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미군 합동근무자의 글

한군 | 2014-05-08 20:44:34

조회 8446 | 추천 0 | 다운로드 0

크게 | 작게

밑에 한국군과 미군의 차이에 대한 만화(?)가 있어

실제 한미합동(오산) 근무하신 분의 글을 올려 봅니다

자대생활,,, 간부편

==============================

군대는 계급사회이고 그렇다보니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병사'와 '간부' 크게 나누어 진다. 물론 간부 역시 '하사관(지금은 부사관)', '준사관', '위관급 장교', '영관급 장교', '장군'으로 구분할 수는 있지만 사병들에게 크게 와 닿는 것은 역시 '간부'와 '병사' 일 것이다.

우리부대 역시 간부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영외자의 비중이 높았다. 정보교육을 받다가 일병때 전입오는 경우도 흔했으므로, 간부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어떤 보직에서는 '육군'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담당 선임하사가 육군은 쓸만하면 제대한다면서 하루라도 복무기간이 긴 해공군을 보내 줄것을 요청했었다. 부대의 특성상 24시간 항상 근무를 해야 하므로 지휘관의 입장에서도 무시하기에 어려운 내용이기도 했다.

우리부대 간부를 논하자면 그야말로 나는 '군대복이 터진 인간'이라고 밖에는 더는 할 말이 없다. 휴가를 나와서도 제대를 해서도 다른 부대와 가장 큰 차이를 논한다면 역시 '너무나도 좋은 간부들 밑에서 근무했다'라는 것이었다. 간부역시 육,해,공, 해병대로 구성되었었고 그래서인지 간부들과도 더욱 재미있게 생활했던 것 같다. 간부들 역시 사병들을 계급과 짠밥으로 억누르기 보다는 같이 즐겁게 생활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었다.

장XX 중령님은 내가 전입갔을때 지휘관이셨다. 공사출신이셨고 쾌활한 성격에 운동도 잘하시고 권총사격도 아주 잘하시고 게다가 노래도 잘 하셨다. 사병들과 격의 없이 지내기 위해 항상 신곡을 연마하셨고 미군과 파티를 했을 때 노래를 청하자 '최근 2년 이내의 노래 이외에는 안불러 !'라며 호기있게 마이크를 잡으셨던 분이었다. 장사병을 막론하고 존경하지 않는 부대원이 없을 정도였다.

하AA 준위께서는 지원부서(행정, 수송, 보급 등)를 총괄하시는 분이었다. 위의 부대장님과 아주 호흡이 잘 맞는 분으로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항상 신곡을 틀어놓고 연습하셨다. 날카로운 인상과 칼칼한 목소리에 위엄이 대단하셔서 처음보는 사람들은 계급을 막론하고 주눅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완벽한 살림꾼이셨기에 보급에 그 누구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당시 우리부대는 인원에 비해 고참 부사관이 좀 많았다. 원사만 세분 계셨는데 한분은 해군원사, 두분은 공군원사셨다. 해군원사님과 고참 공군원사님('보안관'이라는 직책을 가지셨었다)은 동기로 (해군원사님께서 한 일주일 빠르시단다) 모두 거구에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었다. 두 분은 아주 무섭기로도 소문이나서 부대내 부사관이하 군기를 담당하기도 하셨다. 특히 공군원사님(보안관님)은 거구에도 불구하고 운동신경이 대단했는데 군입대전 태권도 선수셨단다. 실미도 부대 생존 기간병 동기라고 하셨는데 그래서인지 나는 실미도사건에 대해서 보다 일찍 정확하게 일찍 알 수 있었다 - 나중에 TV에서 보니 그분의 말씀과 100 % 일치했었다 -.

주임원사님은 내가 자대에 갔을 때 상사셨는데 얼마 후 원사로 진급하셨다. 우리부대 원사님들은 이상하게도 하나같이 체격이 좋으셨는데 이분 역시 골격자체가 아주 강골이셨다. 유머감각이 좋으시고 서글서글하신 성격을 지녀 사병들이 아주 잘 따르곤했다. 그야말로 사병들은 자식처럼 아껴주는 전형적인 그런 분이셨다.

