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와 통합을 반복해온 러시아 공군과 방공군, 이번에는 항공우주군?
KCX | 2015-01-20 04: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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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중첩되는 방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지상군/공군/우주방공군>
일반적으로 타국가들의 지대공미사일 운용 방공부대의 경우 육군 혹은 공군 소속인것과는 달리 러시아의 경우 우주방공군이라는 총참모부 직할 독립병종 조직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따지자면 지상군의 경우 (미 육군이 그러하듯이) 야전군 단위 자체적 광역방공을 위해 중/저고도 방공무기와는 별도로 S-300V 같은 궤도차량 베이스의 고고도 방공무기를 별도로 운용하고, 공군의 경우 공군기지를 포함한 자체 핵심 시설물 방어나 국지전을 대비하여 S-300P 계열 미사일을 포함한 고/중/저고도 방공무기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우주방공군의 경우 대탄도탄 요격과 아울러 광역방공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최신예 S-400 지대공미사일을 운용함과 아울러 최근 들어서는 최신형 저고도 방공체계를 별도로 운용하려고 준비중인 형국입니다.
물론 지상군의 경우 야지기동성을 위해 궤도차량 탑재형 방공무기를 운용하고 공군과 우주방공군은 차륜형 방공무기를 운용한다는 외적인 차이가 있다고는 하나, 따지고 본다면 3군이 서로 중첩되는 방공무기 체계를 보유, 운용하는 한국인의 시각에서만 바라본다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부대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상군의 야전방공용 고고도 담당 지대공미사일 S-300V
공군의 핵심시설 및 국지방공용 고고도 담당 지대공미사일 S-300PMU
우주방공군의 광역방공 및 미사일방어용 고고도 담당 지대공미사일 S-400
<소련군 독립 방공부대의 태동>
반면 러시아의 경우 시대별로 상이한 방공부대 편제를 운용해 왔는데, 일단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각 군관구별로 통합된 방공부대를 편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1941년 11월 소련군 총참모부의 통제를 받는 방공사령부가 창설되는 것이 러시아군 역사 최초 통합 방공부대 통제조직의 시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독소전이 소련군에 의한 안정기로 접어든 1943년 6월에는 방공사령부가 해체되고 동부/서부/모스크바/남부/남서부 등의 방공전선군으로 나뉘어저 각 방면군 혹은 전선군의 방공임무를 지원하도록 하였고 이것이 1945년 2차대전 종전시까지 이어집니다.
시대가 흘러 기술이 발전함과 동시에 제트기와 미사일 시대가 도래하자,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소련 5개 독립군종의 하나인 소련 연방 방공군(PVO Strany)이 1948년에 창설, 광범위한 국토에 대한 통합 방공체계를 갖추고 공군(VVS)보다도 더 거대한 전력을 유지합니다. 다만 소련 방공군의 경우 단순한 지대공 무기만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요격기 세력까지 갖춘 말 그대로 또다른 공군이자 진짜 공군보다도 더 거대한 조직이었다는 점이 그 차이였습니다. 즉 냉전시대 소련의 항공전력은 대공작전 위주의 방공군과 대지상작전 위주의 공군이라는 2개의 공군 조직이 운용된 샘입니다.
<1998년 구색맞추기로 통합된 러시아 방공군과 공군>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나서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 연방은 일단은 독립된 방공군과 공군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하지만 예산에 쪼들리는 상황 하에서 '2개의 공군' 조직을 운용한다는 것은 러시아로서는 사치였고, 결국 방공군을 해체, 공군으로 통합시키기로 착수합니다.
당연히 방공군에서는 거세게 반발이 이어졌는데, 6년여간의 논쟁 끝에 1998년부로 방공군 총사령부가 해체되어 공군 총사령부로 통합됩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각 군관구 지역별 단위항공군 별로의 통합이 이루어졌을 뿐이고 예하 부대별로는 옛날 조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지휘부 형색의 경우 방공군 총사령부가 공군 총사령부를 내쫓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여 정치적으로 무마시킨 어정쩡한 형색이 되었습니다. 이를 증거하는 것이 통합된 공군의 최초 총사령관에 임명된 지휘관이 전직 방공군 부사령관이었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영원한 천하의 ㄱㅆㄴ) 아나톨리 코르누코프 대장였고, 제 1 부사령관에는 전직 방공군 총사령관 직무대리였던 빅토르 시니친 상장이 임명되었건 점이 그것을 대변하는 증거였습니다.
