작했다. 위 씨는 신변에 불안을 느끼게 됐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중공군이 득세하면 가장 먼저 처형되는 것은 국부군 정보요원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피신키로 결심한 위 씨는 47년 5월 만주의 한국인 피난민으로 가장해 신의주로 잠입했다. 신의주본가에 가보니 집안식구들은 이미 평양시 교외 坎興里(감흥리)로 이사간 뒤였다. 이때 38선 이북지방은 점령되어 赤化(적화)공작이 맹렬히 벌어질 때였다. 위씨는 신의주도 안전치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뛰어난 위장술로 신분을 숨겼다지만 이곳에선 너무나 아는 사람이 많았다. 언제 발각돼 밀고될지 모를 일이었다. 피신을 겸해 위 씨는 47년 7월 가족들을 찾아 평양으로 내려갔다. 가족과 재회한 위씨는 곧 노동자로 위장하고 서평양지역의 장산탄광에 인부로 취직했다. 시내에서 40여리 떨어진 장산(張山)탄광은 몸을 숨기기엔 아주 좋은 곳이었다. 이곳엔 한국인 40여명과 화교30여명 등 모두 70여명의 인부가 있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위씨는 이곳에서 세월만 보내기보다는 무언가 일을 꾸며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동료 인부들을 주의깊게 관찰했다. 이들의 대부분은 해방후 공산군에 의해 재산을 빼앗기는 등 탄압을 받아 여기까지 밀려온 사람들이었다. 내놓고 말들은 안했지만 모두 불만에 가득차 있었다. 정보장교출신인 위씨는 기술적으로 한사람 한사람의 심중을 타진해보았다. 단결된 조직행동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위씨가 구상한 것은 반공[게릴라]의 조직이었다. 타진결과 대부분이 설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공작을 시작했다. 그러던 49년 2월 위씨는 유력한 동지들 한사람 만나게 됐다. 한국인 金明國 씨(作故) 였다. 평양출신인 김씨는 동북군정보장교시절 오랫동안 고락을 함께 한 친구였으나 얼마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퇴근길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김씨와 만나면서 지하조직의 결성은 빠르게 진전됐다. 김씨도 공산당에 재산을 모두 빼앗긴 처지로 이 때 이미 천도교멸공(天道敎減共)위원회란 지하조직을 만들어 밤에 [비라]를 부리는등 반공활동을 펴고 있었다. 위씨의 구상을 들은 김씨는 즉각 대찬성하고 자신의 천도교조직도 합세하겠다고 제의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1979년 11월 28일 중앙일보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2685>