원사님들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서인지 상사님들과 고참 중사님들도 여럿계시건만 크게 튀거나 하는 분은 안계셨다. 다만 3군의 간부가 계시다보니 짠밥과 계급이 꼬이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장ZZ 중사님은 아주 고참 해군중사셨다. 육군이나 공군 같으면 벌써 상사를 달아도 옛날에 달았을 것이다. 난 이분이 욕하는 것도 거의 본적이 없을 정도로 순박한 분이셨다. 하지만 부대에서도 가장 몸이 빠르고 좋기도 유명하신 분이었다. 해병대의 김CD 중사님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미혼이셨다. 요즘이야 그정도 나이를 노총각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당시에는 노총각에 속했고 그래서인지 고참간부들한테 결혼 때문에 갈굼(?)을 종종 당하셨다. 성격이 매우 쾌활하시고 사병들에게도 잘 해주시고 그래서 좋아하는 사병들이 많았다.

내가 제대말년에 육군상사분이 전입오셨다. 지금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30대 후반의 시설(공병)특기셨다. 부대 막사가 오래되어서 화장실 소변기가 종종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사병들이 뚫다가 실패한 것을 이 분이 뚫어버리고 말았다. 한번은 간부중에서 한분이 세탁기를 바꾸느라 전에 사용하던 세탁기를 기증하셨는데 이 세탁기를 배수까지 완벽하게 설치를 하셨다. 더욱 나를 맛가게 한 사건은 보일러가 종종 맛이가자 전공을 살려 완벽하게 살려 놓으셨는데 문제는 청소까지 하고 계셨다. 결국 내가 보다못해 내무반장을 불러서 게거품을 물자 내무반장 왈, 사병들을 보냈는데 '어차피 하던 일이니 그냥 내가 할게' 하시면서 돌려보내셨단다.

박GH 중위, 박YC 중위는 공군학사장교 동기셨고, 비슷한 기수의 해군학사장교이신 권SC 중위가 있었다. 세분의 공통점은 유머감각이 매우 훌륭했으며 엘리트였고 사병들과도 아주 잘 지내신 분들이라는 점이다. 사병들도 나이가 많았지만 위관급 장교분들 역시 나이가 많았다. 공군중위 두 분은 경북대 출신으로 대학원을 모두 나오셨고, 권 중위님은 건국대 출신이셨다. 모두 산이나 바다에서 한번 근무를 하시고 두번째로 전입온 부대였으며, 공군중위분들은 우리부대에서 전역을 하셨고 권중위님은 대위로 진급을 하셨다. 물론 그 뒤로도 육, 공군의 초급장교분들이 많이 오셨지만 이분들의 위상에는 접근하지 못하였다.

작전실에서 보급은 내가 있는 부서에서 담당을 했고 미군의 것을 받아와야 했다. 처음오는 간부들도 항상 우리한테 부탁을 했어야 했는데 없으면 없다, 있으면 있다고 그냥 현실을 말해주곤 했다. 하지만 권대위님이 말을 하면 이야기가 달랐다. 내가 우리보직 최고참이 되었을 때 내 후임들에게 '더욱 잘 할것'을 지시했고, 초급장교들이 왔다가 허탕을 치고 간 후 2시간후에 권대위님이 '혹시 이런것 없니 ? 신입장교들 좀 줘야겠는데 ?'하는 말씀을 하시자 '알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고 나는 후임들에게 '미군을 죽이든 살리든 빨아주던 무조건 만들어와라 !'고 했었다. 물론 내 후임들은 내가 왜 그러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결국 한시간도 안되어 요청한 내용 이상의 수준의 보급품을 정성스럽게 전달해 드렸었다.