<방공군, '우주방공군' 이라는 간판을 달고 재등장>
즉 1998년 방공군과 공군이 통합되었어도 예하 조직들은 상대적으로 방만하였고, 이에 대한 정리가 순수 민간인 출신 최초의 러시아 국방장관 아나톨리 세르듀코프에 의해 단행됩니다. 세르듀코프의 본래 의도는 모든 군종과 병공을 지상군-공군-해군의 3개 독립군종으로 통합한다는게 최종적인 목표였으나, 정치적인 논리와 부대별 임무특성을 감안해 현실적인 방안으로 추진합니다.
러시아군의 경우 3개 독립군종과는 별도로 총참모부의 직할 통제하에 있는 3개 독립병종이 존재하는데, 전략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로켓군과 공수부대를 통제하는 공수군, 그리고 인공위성과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및 요격을 담당하는 우주군이 그것이었습니다. 세르듀코프는 공군의 고고도 방공미사일 부대를 일부를 떼어와 우주군으로 통합, 우주방공군으로 재편한다는 방안을 추진하여 2011년 우주군은 공군 전략목적방공사령부를 흡수하여 우주방공군(VVKO)으로 확대개편됩니다.
<통합적 지휘통제 VS 분권적 지휘통제>
계속적인 통합과 해체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단일화된 지휘체계가 유효하느냐 아니면 분산화된 지휘체계가 유효하느냐의 논쟁입니다.
단일화된 지휘체계를 주장하는 쪽 - 우주방공군 쪽의 경우 방공작전이 단순한 대항공기 요격이 아닌 적의 전 국토별 미사일 공격과 같은 상황에서는 통합된 체계가 더 유리하고 상대적으로 조종사 출신 지휘관들에게 밀리는 방공부대 출신 지휘관들의 권한과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논리를 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우주방공군에 통합된 방공전력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우주방공군 사령관 알렉산드르 골로브코 중장
분산화된 지휘체계를 주장하는 쪽 - 공군 쪽의 경우 거대한 국토에서 현장을 담당하는 야전지휘관들의 신속한 판단이 더 요구되므로 차라리 해당 지역의 공군 부대와 방공 부대를 통합, 각 지역 항공/방공군관구 별로의 분산된 지휘체계를 구성하여 운용예산 낭비를 줄이자는 논리를 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지역 항공/방공군관구 별로의 분산된 작전통합체계 구성을 주장하는 공군 총사령관 빅토르 본다레프 상장사실 양쪽 다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닌데, 전면 핵공격과 같은 상황에서는 정치적인 결단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고 사령관의 의견이 더 존중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국지적인 방공작전에서는 야전 지휘관들의 신속한 판단과 결정이 필요한 것도 일리가 없는것이 아닙니다.
<'항공우주군' 이라는 또다른 통합 시도?>
어쨋거나 서로 못잡아 먹어서 물고뜯기 바쁜 공군과 우주방공군은 이번에 또 다시 통합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아나톨리 세르듀코프가 해임되고 후임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세르게이 쇼이구는 이번에는 공군의 손을 들어주어 공군과 우주방공군을 하나로 통합, 항공우주군(VKS)을 2016년까지 창설하는 방안을 최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사실 본 결정은 단순히 공군과 방공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군까지 궁극적으로 공군에 통합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냉전당시의 미국 공군에 더 가까운 스타일의 편제를 추구하게 된다는 의미가 큽니다.