[if !supportEmptyParas]--> [endif]-->

한중반공청년단韓中反共靑年團

韓中청년 5백 70명으로 平壤서 결단 北傀군습격 武器 탈취, 밤엔비라뿌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옛동지 金明國(김명국) 씨와의 재회로 더욱 힘을 얻은 위서방(魏緖舫)씨는 장산탄광근로자들의 포섭을 서둘렀다. 또 김씨와 함께 평양일대의 반공청년들과도 접촉했다. 호응도는 매우 좋았다. 대원확보말고도 시급한 문제는 武器(무기)의 조달이었다. 처음 생각한 것은 滿州(만주)의 옛 동료들이었다. 國府軍(국부군)정보요원시절의 동료들을 찾으면 웬만큼의 무기는 확보할 수 있을것 같았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49년 3월 위, 김씨는 무기구입길에 올랐다. 밤을 틈타 압록강을 건너 만주에 들어가 신경등지를 다니며 옛 정보요원들의 거처를 수소문했다. 그러나 그 여행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많이 찾을 수 있으려니 했던 옛동료들은 뿔뿔히 흩어져 잠적해 만날길이 없었다. 만주에 있는 사흘동안 소득이라고는 독일제 소형 권총 한 자루와 실탄 30발, 그리고 위씨의 국부군 정보장교 신분증 뿐이었다. 위씨가 팔로군에 쫓겨 한국에 피신하기 직전 살던 집 다락방에 숨겨두었던 것들이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기대했던 무기 대량조달은 완전히 실패한채 두사람은 다시 귀국했다. 권총은 워낙 작았기 때문에 두툼한 [스탈린]전기책 안쪽을 도려낸후 그속에 숨겨들고 왔다. 무기확보는 우선 조직을 결성한 후 적군 무기고 습격등의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1949년 4월 20일, 드디어 반공게릴라 조직이 정식으로 결성됐다. 명칭은 韓中反共愛國靑年團(한중반공애국청년단). 대원은 한국인 5백 20명과 나머지 화교 50명등 모두 5백 70명이었다. 대부분 20~25세 사이의 열혈청년들이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특히 화교청년들은 핵심행동대원들이었다. 단장은 위씨가 맡았고 부단장은 김명국과 華僑 姜惠霖(강혜림), 통신책임자 역시 華僑 侯乙民(후을민)이었다. 결단식은 4월 20일 밤 10시에 거행됐다. 미리 비밀연락을 받은 대원들은 각자 노동자나 광부, 마부등으로 가장하고 장산탄광 뒷산에 집결했다. 어둠속에 조용히 거행된 식전에서 대원들은 반공전선에 목숨을 바칠것을 다짐한 후 ‘배반자는 모두 죽인다’는 요지의 혈서를 썼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이후 청년단은 틈틈이 훈련을 하는 한편 무기입수작전에 나섰다. 창단 3개월후인 49년 7월 중순 어느날 밤 수십명의 대원이 평양 김일성대학 근처 야산에 잠복, 개별적으로 나다니는 인민군과 蘇聯 병사들을 기습해 처치하고 무기를 빼앗았다. 이날의 첫 시도에선 권총 20정이 노획됬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이어 그해 8월 중순께는 당시 인민군 중위로 조그마한 무기창고관리책임자로 있던 김명국씨의 사촌동생을 포섭해 창고에서 단발총 50정과 수류탄 7백여개, TNT 3상자등을 빼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일은 이틀만에 적에게 발각됐다. 김씨의 사촌동생은 체포직전에 탈출해 부하 3명과 함께 청년단에 가담했다. 어느 정도 무장이 되자 대원들은 본격적인 활동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심리전의 일환으로 반공유인물을 찍어 밤을 틈타 시가지에 뿌리기로 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문안은 당시 평양 華僑소학교선생이던 위씨의 여동생 魏秀英(당시 25세)이 썼고 金明國(김명국)씨의 낡은 등사기로 밀었다. 이 유인물이 효과를 봤는지 신규대원이 속속 입단해 왔다. 9월 중순에 한중청년단은 대규모 무력 공작을 벌였다. 평양교외의 인민군 무기고를 습격한 것이다. 이 작전에선 다발총 80정과 수류탄 500개, 실탄 2천발등을 얻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이로써 행동대원의 대부분은 무장을 할 수 있었다. 폭약과 실탄등 장비는 장산의 폐갱이나 수수밭속에 숨겼다. 이렇게 크고 작은 습격사건이 잇따르자 평양일대 인민군부대에는 비상이 걸렸다. 부대경비가 삼엄해지고 검문검색도 철저해졌다. 위씨와 대원들은 집단공작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그러나 악질 공산분자에 대한 개별습격은 계속해 이후 약 반년동안 20여명을 처치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창단 1년여만인 50년 6월 25일, 밤낮으로 지하실에서 대한국민방송을 청취하던 통신담당 侯乙民(후을민)씨가 위씨에게 달려왔다. 오랫동안 바라던 본격적인 전투의 기회가 온것이었다. 곧 대원들에게 연락을 띄웠다. 전쟁의 혼란을 틈타 이곳 후방의 무장교란작전을 꾸밀 계획이었다. 이때쯤 한중반공애국청년단의 대원 수는 한국인 8백여명, 화교 2백여명등 모두 1천여명에 이르고 있었다. 전쟁발발 2개월뒤인 8월 중순 위씨는 특공대 50명을 선발해 서평양내무서를 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