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어도백골, 죽어도 백골>
스티븐 | 2013-10-16 13:13:08
조회 7935 | 추천 2 | 다운로드 4
<가족과의 재회> 아버지의 회고록 "살어도 백골, 죽어도 백골"중에서
나는 가까스로 고향집을 찾아갔다. 거짓말처럼 우리 집만 무사하게 서있는 것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했다. 집에 들어가자 어머님이 나오셨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반겼다.
“죽지 않았구나.”
참으로 감사한 순간이었다. 동생들도 모두 무사했다. 그러나 모두 혈색이 좋지 않았고, 고생이 많았던 것 같았다.
나는 부산에서 사온 과자들을 내어놓고 가족들과 지난 날을 이야기 했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버님은 나의 아내를 데리러 서산에 가고 안계셨다.
오후 늦게야 아버님이 아내를 데리고 오셨다. 아내를 보자 기쁨의 눈물이 나왔다. 그녀는 모진 풍파에 시달린 것처럼 몹시 야위어 있었는데 6.25발발 당시 나와 헤어진 후 몹시 초조하였다고 한다.
들어보니 당시 임신 4개월이었는데 6월 28일 아침 남하하려고 한강으로 가다가 인도교가 폭파되는 바람에 도하도 하지 못했다고 하고, 서빙고에서도 나룻배를 타려고 했지만, 인산인해가 되어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고,
다시 집으로(삼각지) 돌아오는 도중 인민군에게 검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가까스로 집에 돌아온 아내는 공산당 앞잡이들의 군경가족 색출을 피하기 위해, 그날 저녁으로 을지로 3가의 친정언니 집으로 갔고, 이곳도 집 주인의 동생이 공산당이어서 불안한 생활을 해왔지만 그래도 이들의 도움으로 하루하루 근근히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공산당의 여맹가입 압력이 심해지고 식량난 등으로 더 이상 서울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9월 10일 경 남쪽으로 피난길을 떠났는데 임신 6개월의 몸으로 몇 백리를 걷는다는 것은 이만 저만한 고통이 아니었으며, 중간 중간 공산당원의 문초, 검문 등으로 사선을 넘어야했다.
9월15일 저녁에는 평택을 지나면서 멀리서 인천쪽에서 불꽃이 터지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이었다.
며칠에 걸쳐 아내는 안면도 본가 부근까지 왔으나 처가는 나와 처남이 군인이어서 공산당의 감시가 심해 해미 친척집에 몸을 피신하게 되었다.
그 곳도 자식 하나가 공산당이어서 불안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내의 친정 아버지인 장인어른(채시묵)은 안면도에서 존경받는 유지였는데, (사람들은 장인을 ‘채참봉’이라고 불렀다.) 마을에 공산청년들에게 붙잡힌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사정을 해 구해주곤 했단다.
나는 가까스로 고향집을 찾아갔다. 거짓말처럼 우리 집만 무사하게 서있는 것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했다. 집에 들어가자 어머님이 나오셨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반겼다.
“죽지 않았구나.”
참으로 감사한 순간이었다. 동생들도 모두 무사했다. 그러나 모두 혈색이 좋지 않았고, 고생이 많았던 것 같았다.
나는 부산에서 사온 과자들을 내어놓고 가족들과 지난 날을 이야기 했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버님은 나의 아내를 데리러 서산에 가고 안계셨다.
오후 늦게야 아버님이 아내를 데리고 오셨다. 아내를 보자 기쁨의 눈물이 나왔다. 그녀는 모진 풍파에 시달린 것처럼 몹시 야위어 있었는데 6.25발발 당시 나와 헤어진 후 몹시 초조하였다고 한다.