그런데 웃기는 사실은 통합되어 창설될 항공우주군의 초대 총사령관에 공군 출신도 우주방공군 출신도 아닌 지상군 출신 현 중부군관구 사령관 블라디미르 자루딘츠키 상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데, 이유인 즉슨 서로 다른 군종간의 작전을 통합 지휘하기 위해서 합동부대 지휘 경험이 있는 인물을 앉히려 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장군의 경우 과거 총참모부의 작전담당 부총참모장을 역임하여서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방공작전의 원리를 전혀 모르는 인물을 앉히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결정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소련 방공군 시절 역대 방공군 총사령관의 절반이 조종사도 대공부대장도 아닌 지상군 출신들이 임명되었던 사례를 보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기는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상군 알보병 출신으로서 항공우주군을 지휘할 가능성이 있는 블라디미르 자루딘츠키 상장
하지만 계속적인 반목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봤듯이, 많은 이들은 이번 결정이 방공부대 통합의 종착역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러시아군의 경우 각 군별 알력관계가 상상 이상으로 큰 집단인지라, 결국 권력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자가 이기게 되어 있는 법이므로 본 개편이 마지막 개편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핵심내용 요약>
1941년 : 총참모부 직할 소련 방공사령부 창설
1943년 : 소련 방공사령부 해체, 지역별 방공군관구로 분할
1948년 : 독립군종으로서의 소련 연방 방공군 창설
1998년 : 러시아 연방군, 방공군과 공군을 통합하고 우주군은 전략로켓군에 흡수
2001년 : 러시아 우주군, 전략로켓군에서 분리되어 총참모부 직할 독립병종으로 재창설
2011년 : 러시아 우주군, 공군 전략목적방공사령부를 흡수하여 우주방공군으로 확대
2015년 : 러시아 공군과 우주방공군, 항공우주군으로 통합 및 재창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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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사실 6대 군관구가 4대 군관구로 개편되었을 당시 방공부대들이 공군 소속이었던 시절이라서 자연히 군관구 직할 통제로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세르듀코프가 이들 전력을 빼내어서 우주군에 배속시킨 뒤 지금의 우주방공군을 만들고 12개 방공여단으로 재편시켰죠. 당시 논리는 미국의 MD처럼 러시아만의 자체적인 MD를 만들자는 개념에서 출발한건데, 이후 S-400 등의 최신형 지대공미사일의 우선권을 가지고 공군과 우주방공군간의 알력으로 커져버렸다고 볼 수 있죠.
결론적으로 이리저리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보면 그 끝은 밥그릇 싸움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훈스 | 2015-01-20 | 추천 0
훈스 | 2015-01-20 | 추천 0
뭐 대한민국 별자리 줄이기도 힘든 판인데,, 저기는 더 힘들겠죠...
KCX | 2015-01-20 | 추천 1
사실 6대 군관구가 4대 군관구로 개편되었을 당시 방공부대들이 공군 소속이었던 시절이라서 자연히 군관구 직할 통제로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세르듀코프가 이들 전력을 빼내어서 우주군에 배속시킨 뒤 지금의 우주방공군을 만들고 12개 방공여단으로 재편시켰죠. 당시 논리는 미국의 MD처럼 러시아만의 자체적인 MD를 만들자는 개념에서 출발한건데, 이후 S-400 등의 최신형 지대공미사일의 우선권을 가지고 공군과 우주방공군간의 알력으로 커져버렸다고 볼 수 있죠.
결론적으로 이리저리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보면 그 끝은 밥그릇 싸움이라는 이야기입니다.
KCX | 2015-01-20 | 추천 0
그리고 미국의 경우도 사실 정규군만으로만 보면 140만이 약간 안되는 정도로 작전구획과 국토에 비해 많다고 볼 정도는 아닙니다. 단지 미군이 거대해 보이는 것은 주방위군이라는 타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조직이 중첩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KnightRun | 2015-01-20 | 추천 0
훈스 | 2015-01-20 | 추천 0
러시아의 병력이 1백만 수준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 일백만중 대한민국 개념으로 따지면 1개 군단이 1개 대륙을 방어하는 수준이죠...... 그런 방어개념에서 군종을 나뉘고 나뉘어서 전문성을 찾아가는것보다는 야전에 흡수시키는것이 더 옳다고 봅니다.
훈스 | 2015-01-20 | 추천 0
땅떵어리 문제인가요?
주적개념으로 볼때, 미국의 경우 섬으로 봐도 무방하죠, 한쪽은 태평양/한쪽은 대서양
러시아의 경우 군구의 적용범위가 웬만한 나라 1개 국가보다 크고, 솔직히 이야기 한다면 타국기준으론 대륙개념인데, 한쪽은 중국, 대한민국과 일본/한쪽은 유럽/중부는 이슬람권, 몽골인데
러시아의 경우 군구 개념이 저는 훨씬 낫다고 봅니다만 말입니다... 물론 인적 자원에 비하여 저효율적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러시아 군도 인원수에서 넉넉한 편은 아니고, 그러나 섹터가 중앙 관리하기는 너무 넓은 것도 사실이죠..... 한쪽은 탄도 미사일 요격에 중점을 두고, 한쪽은 부대관리에 중점을 두기에는 부대 구성원을 너무 쪼개버리는 결과를 발생시킨다고 봅니다.
군구중점으로 간다면 없는 병력의 일치화에 좀 더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