위에 언급한 분들 이외에도 여러 간부분들이 계셨고 그때나 지금이나 다시한번 생각을 해도 '참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사병들의 숨 막힐 듯한 내무생활속에서 간부들과의 관계로 좋지 않아면 군생활이 몇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힘없는 사병들 편에 서서 우리들을 대변해 주셨던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군생활이 보다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같다.

원천 : 잇빨중사 카페 http://cafe.daum.net/tooth8020/hog/1656

장군의 추억,,,,,

==============

내 군대생활은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군 생활과는 약간 달랐다. 작전근무를 미군시설에서 미군과 한다는 것이 첫번째이고, 정보부대에 근무했다는 것이 두번째쯤 되겠다. 정보부대 역시 다른 부대와 마찬가지로 이빨를 까는데 매우 유용한 소재가 되며, 특히 공개된 것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구라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게 높아질 수 있다.

나는 우리부대 중에서도 '국방부의 꽃'이라는 소리를 듣는 곳에서 근무했다. 그곳은 근무지 자체가 마치 미국의 한 마을을 연상케하는 분위기였고, 실제 업무를 하는 곳은 영화속의 그곳과 비슷했다. 일전에도 언급했듯이 나는 그 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은밀한 곳에서 업무를 하였고 그곳은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특수한 인가가 필요한 곳이었다. 은밀하고 깊숙하다는 것은 왠지 모를 신비감을 주게 마련이고 그것이 국산이 아닌 미제라면 신비감은 더욱 증폭된다. 설사 그곳에 갔을 때 '뻥카'임이 확인되더라도 한번 도달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러한 신비감과 호기심은 장군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산기지를 방문하는 모든 장군들은 한번쯤 꼭 와보고 싶은 곳에 해당되었으며 심지어 장군들 조차도 인가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곳의 주가는 더욱 상승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장군이 Tour를 하면 대령이하는 모두 문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곳을 나 같은 이등병이 유유자적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내 근무장에서는 매주 우리 작전사령관님과 미 7공군사령관님에게 브리핑을 해야했기에 한미 공군장성들은 병장보듯 볼 수 밖에 없었고, 나 혼자서 계단을 오르다가 작전사령관님(중장), 부사령관님(소장), 참모장님(준장)과 1:3으로 조우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는 오르던 계단에서 후퇴해서 목이터져라 '충성'을 외치면 세분 장성의 손이 동시에 올라가는데 '왜 공군이 '필승'을 하지 않고 '충성'을 할까 ?'라고 잠시 생각하시는 듯 하다가 고개를 끄덕이시며 가던길을 가셨다.

한번은 당시 미국방장관이던 페리 장관이 왔었는데 한미연합사령관을 비롯해서 수많은 별들이 출동했었다. 그날도 나는 아침에 작전실 커피에 사용할 '화장실 물'을 받으러 가고 있었는데 통로를 웬 떡대들이 가로막고 있었다. 아침부터 피곤한 한국군 이등병은 그 중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미군 아저씨를 째려 보았고 머리가 하얀 그 미군 아저씨는 웃으며 길을 내주었다. 그리고 그 옆을 지나가면서 나는 우연히 그 아저씨 어깨위의 계급장을 보았는데,,,,,, 오백원짜리 동전만한 별이 하나, 둘, 셋, 넷(더이상 볼 수가 없었다). 옆에 무전기를 들고다니던 떡대들고 어깨에 별이 !!!! 나는 잽싸게 화장실에 숨었고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20분쯤 지나서 물을 받아서 작전실에 돌아 왔는데 알고보니 한미연합사령관이신 게리럭 장군이었다. 나는 간이 두근반 세근반 되었다가 겨우 진정을 했는데,,, 그 분이 우리 작전실로 들어오고 말았다. 그러고는 내가 내린 커피를 드시더니 'Sugar'라고 가볍게 이야기를 하자, 우리부대장님이 '야, 설탕!!!' 한국군도 뛰고, 미군도 뛰었다. 결국 미군이 좀 더 빨랐다. 미합참부의장도 오셨는데 - 이분도 4성장군 -, 막상 장관님은 붉은색 점퍼를 입고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병사들과 이빨을 까고 다니셨다. 한미연합사령관이신 게리럭 장군은 키가 좀 작고 매우 인자하게 생기신 분으로 그 후로도 두어번 더 뵌것 같다.