들어보니 당시 임신 4개월이었는데 6월 28일 아침 남하하려고 한강으로 가다가 인도교가 폭파되는 바람에 도하도 하지 못했다고 하고, 서빙고에서도 나룻배를 타려고 했지만, 인산인해가 되어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고,
다시 집으로(삼각지) 돌아오는 도중 인민군에게 검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가까스로 집에 돌아온 아내는 공산당 앞잡이들의 군경가족 색출을 피하기 위해, 그날 저녁으로 을지로 3가의 친정언니 집으로 갔고, 이곳도 집 주인의 동생이 공산당이어서 불안한 생활을 해왔지만 그래도 이들의 도움으로 하루하루 근근히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공산당의 여맹가입 압력이 심해지고 식량난 등으로 더 이상 서울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9월 10일 경 남쪽으로 피난길을 떠났는데 임신 6개월의 몸으로 몇 백리를 걷는다는 것은 이만 저만한 고통이 아니었으며, 중간 중간 공산당원의 문초, 검문 등으로 사선을 넘어야했다.
9월15일 저녁에는 평택을 지나면서 멀리서 인천쪽에서 불꽃이 터지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이었다.
며칠에 걸쳐 아내는 안면도 본가 부근까지 왔으나 처가는 나와 처남이 군인이어서 공산당의 감시가 심해 해미 친척집에 몸을 피신하게 되었다.
그 곳도 자식 하나가 공산당이어서 불안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내의 친정 아버지인 장인어른(채시묵)은 안면도에서 존경받는 유지였는데, (사람들은 장인을 ‘채참봉’이라고 불렀다.) 마을에 공산청년들에게 붙잡힌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사정을 해 구해주곤 했단다.
그러나 홍성중학 교장을 했던 큰 처남은 학생에게 이발을 권했다는 이유로 고발 당해 이북으로 끌려간 뒤 소식을 알길이 없었다. 마을 청년들은 구했지만, 떨어져 살던 큰 아들을 구하지 못한 장인의 슬픔은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아내는 국군의 북진으로 9월 말경에야 본가에 돌아갔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사변으로 인해 가족과 흩어지고 혹은 죽고, 혹은 생사불명이 되어 슬픈 가슴을 달랠 길이 없었다.
그것에 비하면 우리 가족들은 하나님의 가호로 무사했음이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진1: 남자 두 분은 외삼촌, 군복을 입은 외삼촌은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여자분은 제 어머니이십니다. 공산치하에서 가족이 국군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붙잡혀가거나 처형 당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사진2: 아버지는 수도사단의 원산점령 선봉대대로 3사단과 경쟁관계에 있었습니다. 바로 사진2가 원산 입성장면인데, 아버지는 원산을 눈앞에 두고 안변전투에서 복부 관통상 입으셔서 후송되었다가 그해 11월 말에 가족과 재회한 내용의 글입니다.)
이번 출판을 하면서 작전요도가 6장 들어갔는데 팔도병마사님이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컬러로 정성 스럽게 작업해 주셨는데 인쇄는 흑백인쇄라 좀 죄송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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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스티븐 | 2013-10-16 | 추천 0
경호원 | 2013-10-16 | 추천 0
(로그인하게 하는 글이였네여...)
스티븐 | 2013-10-16 | 추천 0
필승의 윤병장 | 2013-10-16 | 추천 0
명예로우신 아버님이 존경스럽고, 애환에 안타깝습니다.
살아있고 생생한 사진자료 감사합니다.
팔도병마사 | 2013-10-16 | 추천 0
채장군님 어머님이 인천어디에 피난와계셔서 수복때 뵈었는데 1.4후퇴때 미처 못모시고 갔더니 이웃에 어떤 자가 고발해서 그 후로 못뵈었다던가...
흑백상태 확인한다는 걸 미처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스티븐 | 2013-10-16 | 추천 0
평창동 | 2013-10-16 | 추천 4
madbug | 2013-10-16 | 추천 0
아버님, 어머님 모두들 고생많으셨네요.
당시 복중태아가 스티븐님이신가요?
스티븐 | 2013-10-16 | 추천 0
대전은 미군의 폭격을 심하게 받아 남아있는 집이 없었는데
기적적으로 부모님의 집만 무사했다고 합니다.