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장교들의 처우와 태도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

Coree | 2015-01-31 22: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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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육군사관학교부터 시작해서 군 상하를 막론하고 책을 잡히고 언론에 노출되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정부 들어서서 나빠질리는 만무하고 원래 그랬을 것이다. 단지 그 어떤 정치적 이유로 인해 언론에 노출될 뿐…..군을 정치적으로 몰게 되면 군 전력은 약화되고 안보는 그만큼 약해진다. 그래도 그리 할 때는 그리 하는 자들도 절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남이야 죽든 말든…..

다행히 그간 군의 노력으로 군내 사망 사건 수는 획기적으로 줄어들었으며, 구타 사고도 일부 부대를 제외하면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그럼에도 최근 장성급이나 영관급 고급장교들에게서 드물지만 불미스런 사고가 보도되고 있다.

625전쟁이 끝나고 50년대에 육군대위 월급은 불과 1달치 하숙비였다. 12.12사태때 신 군부에 의해 체포된 비운의 육군참모총장 정 승화 장군은 체포된 후 신 군부가 털래야 털 먼지가 안 나온 청렴한 군인이었다. 그런 장군도 자서전에서 50년대 중령 시절에 퇴근 때면 쌀봉투를 들고 집에 챙겨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고백하였다. 후진국에서 공무원의 부정부패는 어느 정도는 구조적인 것이다. 그런데도 당시 이 승만 대통령은 처우개선을 희망하는 백 선엽 육군참모총장을 직업군인은 명예직이라며 번번히 빈 손으로 돌려 보냈다고 한다. 가난한 후진국 정부 수반이 군 장교들 너희들 아니면 누가 참느냐고 한 것이리라.

10여년 전에 유명월간지에서 전방의 어느 군단장이 휘하 고급장교들 부부동반 회식을 베풀었다는 기사가 났었다. 메뉴는 된장찌개였는데, 군단장이 바빠서 좀 늦게 와서 미리 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도착한 군단장이 노발대발 했다고 한다. 2 부부당 3인분 된장찌개에 각자 밥 1공기씩 시켰는데, 군단장은 2인분이면 충분한데 왜 3인분씩 시켰느냐는 거였다.

이 기사를 읽으며 가슴이 먹먹하여 잠시 멍했다. 모든 후진국 군인들이 부패하였고,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었지만, 지금 우리나라가 이렇게 선진국 반열에 오른 데에는 여느 다른 후진국보다도 부패한 공무원보다는 그런 올바른 공무원들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다. 건국이래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이 나라를 위해 태극기 아래서 숨져 가고 피를 흘렸던가? 그리고 그 얼을 이어서 많은 희생을 무릅썼을 것이다. 병사들은 보잘 것 없는 숙식과 구타와 얼차려 가혹한 여건을 이겨냈다. 부사관들과 장교들은 부족한 급여와 냉대 속에서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해 냈다. 지금도 휴전선 GP의 소대장들이 하루 3-4시간 밖에 못 자고, 초급장교들은 병사들간에서조차 이미 구타와 얼차려가 사라진 군대에서 때로는 상관에게 얻어 맞고 처벌과 제대의 위협 속에서 생활하며, 길어야 2년 때로는 불과 6개월만에 전출로 이사를 다녀야 한다는 정도는 조금만 군에 관심이 있다면 다 아는 사실이다.

이번에 장래가 촉망되는 육군 정예사단의 여단장이 못나게도 휘하 여군 하사를 성폭행한 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 송 영근 의원에 따르면 그 대령은 최근 1년 동안 집에도 못 갔다고 한다.

건국 직후 국군을 창군한 데는 미 군사 고문관이었던 하우스만 대위의 공이 컸다. 하우스만의 회고록에 따르면 당초 미국은 한국군 5 개 사단분 무기를 대 주었는데, 국군이 이걸로 10 개 사단을 만들어 당시 38선에 배치 했다고 한다. 그런 정신으로 지금까지 이 나라를 지켜 온 군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한다. 한 때는 나 역시 영화와 사진으로 졸라 멋진(실제 보면 별로)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절도와 효율성에 감탄해 왔다. 국군을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 국군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군대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제로의 신생독립국에서 부유한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를 지키고 받쳐 온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대 중의 하나이다.

예비역 대령이란 존재는 그 어느 사회에서도 중후한 지위가 인정되는 존재이다. 본인의 책임과 의무와 더불어 그만한 품격과 처우와 사회적 인식이 뒤따라야 한다. 1년여 동안 집에 한 번 못 가는 육군대령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아프리카로 원정한 롬멜 장군 휘하의 대령이던가? 해당 여단장의 부대에서 자택이 얼마나 멀단 말인가? 기껏해야 휴전선에서 제주도일 것이다. 어째서 육군대령에게 응당 주어져야 할 휴가가 주어지지 않은 것일까?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벌어지던 날 해당지역 사령관이던 롬멜 원수가 부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멀리 떨어진 자택으로 가서 지휘부재가 발생했던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롬멜 원수가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을 뿐더러 탓하는 법도 없었다. 해당 대령은 사이보그나 무쇠로 만든 로보트인가?

여단장이 휴가간 사이 전쟁이 터지면 대체로 여단장이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피를 흘리고 전력이약화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그건 국민들이 감내해야 하는 몫이다. 그렇다고 여단장을 짐승처럼 처우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한국군 특유의 충성심으로 그래 왔을지 모르나 이제 변해야 하지 않을까?.

월급 타서 하숙비 내면 빈 털털이이고, 부부동반한 고급장교들에게 된장찌개 그것도 2인분이냐 3인분이냐를 놓고 정신자세를 바로잡던 대한민국 고전적인 고급장교들의 시대는 이제 종말을 고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런 것에 감동 받기보다 이상하고 추하게 생각하는 시대이다. 대령에겐 대령에 합당한 처우가 뒤따라야 한다. 장군에겐 장군에 맞는 처우가 뒤따라야 한다. 이는 물질적인 것에서부터 인간적 품격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모든 것들과 사회적 인식을 망라한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책임과 의무를 지며 품격도 있어야 한다.

휴전선이 아직 얼어 붙어 있는데 그러기엔 이르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이런 변화가 단시일 내에 이뤄지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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