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수송중인 K1 전차 따라가며 가져 본 군시절 추억

울프독 | 2016-01-30 17: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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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방 부대 방문차 올라가다가 K1 전차가 수송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 길, 의정부 - 김화 사이 길은 내가 군 복무시 전차 기동 훈련차

한 번 다녀 갔던  길이라서 옛 생각이 떠오른다.

 

그 때는 길이 좁았었고 한적하기도 했었지만  가끔 전차대는 훈련 중에

교통 법규를 생짜로 무시하고 길 중앙으로 달렸었다.

 

이 길에서도 그랬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고 조종수나 전차장들이 심술이 부리는 것이었다..

그러면 반대편에서 오는 민간차들은 길 옆에 차를 대고 전차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불안한 표정으로 기다려야 했었다.

놀부같은 조종수중에 솜씨좋은 녀석은 불과 몇 10센티 사이를 두고

정차한 차들을 스쳐지나갔다. 승객들이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뒤에 오는 차들을 추월하지 못하도록  전차로 길을 막다시피 하고 중앙으로

천천히 달려서  뒤의 민간인 차 대여섯대가  전차대를 따라 졸졸 따라오기도 했었다.

 

한번은 보니까 뒤를 따로 오던 영종 여객 기사 양반이 두 손으로 싹싹빌며

길을 비껴주기를 간청하고 있었다. 직행 버스니 운행 시간 엄수를 해야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선두 차에게 무전을 해주어 전차들을 옆으로 대고 버스가 추월하도록

공간을 만들어주었더니  기사 양반이 서양 영화 여배우들이하듯 입술에

키스한 손을  던지는  징그런 손 키스 제스츄어를 취하면서  지나갔던게 생각났다.

재미있는 아저씨였었다.

 

국도 가로막기는 큰 민폐였었는데  우리는 그런 짓을 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로 당시 부대에서의 근무가 고되고 힘들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철없고 모자라는 짓들이었지만  그 시절은 그런 것을 못느꼈었다.

 


지금 전차를 트레일러로 수송을 하는 것을 보니 행군 군기를 엄정하게 지키며

조심스럽게 가고 있었다. 전차들이 깨끗한 것을 보니 훈련에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정비창에 정비 들어간 차들을 인수해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옛날에는 이런 트레일러[그때는 피엠카라고 했었다.]수송이 아니라 전부

기차 수송이었다. 서울에서 의정부 사이의 짧은 거리도 기차 수송이었다.

 

중간에 잠깐 행렬이 휴게소에서 멈추었기에 나도 정차했다.

일행중 정비 반장인 준위에게 다가가  소속을 물어보았다. 1기갑 여단의 어느 대대소속의 전차들이라는데 그 대대명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15전차 대대라던가?

 

옛 1 기갑에는  춘천의 1 탱크 대대. 가평의 5 탱크 대대, 현리의 8 탱크 대대가 있었는데 긴 세월간 일부는 나가고 일부는 새로 들어와서 재편성되었고 주둔지도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

 

이왕 말이 나왔으니 더 소개해보겠다.

5 탱크 대대와 8 탱크 대대에는 국내 최초로 M48이 배치되었었다.

그 전차는  현재 국군에서 퇴역하고  있는 M48 계열의 최초 모델이었다.

 

48뒤에 A2나 A5니 하는 추가 꼬리 모델명이 없이 그저 홑 M48이라는 모델이었는데

앞에서 보면 현재의 M48,과 비슷하지만 뒤에 가보면 후기 모델의 거북이형

등딱지가 없이 M47처럼 격자 뚜꼉들이 있는 표면이었다.

 

후기형  M48계열 전차들이 후면에 가진 격자형의 문도 없어서 뒤에서 보면

생김생김이  M47과 비슷했었다.

 

지금은 볼 수가 없어졌지만 A2C에 있었던 전차장 총탑 [큐포라]이

이 원형 전차에는 없었다.

[TK 헬멧은 공군 조종사들이 쓰던 퇴물이 넘겨져 왔었다.]

 

이 전차는 토숀 바가 무척 잘 부러지고 성능도 M47보다 나을게 없었다.

미군이 M48을 개발하며 시제품으로 만든것인데 성능이 별로니까 우리에게

넘겨주었다고 수근댔었다.

 

그래도 그때 국군의 날에는 조종사 헬맷을 쓴 전차장들이 이 전차를 타고 나가 서울시내 행진을 하고 방송에도 나오고 했었다. 속 모르는 국민들은  드디어 우리도 선진국 미국이  가진 M48을 가지게 되었다고 좋아했다고 한다..

 

은퇴한  M48 전차들이 국내 여기저기서 전시중인데 이 M48 원형은

아직 보지 못했었다.어딘 가에는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전방에 오가면서 보니까 기갑 차량들이 많이 보인다. 반대편에서 오는 K21 보병

전투차 행렬도 있었고 밤에는 야간 행군하는 전차 소대도 만났었다.

요즈음은 동계인데  기계화 부대가우리 때는 하지 않던 이 시기 훈련을  하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반대편에서 오는 K-21 보병전투차 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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