한국군 4성장군으로는 당시 3군사령관이신 윤용남 대장을 뵌적이 있는데 키가 크고 아주 멋지게 생기셨었다. 후에 육군참모총장과 합참의장까지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한번은 육군 참모총장님이 오셨는데 옆에 노트를 들고 따라다니던 분의 계급이 소장이셨다.

그래도 군인에게는 직속상관이 제일 겁나는 것이라.... 내가 처음 이 부대에 배치받았을때만 하더라도 부대장님이 중장이셨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께서 정보부대를 싫어하셔서 소장으로 낮추어졌고 새롭게 부임하신 부대장님은 언제나 그렇듯 예하기관 순시를 하셨다.

부대장님께 처음 인사를 드리는 자리는 언제가 긴장감이 흐르기 마련이다. 각 예하부대에서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한달전부터 미싱하우스를 비롯한 거의 막사 리모델링을 시작하였다.그리고 정보부대 답게 먼저 방문하신 부대의 소식은 거의 실시간으로 모든 예하부대에 전달되었고 부대장님의 말씀하나하나는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도록 기록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부대 순서가 되었다. 우리부대장님은 육사출신 소장이다보니 먼저 중장이신 공군작전사령관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고, 우리부대장님 육사 후배인 공군방포사령관님 - 역시 소장 -이 옆에서 수행을 하다시피 하였다. 당시 나는 우리부대의 유일한 이등병이었고, 고참들의 배려로 작전실에 조용히 숨어 있기로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숨어있던 방의 문이 열리더니 부대장님과 방포사령관님을 비롯한 귀빈들이 들이닥치셨다. 나는 '충성'을 바로 외쳤고 나의 청아한 목소리를 들으신 부대장님께서는 '어, 이등병도 있네 !' 라며 내게 오셔서 악수를 청하셨다. 직속상관 투스타와 이등병의 그림과 같은 악수가 이루어졌고 내 가슴속에는 뭉클한 감동과 함께 전에 없던 '충성심'이 용솟음쳤다.

부대장님께서는 방포사령관님께 '사령관, 이런곳에서도 한번 근무해봐야 하는데 말이야,,'하면서 농담을 하셨고 방포사령관님께서도 웃으며 대답을 하셨다.

그 후에도 이곳은 장군님들의 영원한 인기코스가 되어 많은 분들을 뵐 수 있었다. 말년휴가를 나간 보직고참의 아버님이 당시 15사단장님이셨는데 한번은 사단장님들이 단체로 오셨고 15사단장님은 별도로 우리를 만나서 악수를 하는 은혜를 베푸시더니, '내가 실수로 지갑을 두고왔어' 하시며 주머니에서 10만원짜리 수표를 주고 가셨다.

간혹 계룡대나 합참에 근무했던 분들 중에서 '원스타에게는 경례도 안했다는 둥' 전설적인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다. 나 역시 장군들을 거의 매일 보다시피하고 그 중에서는 중장이상 장군들도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내가 새가슴이라서인지 그곳 자체 분위기가 그래서인지 몰라도 별은 별이었으며, 한국군 미군 할 것 없이 별은 언제나 무서우면서도 존경스럽게 보였다.

매우 인자해 보이는 분도 많았고 몸에 절도가 넘치는 분도 있었다. 특히 미군 장성중에는 얼굴에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모든 것을 깨달은 듯한 분위기를 보이는 분도 있었다 - 게리럭 장군 같은 분 -. 장군은 특별했다. 아니 특별하게 보였다. 그리고 한국군과 미군, 육해공해병대의 많은 장군을 볼 수 있는 영광을 선사한 그 은밀한 곳을 생각하면 나는 언제나 짜릿한 흥분을 느낀다.

장군의 추억 http://cafe.daum.net/tooth8020/hog/1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