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을 보고와서 (이순신장군이 이깁니다)

팔기군 | 2014-08-16 1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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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제 관점에서는 딱 두 가지 점이 아쉬더군요.


- 고증 문제-


왜군들이 판옥선 공격하는 것은 높이차가 있어서 거의 공성전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판옥선이 더 크고 판자도 두껍게 나와야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높이차가 있으면 오르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군이 너무 쉽게 판옥선에 올라탄다는 것.


판옥선에서 근거리에서 조란탄/피령전 사격하면 클레이모어로 쓸어버린 것처럼 무인지경이 될 것인데, 왜군의 근접 공세를 너무 쉽게 허용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제작자들도 자료를 보았겠지만, 좀더 재밌고 아슬아슬한 액션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인 것 같습니다.


바다위의 공성전과 방어전 스타일도 충분히 아슬아슬한데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성을 지키는 전투처럼 아슬아슬한 스타일로 만들 수도 있었는데... 전투 장면이 무협지 영웅서사 처럼 흐른 부분이 있어 약간 예술성이 깍인 듯...


앞으로 , 고증에 매우 충실한 전투장면을 담은 작품(소설/만화/영화 포함)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 이순신장군의 캐릭터-


이건 누가 연기해도 그렇겠지만...


이순신장군은 너무 압도적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꾸기 위해 감독과 배우 들이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이 꼭 성공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그대로 두면 어떠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해할 수 없는... 그저 우뚝한 절벽으로 앞에 서있는 독특한 캐릭터로서 이순신...


이순신의 90%는 매뉴얼에 충실한 군인, 치밀한 전술가, 탁월한 경영인 등 합리적인 설명을 할 수 있지만 10%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됩니다.


외계인이었든가?...


뱀발: 명량해전은 전술적 효과 보다 전략적 효과가 더 큰 해전으로 보입니다.

해전 이후 조선수군은 군산 앞바다 까지 후퇴를 하고, 왜군은 울둘목을 통과해서 더 위로 올라옵니다. 그러나, 조선 수군이 남아있기 때문에 서해를 이용한 왜군의 공세작전(수륙병진)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왜수군이 계속 진격을 했다면 이순신장군은 왜군을 축차소모시켰을 것 같습니다.

명량해전의 전과는 수로를 차단한 전술적 효과보다, 조선수군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왜군의 전쟁계획을 망가뜨린 전략적 성과가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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